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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합작] Side Effect - 7모바일에서 작성

아이아닌아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9 00:21:18
조회 126 추천 6 댓글 2
														

사실 마음속으로 생각은 하고 있었다.

'두통의 원인은 약의 부작용 혹은 무의식 속 그의 부활'

검사에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수록 마음속에선 후자의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차마 실행에 옮길 수는 없었다. 하루토가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재인식한 후 다시 들춰내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더 이상 하루토를 고통스럽게 할 수는 없다.

"마지막 방법은 정신과 상담입니다. 보호자분 마음에 내킬 만한 방법은 아니지만 더 이상의 검사는 의미가 없습니다."

"......"

"지금 바로 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집에 가서 고민해보시고 혹시 마음의 결정이 되시면...."

"할께요. 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

하루토는 아직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자세한 정신분석은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고 보호자인 내가 개입하면 왜곡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우선 최면술을 섞어서 하루토의 내면을 살펴보기로 했다.

최면치료는 일반 병실이 아닌 따로 정해진 공간에서 한다. 그 방에는 하루토와 담당 의사만 들어가고 나는 밖에서 화면을 통해 지켜본다.

치료를 하는 방 안은 온통 하얗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새하얗다. 온통 검은 것만큼이나 온통 하얀것도 공포를 불러 일으킨다. 그곳에는 하루토가 비스듬히 누울 수 있는 쇼파같은 의자 한개와 담당 의사가 앉을 작은 의자 한개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 광경이 너무 이색적이어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만 같다.



"하루토군 긴장을 풀어도 돼. 그냥 하고 싶은 말, 떠오르는 말 아무 말이나 해도 돼."

"........."

"학교는 재밌어?"

"........"

"혹시 고민은 없니?"

".........."

역시 초등학생인 하루토에겐 무리였을까. 가뜩이나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과의 대화는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어떤 질문에도 하루토는 대답하지 않는다. 내가 옆에 있을 수 없는게 조금은 아쉽다.

"하루토는 어떤 꿈을 꿔? 기억나는 꿈 있니?"

마지막 질문인거 같은데 역시 대답이 없다. 그렇게 슬슬 치료를 종료하려는 순간. 하루토는 마지막 질문에 나지막히 대답한다.

"......있어요......"

갑자기 담당 의사의 표정이 바뀐다. 마치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느낌.

"혹시 선생님한테 얘기해줄수 있겠니?"

"......사실 1-2년 전부터 계속 꾸던 꿈이에요. 똑같은 꿈을 반복해서 꿔요. 그런데 사실 기분좋은 꿈은 아니에요"

"그래. 기분 좋지 않은 꿈이면 기억하고 싶지 않겠구나. 그래도 혹시 하루토가 괜찮다면 꿈의 내용도 알려줄 수 있을까?"

"....."

잠시동안의 정적. 하루토는 내면의 저항과 싸우는듯 하다가 그 싸움에서 이긴듯 다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꿈은 아주 짧고 선명해요."

"꿈속에는 두명이 나와요. 남자애 한명 여자애 한명. 그 중에 안경을 낀 남자애가 저한테 얘기를 해요. '뭐하는거냐고' '정신차리라고'요. 그리고 여자애는 뒤에서 팔짱을 끼고 저를 쳐다보고만 있어요. 저는 영문을 몰라서 물어보려고 하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요. 그리고 그 애들은 저한테 뭐라고 하면서 점점 멀어져가요. 저는 그 애들을 잡으려고 발버둥치지만 몸도 전혀 움직이지 않아요. 그러다가 항상 잠에서 깨요. 그리고 잠에서 깨면 온 몸이 땀에 젖어있어요."

"혹시 그 애들은 아는 사람이니?"

"........"

하루토는 잠시 또 망설이다가 대답한다.

"여자애는 누군지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그 여자는 눈코입이 없거든요. 그런데 무서우면서도 왠지 친근한 느낌이 들어요"

"그럼 남자는?"

"처음에는 그냥 모르는 형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나이를 먹어도 그 애는 나이를 먹지 않아요. 그리고 이제는 그 애가 누군지 확실히 알아요."





"그건 안경을 낀 나 자신이었어요"







'털썩'

"얼른 들것 가져와"






-----------

눈을 떠보니 하얀 천장이 보인다. 검은색이 아니라는 것에 본능적으로 안심을 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병실인것 같고, 나는 침대에 누워있다. 팔이 욱씬거린다. 주사 바늘을 따라 올라가니 수혈을 받고 있다. 옆에는 하루토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엄마! 괜찮아?"

"응 이제 괜찮아"

"얼른 선생님 불러올께"

하루토는 수혈하는 피를 흘끗흘끗보더니 밖으로 나간다. 역시 아이라서 피는 무서운가보다. 조금 지나서 담당 의사가 들어온다.

"빈혈입니다. 빈혈 수치가 너무 낮아서 어쩔 수 없이 바로 수혈을 했어요"

"갑작스레 죄송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평소 그날이 되면 하혈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여러가지 일로 식사도 제대로 안하다보니 몸이 축난 모양이다.

그리고 하루토의 꿈... 그 이야기를 듣고 쓰러졌다. 내 생각이 맞다면 그 꿈속의 아이는 '에도가와 코난' 과 과거의 나 '하이바라 아이' 이다. 역시 무의식 속에서 죽지 않고 살아있었던 것일까?

"일단 검사를 조금 더 해야돼서 오늘 하루 정도는 입원을 하셔야 할것 같습니다"

"네"

담당 의사가 나가고 하루토에게 이야기한다.

"하루토 미안. 오늘 하루만 아가사 박사님 댁에서 잘 수 있을까?"

"응 괜찮아! 걱정하지마 엄마"




하루토를 보내고 오랜만에 누워서 하루를 보낸다. 가만히 누워있다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갑작스럽게 엄마가 된지 어언 10년. 잘 버텨내고 있다고 스스로를 칭찬한다. 그리고 역시 잘한 선택이라고 되뇌인다.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 하루토를 보기만 해도 마음이 꽉 차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아픈 하루토를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마음이 답답하다.

오늘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있었던 일을 머리속으로 정리하며 해결책을 생각해본다.

그 꿈을 꾸기 시작한게 1-2년 전이라고 했으니 그 이름을 입밖에 꺼낸날이랑 어느정도 일치하는것 같다. 후회해봤자 소용 없으니 일단 사실관계만 생각하자.
그리고 두통이 시작된건 초등학교 1학년. 그가 처음 유아화가 된 나이이다. 무언가 연관이 있을까? 만약 연관이 있다면 역시 해결방법은 하나 뿐인걸까?

그리고 역시 가장 신경쓰이는건 하루토 꿈속에서의 나. 눈코입이 없다는게 무슨 뜻인지 도저히 해석이 안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의미는 아닌것 같다.

'혹시 내 존재 자체가 불안감과 공포를 주는걸까?'
'아니면 나라는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밀어내고 싶은건가?'
'그것도 아니면 과거의 내 슬픈얼굴과 현재의 내 기쁜얼굴이 무의식속에서 겹쳐지면서 없어진걸까?'

다양한 생각을 하다가 잠들었다. 그래도 왠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한 느낌이다.


아침이 밝은 후 추가 검사에서 이상이 없음을 확인 후 퇴원한다.
하루만에 돌아온 집. 그런데 집안 분위기가 이상하다.

"하루토~ 하루토~"

학교갔다가 박사님 댁으로 갔나 싶었는데, 하루토가 내 방에서 나온다.

"하루토. 엄마가 부르면 대답해야지~ 그리고 엄마 방에 함부로 들어가면 안돼요~"

그런 하루토의 표정은 여태까지 본적 없을 정도로 냉랭하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내 눈을 빤히 쳐다본다. 언젠가 보았던 내 마음속까지 꿰뚫어보는 듯한 눈. 나도 모르게 눈을 피한다.

하루토는 조용히 한마디를 한다.

"엄마. 나는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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