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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스포주의)센과치히로보고 실망한점 정리

ㅇㅇ(49.171) 2022.05.17 22:56:26
조회 763 추천 3 댓글 16

센과치히로 본사람 많을거고 재밌어한 사람도 많을텐데 

내가 너무 영화볼줄 모르는 등신이라 이런 실망을 하는건지 궁금해서 글로 남겨본다


일단 무지성억까러는 절대아니다 주위에서 센과치히로 개띵작이다, 영화 개많이 봤는데 이게 압도적1위다 등등 갖은 호평을 듣고 잔뜩 기대에 부풀어서 봤다가

안묶은 풍선마냥 쉭 김새버린 기분으로 이 글을 쓰고있다

2시간동안 거의 어떠한 재미나 감동도 못 느꼈고 유일하게 긍정적인 생각이라곤 '개띵작이랬으니 이제부터 재밌어지겠지'의 무한반복 뿐이었음


영화보면서 느낀 의문점들을 정리해본다.



의문 1. 이곳에선 왜 인간을 적대하는가? + 하쿠,린포함 이런 세상에서 버젓이 일하는 인간들은 어디서뭐하다온 사람인가?


일단 초반 연출을 보면

하쿠가 처음 인간을 보자마자 급한 마음으로 "빨리 여기서 나가! 늦기전에!" 라고 한다든가

이상한 음식을 먹이고 숨을 참게하면서까지 의심을 피하게 하고 실패하자 허겁지겁 눈에 안띄는 곳으로 숨으려한다든가

나중에 가서 린이 "인간 아니야?? 위에서 얼마나 소동이 있었는데!" 라고 하는 모습등


초반에 보인 이런 과한 반응들을 보면 누구라도 '아 인간인걸 들키면 진짜 ㅈ되는 곳이구나'라고 느끼지 않겠나.

또한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도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여기서의 치히로, 하쿠를 제외한 등장인물들은 인간과 있어서 크게 안 좋은 관계가 되는 인물이 사실상 전무하다.


하쿠가 직접 찾아가라며 안전한 존재임을 보장해준 가마할아범은 그렇다쳐도 

(근데 왜 이 할아범만 특별히 인간을 감싸주는건지 끝까지 이유안나옴)


그뒤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등장한 또다른 인간 린, 한술 더 떠 나중가서 무더기로 더 나오는 인간 여자 일꾼들.

그런 린을 (아무리 일하는 사람이라곤 하나) 인간이라는 이유로 멸시하거나 하는것 하나없이 대하는 괴물.

(근데 이 괴물은 같이 있는 치히로의 존재는 인간냄새운운하며 경계한다)

(내가 잘몰라서 그러는데 설정상 린 포함 다른 일꾼들이 인간이 아닌걸수도 있겠다싶기는함. 근데 그런것치곤 너무 인간하고 똑같이 생기지않았나..)


이 큰 나라의 총수이면서 정찰로 인간을 찾아다니는 치밀한 모습까지 보였으면서 갑자기 들어온 치히로에게 (뒷배가 있다는걸 간파까지 해놓고는)

그 뒷배에 대해 의심하거나 파고드는 모습도 안보이고, 심지어 처음에만 잠깐 튕기다가 쉽게 일자리를 제공하기까지 해주는 유바바.


이런 모습들을 보면 '얘들 진짜 인간 싫어하기는 하나?'라는 생각까지든다.


초반에 머릿속으로 떠올린 감상포인트는

인간과 대척점을 만들면서 존재하는 세계의 모습과 그 존재이유, 그 안에서 인간이라는 태생으로 겪게될 치히로의 시련, 이 상활들을 인상깊게 풀어나가는 과정들.

이정도였으나, 결국 하나도 명쾌하게 해결되지않았다.


이 나라가 인간을 싫어하는 이유는 '인간냄새는 고약하다'등의 대사를 제외하면 굵직하게 나온 건 단 하나도 없고

치히로도 일꾼이 되고부터는 인간이라는 이유로 고생하거나 하는 일이 없다.


또한 그런 와중에 배척당하기는 커녕 괴물들이 님 자를 붙여주며 대접해주는 하쿠는 정말 특별한 뭔가가 있는거구나 싶었는데

'어디선가 굴러들어와선 유바바의 제자가 되겠다고했다'라는 가마할배의 싱거운 설명을 빼면 딱히 이유는 없었고

등장횟수 자체는 하쿠보다도 많은 것 같은 린은 어떻게 들어왔는지 아예 말 한마디도 없다.


최소한 그들의 우두머리인 유바바만큼은 인간에 대한 확실한 반감과 잔인한 모습을 보여주며 인상을 남겼어야 할 것 같은데

결국 유바바 포함 이 나라 전체가 '인간'에게 준 피해로 보여준거라곤 치히로 엄빠를 돼지로 만든 것 하나뿐이며

그나마도 유바바는 '이중에 엄빠골라봐'라는 밑도끝도없는 테스트를 던지고는 맞추니까 군소리 하나 없이 풀어준다. (+ 강의신 접대잘했을때 칭찬해주고)

게다가 지켜보던 다른 괴물들은 환호하기까지 한다! 


영화를 다시 본다면 하쿠가 나름 지켜주겠답시고 잘 숨으라고 했던 것들이 호들갑떠는걸로 밖엔 안보일것 같다.



의문 2.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설정과 전개


판타지세상이 배경이니까 어쩔 수 없다곤 하지만 갑자기 등장시켜선 끝까지 이해도 못시켜준 내용이 많다.

위에서 살짝 언급한, 가마할배가 인간에게 호의적인 이유, 하쿠와 린이 여기에 들어오게된 자세한 이유부터 시작해서,

왜 이 세계의 음식을 안먹으면 사라지는지, 괴물세계가 인간세계와 접촉하게되는 트리거는 뭔지, 강의 신은 왜 동물이 인간으로 변하는 약을 갖고있는지,

하쿠는 어쩌다가 용으로 변하게 됐는지, 용으로 변한 하쿠를 치히로는 어떻게 한눈에 알아본건지


풀어줬으면 하는 떡밥은 산더미인데 남은 시간은 점점 짧아지기만 하더니 결국 찝찝함만 잔뜩 남았다.


강의신은 온천에 큰 영향이라도 줄 것 같은 포스를 보이더니 목욕 한번하고 약 하나 던져주고는 그대로 퇴갤했고

강에 쓰레기 많이 버리는 걸 풍자한다는 뻔한 상징성과 데우스 엑스 마키나격인 약을 갑자기 남긴 것 빼면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가오나시, 얘가 거의 하쿠다음으로 간판급 캐릭터인가본데 얘의 행동도 참 골때리는게


뜬금없이 치히로 근처에 등장해서는 

뜬금없이 치히로한테만 잘해주고

뜬금없이 다른 괴물들한텐 갑질하고 잡아먹고하더니

뜬금없이 치히로까지 자기 옆에 안있어주니까 덮치려고하고

뜬금없이 순해져서는 치히로랑 같이 동행하고

뜬금없이 쌩판 처음본 제니바랑 같이 사는걸 수락함

그리고 뜬금없이 사금 생성할줄 앎


치히로한텐 잘해주면서 다른애들은 갈구는거보고 '치히로만을 특별히 많이 좋아하는 어떤 이유가 있나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이유막론하고 치히로를 덮치려고 들면서 그 생각이 흔들리고, 말없이 기차에 동행하는 것 보고 그래도 좋아하는 건 맞는가보다 했는데

갑자기 제니바랑 같이 살게되면서 아무렇지 않게 치히로랑 이별하는거 보고 또 이게 뭔가싶었다.


다른데를 보니 '가오나시는 외로운 존재고 그래서 치히로를 따라다니다가 제니바를 만나면서 보금자리를 찾고 정착하게된다'고 하던데

그저 외롭기만 할 뿐이라는 얘의 성격을 영화만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가오나시라는 귀신에 대한 사전지식도 없었고, 있어야하는지도 몰랐고.


치히로는 하쿠를 살리겠다며 비장한 마음을 갖고 제니바를 찾아 먼 길을 떠나가는데 새로운 시련이 기다릴거란 예상과 다르게 그냥 기차타고 가는게 시련일뿐

너~무도 착한 제니바 아줌마의 대접을 받으며 차한잔하고 용건도 쉽게 해결하며 돌아간다. 그나마도 하쿠가 안찾아왔으면 어떻게 돌아오려고 했으려나...

그리고 어쨌든 하쿠를 살리고싶어서 찾아간거였는데 하쿠는 한숨 자고일어나더니 너무도 멀쩡하게 살아나서는 돌아다닌다.


하지만 다른것보다 최고봉은 '치히로'라는 이름떡밥, 그리고 하쿠와 치히로의 관계.

치히로라는 이름의 경우는 유바바, 하쿠 이렇게 주연 2명이 같이 던진 떡밥인데다 영화이름에도 들어있는만큼 

치히로와 하쿠의 관계와 더불어서 마지막에 기가막힌 반전으로 풀어주겠구나하고 기다렸는데 (하쿠 본명도 치히로라든가...)


그냥 밑도 끝도 없이 하쿠=강, 어렸을때 치히로를 구해줬음(그것도 '강'인데), 그래서 이름 알고 있었던거임. 끝.

유바바가 "치히로? 거창한 이름이네"라고 했던 떡밥은 아예 풀리지도 않았다.

끝에 제니바의 집앞에서 하쿠와 재회한뒤 마지막으로 대화하는 걸 보고 내 인생 최고의 5분을 만들며 마무리해주길 바랐던 기대는 이토록 허무하게 무너졌다.



의문 3. 치히로랑 하쿠는 언제부터 그렇게 각별했나?


하쿠가 치히로에게 많은 도움을 준 건 맞다. 맨처음 본 순간부터 도와주려했고, 결과적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

근데 치히로 입장에서 하쿠에게 반하다시피 할만한 순간은 주먹밥준거 하나빼곤 없지않나하는 생각이다.


나라에 들어온 첫날에 사라지지 않게 해주려고 약을 준 것, 풀린 다리에 마법을 걸어 걷게해준 것, 엄마아빠를 보게해준 것 등은

도움이 된 건 확실하지만 크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기억해줄만한 순간은 아니었다고 본다.

얼굴보고 만난것도 영화에서 비춰지기로는 딱 이틀에 걸쳐 두 번 뿐.


근데 나중가서 치히로가 하쿠를 간병하고 어떻게든 살려주려고 낯선 기찻길을 무사히 돌아올 보장도 없이 

(기찻길을 되돌아걸어오면 된다는 말도안되는 소리와함께)

막무가내로 찾아가는등, 누가보면 최소 몇달동안 진득하게 만나면서 쌓을 감정 다 쌓은 연인관계같다.

근데 위에서 말한대로 얘들 얼굴 딱 두 번본 사이다. 사실 주먹밥에 지한테 반하는 마법을 걸은 건가..


그리고 중간중간 회상이라든가, 복선이라든가.. 최소한 뭔가 떠올랐다는 큰 제스쳐라든가 그런거 일절없이, 갑자기 치히로가 강에 빠진 얘기를 들려주더니

희번뜩해서는 급발진하며 변신풀어버리고는 "내 이름은 ~~~~~~~~~야!" 하는 연출은.. 맥이 빠지더라. 누가봐도 하이라이트 연출이라 더더욱...

나무에 사는 누구들은 이게 지브리, 일본 애니메이션 통틀어서 최고의 명장면이라고 꼽던데.



쓰고싶은 글은 이정도다. 다 봐주기만 해도 감사하지만 참 영화 똑바로 못봤다고 꾸짖을게 있다면 지적 부탁함.

다만 적어도 남이 가진 깊은 지식과 해석의 도움이 없으면 나 혼자서는 아무리 집중해도 웬만한 평작보다도 즐기기 어려운 작품인 건 사실..인거같은데

참 충격이다. 이거 말고도 크게 히트를 쳤지만 난 별로다싶은 영화가 없는 건 아니었는데, 대중이며 평론가며 그렇게나 극찬을 한 영화가 나한테는

이정도로밖에 안다가온다는걸 어찌 받아들여야할지.

좌우간 사람 취향은 상상을 초월하게 다르다는 걸 새삼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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