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내야수 한동희(21)는 어릴 적부터 이대호(38·롯데)를 보고 야구 선수에 대한 꿈을 키웠다.

이대호의 모교인 경남고를 졸업한 한동희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으며 꿈을 이뤘다. 프로 데뷔 첫 해 한동희는 ‘롤모델’을 꼽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이대호라고 답하곤 했다.

처음 야구장에서 이대호와 마주했을 때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던 한동희였지만 이제는 가장 잘 따르는 후배 중 한 명이 됐다. 곁에서 이대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본받고 있다.

첫 해 타율 0.232 4홈런 등을 기록했던 한동희는 지난해에는 타율 0.203 2홈런으로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올 시즌 한동희는 타율 0.278 17홈런 67타점으로 프로 데뷔 세번째 시즌에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포스트 이대호’로서의 가능성을 키워갔다.

이제 한동희는 이대호의 ‘선행’도 배워간다.

한동희는 지난 17일 부산연탄은행에 2500장의 연탄을 기부했다. 기부 행사를 통해 모금한 금액과 한동희의 개인 금액을 보태서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

이대호가 15년째 하던 연탄 봉사 활동을 보고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 한동희는 “이대호 선배님을 도와서 시즌을 마치고 연탄 배달 봉사를 했었는데 지난해에는 ‘나도 선배님처럼 기부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올해에는 이대호 선배님이 같이 해도 좋겠다고 해서 나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 했다. 이대호는 올해도 1만2500장을 기부했다.

한동희는 “원래는 연탄을 기부하면서 배달까지 하려고 했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직접 배달하는게 여의치 않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그래도 이대호처럼 기부 행렬에 동참할 수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두기로 했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에는 연탄이 전달되기 어려운 곳을 이대호와 함께 찾아 조금이라도 배달을 할 계획이다.

한동희는 “이번에 연탄 기부를 처음 시작하게 됐는데 앞으로도 대호 선배님처럼 매년 기부 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