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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번역] 번역) 기동전사 건담 SEED FREEDOM 상권 - 제 2장 1

스웨디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04 05: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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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장】





컴퍼스 일동은 알현실로 들어갔다. 깊이가 있는 객실은, 섬세한 투각기법 세공을 거친 창문과, 아라베스크 무늬의 타일로 장식되있어, 어딘지 모르게 오리엔트의 향기가 풍긴다. 높은 천정에서는, 반짝거리며 빛나는 거대한 샹들리에가 내려와있고, 발 밑에는 두꺼운 융단이 깔려있어 군화 소리를 흡수한다.



모든 것들이 너무나 화려하고 중후해서, 상관들의 뒤를 따라가는 신은, 완전히 압도되어 있었다. 떡하니 입을 벌린 채 주위를 둘러볼 것 같은 자신을, 애써서 억누른다. 마치 미술관 같다. 그렇지만, 지금도 이런 곳에 사는 사람이 있다.



그 거주자――파운데이션 여제는, 가장 높은 곳에서 신 일행에게 말을 건냈다.



"파운데이션에 온 것을 환영한다."



어린 목소리였다. 나이는 열 살 정도 되었을까. 과하게 커다란 옥좌에 툭하니 앉아있는 모습은 사랑스러워 보여도,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당당한 태도다.



"아우라·마하·하이발이다. 이번 컴퍼스의 신속한 대응에,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알현할 수 있는 영예를 받게되어, 진심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아우라 폐하."



선두에 서있던 라크스가 한쪽 발을 내밀며, 우아하게 인사를 했다. 마치 진짜 공주님 같다――라고, 모든 행동에 감탄하고 있던 신은, 모두가 고개를 숙이는 모습에 눈치채고, 당황하면서도 자신도 따라서 고개를 숙였다.



마치 중세시대 안으로 비집고 들어온 것 같아서, 내 자신이 너무나 이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옥좌에 앉은 아우라 여제는, 아이답지 않은 착실한 어조로 말을 걸었다.



"미켈의 빨치산들에게는, 우리나라도 정말이지 애를 먹고 있는 바이다. 유라시아에다 몇 번이나 제안을 건내고 있지만… 아무래도 대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보이거든."



옆에 서있던 재상을 향해, 슬쩍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저쪽은 국내를 향한 수 많은 불씨를 품고 있으니까요."



라고, 오르페는 비꼬는 듯이 웃었다.



애시당초 그 불씨의 원인을 따져보면, 이 파운데이션이 아닌가, 라고 신은 생각한다.



뭐, 당연하게도 이 나라는, 유라시아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저쪽도 마찬가지겠지만.



"경들에게는 감사하고 있다. 부디, 우리 나라의 백성들을 지켜 주길 바라는 바이다."



아우라가 차분히 말을 건네자, 라크스가 머리를 숙인다.



"과분한 말씀입니다. 전력을 다하여 임하겠습니다."



"소소하게나마, 환담의 자리를 마련해두었다. 거기서 느긋하게, 그대들의 이야기를 들려받도록 하지."



어린 여제는, 오르페가 내민 손에 자신의 손을 맡기고, 옥좌에서 깡총 내려와서 걸어나갔다. 알현은 끝났다는 뜻인것 같다.



신은 크게 숨을 내쉬었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았음에도, 왠지 모르게 녹초가 됐다.



신은 눈치채지 못했다. 재상인 오르페가 떠나는 와중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라크스에 보냈다는 것과. 그 미소를 본 라크스가, 당혹한 얼굴로 언제까지나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키라 일행은 재상의 비서라는 여성, 잉그리트·트라돌에게서 궁전의 안내를 받고 있었다. 라크스와 함장들 그룹과는 따로 갈라져서 행동 중이다.



이 잉그리트라는 여성도, 요직에 앉아있는 것 치고는 젊어보인다. 키라 일행과 동년배일 것이다. 태도도 말씨도 부드럽지만, 몹시 유능해 보이는 분위기가 전해져온다.



병영 앞에 넓은 마당이 있다. 거기서 높은 금속음이 들려왔다.



"저들이 우리 나라의 근위사단입니다."



잉그리트가 발걸음을 멈추고 소개한다.



두 청년이 마당 한가운데서, 사벨을 휘두르며, 시합을 하고 있다. 세 명의 남녀가 느긋하게 자리잡고,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아까 헬리포트나 알현장에서 보았던, 검은 옷을 입은 장병들이다. 너나할거 없이 젊은데다, 소년처럼 보이는 사람도 섞여 있다.



"소문으로 듣던 블랙 나이츠인가, 그들이."



옆에 있던 무우가 중얼거린다.



[블랙 나이트 스쿼드]――그 뛰어난 신체 능력은, 사벨을 서로 부딪히고 있는 두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있다. 위험한 칼날을 손쉽게 다루는 모습이, 마치 둘이서 춤을 추는 듯이 보인다. 마침내 한 쪽에서 날카로운 찌르기를 내지르고, 그것을 받아내지 못한 나머지 한 쪽의 검을 튕겨 날려버린다.



"이런 이런, 슈라한테는 이길 수가 없네요~."



패배한 청년이, 그다지 분하지도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동양계로 보인다, 탄탄한 체격의 청년이다.



슈라라고 불린 쪽은, 날렵하며, 손에 들고있는 날붙이와 같이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청년이다. 시합 도중에도 한 번도 표정이 바뀌지 않았고, 숨이 차오른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날려버린 사벨을 주워들고는, 담담한 동작으로 이쪽으로 걸어와서, 키라 앞에 멈춰 섰다.



"한 수, 가르침 받을 수 있겠습니까, 야마토 대장님?"



슈라는 무기질적인 목소리로 물어보며, 사벨을 내민다. 갑작스러운 제안으로 인해, 키라는 말문이 막힌다.



"아니…나는."



당연히 검 따위는 쓸 줄 모른다. 애초에 키라는 병사로서의 훈련조차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근위사단의 젊은이들이, 각각 조롱하는 목소리를 낸다.



"헤에에? 검도 못 쓰는 대장님 이라고?"



머리를 짧게 깎은 청년이 야유하는 와중에,



"컴퍼스라는거, 생각보다 별거 없는거 아니야?"



라며, 어린아이 같은 소녀가 매우 소란스러운 웃음소리를 터뜨린다. 그 옆에 조용히 앉아있던 소년이, 나지막히 말한다.



"…그것은 얼마 전에도 실증된 사실이잖아."



그는 험상궂어 보이는 얼굴 생김새의 절반을 이상한 마스크로 가리고 있다. 얼마 전 있었던 프리덤 강탈 사건을 꺼내들며 빈정거리는 것이겠지.



안내를 맡은 잉그리트가 끼어들었다.



"손님들에게 실례잖아요, 당신들!"



하지만, 그들의 조롱을 참지 못한 신이 튀어 나왔다.



"대장! 여기선 내가!"



"신!"



키라는 황급히 멈추려고 했다. 이런 도발에 응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무우가 살짝 주의를 주면서 속삭였다.



"…하게 냅둬봐."



에?――라고 키라는 고개를 돌렸으나, 무우는 어림짐작 하는 눈빛으로 슈라 일행을 바라보고 있다.



블랙 나이트 스쿼드의 역량을 보고 싶다는 뜻인가?



그 사이에 신은 사벨을 들고, 정원 중앙에서 슈라와 대치하고 있다.



"근위사단장, 슈라·서펜타인."



중후하게 슈라가 이름을 밝히고,



"야마토대 소속 신·아스카!"



신도 기세 넘치게 이름을 밝혔다.



단원 중 한 명이 "시작!"라고 신호하니, 신이 검을 크게 휘둘러가며, 슈라를 베려고 한다. 슈라는 그 검을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쳐내고, 뒤로 빠지며 날카로운 찌르기를 날린다. 신이 간신히 그 찌르기를 받아낸다.



신은 몇 번이고 베려고 시도하지만, 슈라는 마치 검술 실력을 간파한듯, 아슬아슬한 몸놀림으로 그것을 피한다. 근처에서 무우가 "호오…"라고 감탄사를 뱉는다. 하지만 키라는 긴장한 나머지, 감탄할 여유가 없다.



신이 한층 더 날카로운 찌르기를 내지른다. 그 순간, 슈라는 빙그르 공중으로 날아, 틈새로 뛰어든 신의 배후에 착지한다. 엄청난 점프력이다.



급히 뒤로 휘두르는 신의 사벨이,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튕겨져 나갔다.



"큭……!"



슈라의 사벨이, 신의 목구멍을 겨누었다.



키라 일행 사이에서 긴장감이 흐른다. 보아하니 무우는 홀스터에 손을 얹고, 당장이라도 총을 뽑을 기세였다.



그 때,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뭐야, 프리덤·킬러도 별거 없었네~!"



"뭐, 나름 선방한 편 아니야?"



단원들의 조소를 듣고, 신의 얼굴이 분노로 붉게 물든다. 하지만, 목구멍에 칼날이 겨누어진 상태로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역시, 아스란·자라가 최강인가…."



슈라는 실망했다는듯 말하며, 검을 물린다.



"하아아!? 누가 그딴――."



격분 하는 신에게, 키라는 말을 걸었다.



"그쯤 해둬, 신."



신은 입을 딱 다물고, 얌전하게 물러난다.



슈라가 천천히 키라의 앞에 서서, 도발하듯이 사벨의 칼끝을 들이내민다. 양 옆에 서있던 무우와 루나마리아가, 잠시 긴장하였으나, 키라는 손을 흔들어 수습에 들어간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들의 칼싸움 놀이에 동참할 생각은 없다.



잉그리트가 목소리를 높인다.



"서펜타인 단장, 적당히 해 주세요!"



슈라는 그것을 무시하고, 키라의 눈을 똑바로 응시한다.



"세계를 다스리는 것은, 힘이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다. 너에게 그런 힘이 있는거냐?"



키라는 잠시 멍하게 있다가, 상대를 노려보았다.



"…그런 세계, 사람들은 원하지 않아!"



힘이 지배하는 세계?



그런 세계로 퇴보시키지 않게 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인류는 다양한 시도들을 해왔던 것인데.



애초에 나 자신은 힘 같은걸 원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지배하고 싶지도 않다.



이 남자는 무엇을 바라고 있는거지?



"과연 그럴까?"



슈라는 그런 키라를 꿰뚫어 본 것처럼 웃고는, 사벨을 무르고 칼집에 넣었다.



"――너의 지휘 아래서 싸우는 것이 기대되는군."



실력을 감상해 주겠다――라는 의도일까?



뒤에서는 아그네스가 가차 없이 신을 까내리고 있다.



"너는 진짜 한심하기가 그지없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대신 나섰던건데."



풀이 죽은 신을 루나마리아가 감싼다.



"그만해, 아그네스."



그러자, 그 소리를 들은 슈라가, 문득 발을 멈추었다.



"아그네스·기벤라트――『월광의 발퀴레』인가?"



칼날 같은 눈빛이, 아그네스 위에 머문다.



"에?…맞아요."



당황하면서 수긍하는 아그네스를 향하여, 슈라는 놀랍게도,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그네스는 놀란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검은 옷을 입은 일당들은,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떠나간다. 키라는 암울한 생각을 하며 그들을 바라본다.



전도다난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만남이었다.







"귀국의 번영에 관해서는 예전부터 자주 듣고 있었습니다만…."



라크스는 진심으로 아첨이 아닌 감탄사을 내뱉었다.



광대한 객실은 은은한 빛으로 가득 차있고, 화려하게 치장한 남녀들이 악단의 연주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다. 벽 옆에는 정부 및 재계의 주요 인사들이, 밝은 표정으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치스러운 연회의 자리는 도저히 『소소하게나마』라고 볼 수 없었다.



근처에 앉은 아우라가 만족스러운듯 미소를 지었다.



"우리나라는 나이와 출신을 불문하고, 우수한 인재들을 등용하고 있다. 내추럴, 코디네이터에 관계없이 말이지."



실제로 소개된 인사들을 보면, 연령도 성별도 제각각에, 인종 또한 다양했다.



"이 모든 것이, 오르페의 지휘 덕분이지."



아우라가 웃자, 재상은 작게 고개를 숙인다. 그는 일어서서 인사를 하고, 우아한 행동으로 라크스에 손을 내밀었다.



"한 곡, 같이 춤출 수 있을까요, 공주님?"



라크스는 다시금, 그 손에서 빛나는 반지에 시선을 빼앗긴다.



"기꺼이."



정말로, 비슷하다. 어머니에게서 받은 반지와. 섬세한 세공에 이를때까지.



손을 내밀자, 오르페는 기쁜듯 그 손을 잡고, 라크스를 댄스 플로어로 이끌었다.



그들이 마주보고 포지션을 잡으니, 플로어 안의 시선이 집중된다. 악단이 왈츠를 연주하기 시작하자, 라크스는 오르페의 리드를 따라 춤추기 시작했다.



라크스의 눈이, 창가에 서 있던 키라의 모습을 포착한다. 키라 역시 이쪽을 보고 있었으나, 두 눈이 마주치자, 재빠르게 시선을 딴 곳으로 돌렸다.



그러고 보니――하며, 라크스는 떠올려 낸다――이 반지를, 전투에 나가기 전 키라에게 건네주었던 적이 있었다.



반지의 안쪽에는 『세계는 당신의 것, 당신은 세계의 것,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동안에는.』 이라고 새겨져 있다. 어머니가 무슨 의도로 이 문언을 넣은 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물려받은 그 마음을 담아서, 그에게 맡겼다.



――돌아와 주세요….



어머니와 자신의 마음이, 키라를 지켜 주기를 기원하며.



그리고, 키라는 돌아와서, 반지를 돌려주었다. 라크스의 기원에 응답하듯이.



원래부터 소중했던 반지가, 그 날의 추억으로 인하여, 더욱 소중한 반지로 바뀌었다.



그 반지와 같은 물건을, 눈앞에 있는 이 사람도 끼고 있다. 그 사실이, 라크스의 마음 속에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춤추는 무리들과 떨어진, 요리들이 나열되있는 테이블 근처에, 루나마리아 일행이 있었다. 긴 테이블 위에는 화려한 색감의 요리가 담긴 접시가 줄지어있고, 시종들이 접시에 담아서 손님에게 건네준다.



플랜트에서 자라온 루나마리아에게 있어 듣도보도 못한 음식들도 있었지만, 먹어보니 모두 맛있었다. 역시나 왕궁의 입식 파티답다. 신은 일행인 내가 부끄러워질 정도로, 이리저리 싸돌아다니고 있다.



댄스 플로어 쪽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 눈을 돌리면, 라크스와 오르페가 춤을 추고 있었다. 화려한 의상을 입은 라크스는 부러울 정도로 사랑스러웠고, 오르페와 춤추는 모습은 당당하였다.



역시나, 셀럽이네. 왈츠 댄스도 할 수 있구나~ …라고, 루나마리아는 마치 서민이라도 된 것처럼 순전히 감탄한다.



옆에 있던 무우가, 문득, 중얼거렸다.



"그건 그렇고, 저런 도련님 아가씨가 그 블랙 나이츠 였을 줄이야."



그의 눈은 춤추는 두 사람이 아닌, 안 쪽에서 아우라 곁에 서있는 검은 옷을 입은 일행에게 향해지고 있다.



신이, 와구와구 요리를 먹어치우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도대체 뭘까요, 저 녀석들?"



"코디네이터가 아닐까요?"



루나마리아가 말했다. 그 몸놀림은 그래야만 성립된다.



"그렇겠지. 하지만…."



무우는 아직 걸리는게 있는 듯했다.



"뭔가 더 있나요?"



물어보자,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낮게 말한다.



"…아무리 좋게 봐도 제대로 된 군대 같지는 않다, 라는 점에서."



그 말을 듣고 보니, 확실히 그랬다. 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소년이나, 찢어지는 고음으로 웃는 그 소녀나, 군인다운 규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더군다나 그들은 근위사단이다. 그 나라의 군대의 『얼굴』 격이라고도 볼 수 있는 만큼, 통상의 군인보다 엄격한 규율이 요구될 텐데 말이다.



능력은 높을지 몰라도, 그들은 오히려 불량 청소년 그룹처럼 보인다. 능력주의로 각자의 자발성이 요구되는 자프트조차도, 저들과 비교해 봤을 때 훨씬 군대 같다고 볼 수 있었다.



이 후로도, 저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해야 하는 것을 감안해보면, 무우 같은 사람들에겐 불안 요소로 보일 것이다.



자신이 그들을 지휘하는 입장이 아니라는 사실에, 루나마리아는 마음 속으로 감사했다.



비워진 접시를, 손님들 사이를 돌아다니던 시종에게 돌려주고, 루나마리아는 댄스 플로어가 잘 보이는 장소로 이동했다.



성에서 주최하는 무도회라니, 실제로 볼 기회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물론 주목을 받는 것은 라크스와 재상 페어지만, 다른 여성들이 입고있는 휘황찬란한 드레스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지루해질 틈이 없다. 돌아가면 메이린한테 자랑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마찬가지로 댄스를 보고 있는 키라와 아그네스의 모습이 보였다. 아그네스가 키라한테 권유하고 있다.



"우리도 춤추지 않을래요? 대장님."



"놀러 온게 아니야, 우리들은."



키라는 무뚝뚝하게 대답하고서, 그 자리를 떠났다. 아무래도 대장님께선, 라크스가 다른 남성과 댄스를 하고 있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이러니까 남자라는 족속은.



아마 아그네스는, 그런 그의 기분을 이용하려 들었으나 실패한 것 같다.



루나마리아는 내심 한숨을 쉬고, 아그네스에게 말했다.



"그쯤 하면 됐잖아, 이제, 대장에게 작업 거는건."



그녀가 이번에는 대장을 『노리고 있다』 는 사실을, 당연히 루나마리아는 눈치채고 있었다.



아그네스는 항상 그래왔다. 자신이 교제하기에 적합한 『상등품』 을 찾아, 여자 친구가 있든 없든 개의치 않고 『내 것으로 만든다』 를 하려고 든다――아니, 오히려 다른 여자한테서 뺏어온다는 행위가 주 된 목적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리고, 더 좋은 『상등품』 이 나타나면, 휙 하고 내다 버린다. 사실을 말하자면 루나마리아 자신도 피해자 중 한 명이다.



그렇긴 해도 루나마리아 역시, 사관학교 시절에는 아그네스와 마찬가지로, 교제를 한다면 반드시 엘리트인게 좋아, 저 남자는 그저 그래, 저런 남자는 말할 가치도 없어 등과 같은, 일방적인 품평을 했던 것이었지만….



지금 되돌아 보면 젊은 날의 혈기라고 밖에는 말할 길이 없다. 저랬던게 불과 이 년 전의 자신의 모습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다.



전쟁과, 그 동안에 체험했던 여러가지 일들, 그리고 신과의 관계가, 자신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



그 중에서 체험하고 싶지 않았던 일들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이전의 자신에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그네스는 놀라울 만큼 변함이 없다. 예전에는 그녀의 능숙한 요령과 신랄한 말투가, 내가 봐도 얼척이 없지만 그래도 나름 재밌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도저히 따라가질 못하겠다.



아그네스는 일례의 그 태도로, 덤벼들듯 되묻는다.



"왜 그러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어?"



"왜냐니, 너 정말로 좋아하긴 해? 그 사람을?"



그게 문제다. 진심으로 아그네스가 키라를 좋아하는 거였다면, 자신도 응원…까지는 못하더라도, 묵인 정도는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그네스가 보고 있는 것은 키라의 『스펙』――컴퍼스 총지휘관이자, 그 프리덤의 파일럿이며, 라크스·클라인의 파트너――뿐이다, 그 사람 됨됨이에 대해서는 딱히 관심이 있는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아그네스는 지금 초조해 하고 있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든다.



사실 전 연인한테서, 그녀는 끔찍하게 배신을 당해버렸다. 그 연인에 대해선 완전히 잊은 것처럼 보이지만, 다음에야말로 최고의 상대를 내 연인으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루나마리아의 염려 따윈 무색하다는듯, 아그네스는 악의를 담아 말을 내뱉는다.



"나는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볼 생각이 없거든, 너하고는 다르게."



발끈한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타이밍 나쁘게도, 바로 그 신이 다가왔다.



"무슨 얘기 중이야?"



양손에 요리 접시를 든 채로, 그야말로 천하태평한 얼굴이다.



"아무 일도 아니얏! 자, 다른 데로 가자!"



"에엥?"



루나마리아는 울컥 성질을 내며, 죄 없는 신을 질질 끌고서, 그 자리를 뒤로 했다.







라크스는 오르페의 권유를 받아, 궁전의 안마당으로 나왔다.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오르페는 비밀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갑갑한 실내에서 나와 시원한 밤공기를 접하며, 라크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원을 걸으며 오르페가 가끔씩 말을 걸고, 라크스는 예의 바르게 응대한다. 하지만, 마음은 어느새인가 방황하고 있다.



누군가는 나서서 해야만 해――그렇게 말하던 키라의, 무언가에 씌인것 같던 눈빛.



하지만, 미켈을 붙잡았다고 해서, 그걸로 모든 것이 끝나는가 라고 묻는다면――아니다.



세계에 제 2, 제 3의 미켈이 나타날 것이다. 혹은, 제 2, 제 3의 패트릭·자라가.



이런 일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그리고, 언제까지 우리들은――키라는, 그것을 견뎌낼 수 있을까?



문듯, 오르페의 목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이토록 아름다운 꽃들도, 당신의 눈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는 것 같네요."



그제서야 처음으로, 라크스는 자신들이, 지금 시기 피크에 도달해 한창 개화해있는 장미꽃 무리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곳은 장엄하게 조성된 화원이었다. 다양한 색과 종류의 장미들이 절묘하게 배치되어, 기둥과 정자에 감겨있는 넝굴에서 쏟아져 내리듯이 활짝 피어 있다.



변명의 여지 없는 무례한 태도였다. 기분을 상하게 만든게 아닐까 걱정하였으나, 오르페는 생긋 웃으며, 한 송이의 핑크색 장미를 건네왔다.



"당신을 위해서 핀 꽃입니다. 자 받아주세요."



낡은 미사여구였지만, 라크스는 조금, 흐뭇한 기분이 들어버렸다. 그 목소리에 진심이 가득 차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라크스는 장미를 받고서, 답례를 말했다.



"감사합니다. 매우 아름다워요."



"다행입니다. 혹여나 마음에 드시지 않았다면, 장미들이 모두, 실망하고는 시들어버릴 뻔 했어요."



장난스레 오르페가 말하자, 라크스는 웃었다. 신선하며 맑고 깨끗한 꽃잎에 얼굴을 가까히 가져다 댄다.



"좋은 향기…."



라크스는 다시 살아난 듯한 기분으로, 다시금 주변을 둘러본다. 달빛이 내려온 정원에는 그윽한 향기가 가득하고, 그 안에 서 있으면, 고요함과 아름다움이, 서서히 몸 속으로 스며들어 오는 것 같았다.



오르페가 조용하게 말했다.



"역시, 당신은 웃는 얼굴이 잘 어울립니다."



이런 식으로 신경을 써준 것은 오래간만이었다. 라크스는 미안한 마음을 느낌과 동시에, 그 배려에 고마움을 느꼈다.



"당신이 가진 고민을, 저도 이해합니다."



정원을 서성거리면서, 오르페가 중얼거린다.



"네…?"



"누구라도 그렇겠죠?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미래를 위한 길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어두운 눈빛을 라크스에 던졌다.



"사람은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 분쟁은 없어지지 않는다."



아아――라고 라크스는 생각했다――알고 있구나, 이 사람도.



오르페는 쓸쓸한 듯이 말을 잇는다.



"코디네이터도 내추럴도, 같은 사람인데 말이죠… 슬픈 일입니다. 사람들은 그런 사소한 일을 가지고 분쟁의 이유로 삼는다."



"네…."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소한 차이가 문제인게 아니라, 진정으로 공정하지 못한 사회가 문제는 아닐까 라고요."



"네…?"



라크스는 걸음을 멈춘다.



"지금은 누구나 전쟁의 그림자를 짊어지고 있습니다. 불평불만은, 그러한 상황에서 추악한 형태로 나타나죠."



오르페는 생각하면서, 말을 엮어 나간다.



"부의 분배가 불공평한 탓에――생명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에――적절하게 평가받는 사회가 아니니까――그래서, 사람들은 싸우는 것이 아닐까 라고."



그 목소리에 젊은 열정이 묻어난다.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회, 공평하고 평등한 사회를 제시할 수만 있다면 코디네이터와 내추럴 사이의 차이도 넘어서서, 세계는 반드시 보다 좋은 방향을 향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라크스는 미소지었다.



"정말 훌륭한 생각이에요. 정말, 그 말대로지도 모르겠네요."



그의 이상보다는, 그 진지함을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공주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시정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자신감이 생겨나는군요."



오르페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계속 누군가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국내 정치가들은 적으로 돌아설 수도 있는 상대이다보니, 편히 까놓고 이야기를 할 수도 없다. 라크스는 바깥 사람이기에, 반대로 말하기 편했던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던 라크스의 앞에서, 오르페의 미소가 갑자기 흔들린다.



아아, 또 시작된다. 또…그 감각이.



주위에 있던 장미 화원이 사라지고, 따뜻한 빛으로 가득 찬 둘만의 공간에, 그녀와 오르페가 있었다.



"저는, 빈곤도 차별도 없는 세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 태어났다고 할 수 있죠――"



그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몇 번이고 메아리친다.



"――그리고, 당신도…."



내…가? 뭐…?



어느새 라크스는 오르페의 팔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오르페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그 손으로 라크스의 뺨을 감싸 안았다. 기분 좋은 온기가 전해져 온다.



이대로 둘이서, 서로 녹아들 수 있다면….



라크스 안에는, 그것을 바라는 마음이 분명하게 있었다. 하지만, 희미한 불협화음이 그녀를 현실로 되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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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스는 눈을 깜빡이며, 급하게 몸을 떼어 놓았다.



원래부터 이 자리에 떠돌던 장미 향기가, 서늘한 밤공기가 돌아온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처음 만난 남성하고 접해져서, 넋을 잃고 있었다니. 마치 자기 자신에게 배신당한 것 같은 기분이다.



"…정말 죄송합니다, 오르페 각하. 조금, 여행의 피로가 쌓인 것 같아서… 이 쯤에서 실례하도록 하겠습니다."



라크스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지 않고, 서둘러 인사를 건냈다.



"오늘 보여주신 과분한 대접에 감사를 드립니다."



오르페의 대답도 듣지 않고, 그녀는 도망치듯 정원을 떠났다.







키라는 어두운 안뜰에서 벗어나, 복도를 걷고 있었다.



방금 봤던 광경이 머리로부터 떠나지 않는다.



라크스와 그 오르페가, 친밀하게 몸을 맞대며, 서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것은 한 폭의 그림처럼 보였다. 달빛에 비치는 장미 화단에 서 있는 한 쌍의 남녀.



라크스는 꿀이 떨어지듯 촉촉한 눈빛으로 남자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저런 표정을, 내가 본 적이 있던가.



그들은 무언가를 이야기하면서 걷고 있었다. 라크스는 장미를 손에 들고, 즐겁게 웃고 있었다.



더 이상, 그녀의 저런 미소를 볼 수 없게 되었다.



항상 불안에 차서, 슬픈 듯이 키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였을까. 그녀가 웃지 않게 된 것은.



그 사실을, 바로 조금 전에서야 눈치챘다.



그녀가 짓는 미소를 떠올리면,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이 몰려온다.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를 향해 짓는 미소.



하지만――그녀에게서 미소를 빼앗아 간 자가, 도대체 누구겠는가?



키라는 도망치듯 발걸음을 재촉했다.




신붕이 발작 버튼 아스란.


금발 양아치의 최면앱.


혼란하다 혼란해.


P.S. 유카리 왕국 로리신 여제의 빨치산 번역은 의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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