소
소녀는 어른이 되었다.
"저는 점장님이 올 때까지 이곳을 지킬 거예요."
전초기지의 지휘관이 작전에 나갔다가 실종된 지 6개월.
재정난에 허덕이던 메이드 카페는 결국 폐점하게 되었고
에이드, 케첩 소녀와 함께 떠났던 소다는 홀로 카페로 돌아왔다.
"그 지휘관은 뒤졌을걸? 같이 작전에 나갔던 니케의 부서진 안경도 발견됐다면서?"
소다도 알고 있었다.
점장님이 돌아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을.
평생 함께 하자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힘들다는 것을.
"추측일 뿐, 점장님의 사망이 확실해진 건 아니에요. 다시 돌아오신다고 약속했어요. 꼭 돌아오실 거예요."
치마를 두 손으로 꼭 쥔 채 말하는 소다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지만 강한 의지는 꺾기 힘들어 보였다.
"그래. 니가 여기서 기다린다고 치자. 너 돈은 있냐?
더 버티면 불법 점거로 신고해버릴 테니 알아서 해."
의지는 좋았지만 돈이라는 현실의 벽은 그녀에게 터무니없이 높았다.
건물 관리인이 떠난 후, 소다는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소다의 머리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도, 돈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피, 필요하다면 돈을 벌게 해 주지."
고개를 든 소다의 눈에 제복을 입은 뚱뚱한 남자와 해군 제복을 입은 푸른 머리를 가진 니케가 들어왔다.
"정말인가요? 돈을 벌 수 있는 건가요?"
"그, 그래. 여기 사인하면 많은 돈을 벌게 해주지. 대, 대신 일이 많이 힘들 거다."
소다는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 가게를 지킬 수 있다는 희망에 종이의 내용도 보지 않고 사인을 했다.
"제가 어떤 일을 하면 될까요? 해 본 일은 손님 접대밖에 없는데.."
그 말에 남자는 쪽지를 건네주며 답했다.
"그, 그거면 충분하다. 오, 오늘 밤부터 그곳에 적힌 곳으로 가서 귀빈들을 모셔라."
쪽지를 보니 적혀있는 호텔의 호실. 소다는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알고 남자에게 따졌다.
"저는 이런 일할 수 없어요. 접대가 이런 접대인 지 몰랐다구요!"
그 말에 남자는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여, 여기 계약서에 사인한 건 너다. 나는 너에게 강요하지 않았어."
"..."
"그, 그럼 계약 내용은 잘 지키도록. 계약을 어길 시 이 건물은 철, 철거한다."
"당신이 무슨 권리로 철거까지 한다는 건가요? 이 건물의 주인도 아니면서!"
"이, 이 건물의 주인이 나라는 것을 에이드에게 듣지 못했나 보군. 헬, 헬름 돌아가도록 하지."
또다시 홀로 남겨진 소다는 공허한 눈으로 쪽지만 바라봤다.
***
몇달 후,
"지휘관이 돌아왔다! 함께 작전에 나갔던 니케 셋 중 둘과 함께 돌아왔다!"
전초기지의 지휘관이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약 1년이 지나고 기적적으로 생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고생 많았네. 네온건은 안타깝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니케 한기의 희생만으로 살아서 돌아와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네.
자네가 원망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네만."
"임무를 완수했을 뿐입니다. 네온..도 임무를 완수한 것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해 준다면 고맙군. 그럼 바로 전초기지로 돌아갈 건가?"
"그렇습니다. 임무를 떠나기 전 한 니케와 했던 소중한 약속을 지켜야 해서 말이죠."
"좋네. 보급품도 넉넉하게 보내주고 당분간 임무에서 제외할 테니 편안하게 휴가를 즐기도록 하게나."
전초기지로 돌아온 지휘관은 라피와 함께 보고서만 간단히 정리한 후 메이드 카페로 뛰어갔다.
그녀가 있는 곳으로, 그녀가 기다리는 곳으로..
"여기, 메이드 카페가 아니었던가?"
도착한 건물의 외관은 많이 바뀌어있었고 메이드 카페가 아닌 처음 보는 가게가 있었다.
메이드 카페가 아니라도 이 건물이 있는 곳은 자신이 관리하는 전초기지.
어떤 장소인 지 알아둘 필요가 있기에 조심스럽게 가게의 문을 열었다.
"누구 있습니까? 이 가게는 무엇을 하는 장소인가요?"
지휘관의 목소리에 가게 안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는가 싶더니
한 인영이 나타나 지휘관을 맞이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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