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kbsh를 떠나서 하치죠 이쿠코의 존재가 우연과 기적으로 이루어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여기와 괭갈 내의 '기적'의 의미를 엮어서 써볼까 함
먼저 괭갈에서 기적이 언급된 장면을 하나하나 살펴보겠음
괭갈 내에서 기적과 마법은 동의어임. 그리고 마법은 믿는 힘으로 이루어진다고도 괭갈 곳곳에 언급됨.
ep1 티파티의 '쓰르라미 저격'이라고 불리는 파트. 여기의 배틀러는 믿음과 그로 이루어지는 기적을 부정하지만 ep8의 배틀러는 완전히 태도가 바뀜.
ep3부터는 본편에서도 이 기적=마법은 슬슬 언급되고 전개편인 ep5부터는 굉장히 많이 언급되는데
그 믿는 마음의 결정체가 황금의 진실임 (ep8 엔제, 「믿는 마음이야. ……그건 “우리들”의 합의(총의). ……우리가 인정하고 공유한 진실 앞에서, 너의 붉은 진실 따위는 아무것도 꿰뚫을 수 없어!」)
용기사: 『쓰르라미』의 세계에서는 모두가 믿으면 기적이 일어나고, 한 명이라도 믿지 않으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규칙이 있었잖아요.
그 규칙은 이번 『괭이갈매기』의 세계에도 어느 정도 계승된 부분이 있어서, 모두가 믿지 않으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아요. 다만 『쓰르라미』의 기적이라는 것은 좋은 의미의 기적이었는데, 이번엔 별로 좋은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네요. 이번 세계에서는 아무래도 모두가 믿으면 지는 것 같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의심하느냐가 승부가 될 것 같고요.
그런 세계관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이 『괭이갈매기』의 이야기는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게 아니라는 걸 눈치채셨을 거에요. 처음 하시는 분들은 '범인은 누구지?' 라고 시체 교체 트릭이나 밀실 트릭을 추리하기 시작하는데......
그것도 물론 올바른 즐기는 방법이지만, 정말 감이 좋은 분들은 '범인 찾기=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눈치채고 계실 겁니다. ...... 그런 의미에서 『쓰르라미』를 통과한 플레이어는 씹어먹는 힘이 생겼네요. '용기사는 뭐든지 빠르니까, 좁은 사고방식으로는 패배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된 거죠.
괭갈 ep1 발매 직후 용기사 인터뷰인데, "황금의 진실"은 게임판 내에선 "위증"이라는 트릭으로 쓰였고 쓰르라미 끝내고 한 인터뷰에서 괭갈 준비하면서 룰은 이미 다 짰다는 언급이 있었으니 룰Y 황금의 진실 '모든 당사자가 승낙한 거짓말은 사실로 묘사한다'를 말하는 듯함
괭갈에서 제일 먼저 '기적'을 말한 킨조의 경우
- 천문학적인 숫자의 확률에 리스크를 지고 기적을 바라는 킨조의 마법
ep7 티파티 현실에서의 킨조의 폭탄목걸이도 있지만 괭갈 게임판 내에선 주로 "베아트리체에게 사죄한다는 기적에 건 비문의 마법/도박"으로 표현됨
예배당의 영어 문구는 기적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열리지 않는다는 뜻
야스가 '비문을 푼다는 기적'에 도달해서 킨조는 여한없이 죽음
먼저 괭갈 스토리의 시작이 된 야스의 생존부터 하복부에 큰 열상을 입었음에도 기적적으로 생존
괭갈 스토리의 도중에도
- ep5, 배틀러가 진실을 깨닫는 기적을 바라는 베아트의 믿음
"그 정도로 희박한 확률의 기적에 너는 빌었던 거지. 너도 할아버님과 마찬가지였던 거야.
절대로 있을 수 없는 모래사장에 떨어뜨린 보석을 찾아내는 것과 같은 확률에 기적의 힘을 빌고 도박을 걸었다. 그렇기에 난 지금 그 기적에 확실히 도달한 것이다."
ep4 베아트, "간단히는 이길 수 없더라도 무한히 반복되는 게임 안에서 언젠가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었다."
ep6 병아리 베아트, "당신은 제가 그토록 바라던 기적에 다다른 분이십니다."
- ep6, 베아트가 부활하다는 기적을 바라는 배틀러의 믿음
작중에서도 직접적으로 예전과는 입장이 반대가 됐다고 언급함
이건 이전 글에 많이 썼으니 링크로 대신하겠음
ep7 스포) ep6 배틀러 ㅇㅇ설 https://gall.dcinside.com/m/higurashi/592955
배틀러의 이 믿음은 베아트의 부활이란 기적으로 보답받았음.
- 엔제와 이쿠코의 만남 또한 "기적" 투성이
- ep6 이쿠코, 그런 당신이 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이야기를 언젠가
이쿠코: ………언젠가 꼭, 당신의 이야기를 쓰도록 하죠.」
이쿠코: 「……당신은 기적을 좋아하나요?」
엔제: 「편의주의 말이죠? ……옛날에는 싫었지만, 요즘은 대환영이죠. 단지 입맛이 까다로워져서, 빌딩에서 뛰어내려도 생채기 하나 없을 정도는 더 이상 기적으로 쳐주지도 않지만요.」
이쿠코: 「………그럼, 그런 당신이 기적이라고 생각할 만한 이야기를 언젠가 꼭…….」
빌딩에서 떨어지고 살아남은 엔제조차도 기적이라고 믿을 수 있을만한 이야기. ep8임.
(ep8 페더린느, "내게 낭독을 바쳤던 무녀에게 약속한 이야기다.")
저 "편의주의"라는 단어 자체가 이미 ep6에서 언급됨. 편의주의적인 기적.
- ep7은 아예 양대 주인공인 윌/리온 둘 다부터가 기적의 존재
257만 어쩌구의 기적의 아이인 리온, 모든 수수께끼를 풀고 마지막에 제때 백마타고 리온을 구하러 온 윌
이상적인 베아트와 이상적인 배틀러라는 해석은 너무 흔할 정도로 유명하지
- ep7, 클레르의 룰렛
킨조의 비문을 풀었을 때처럼, 저 역시 기적이라는 이름의 운명에 몸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롯켄지마 사건 자체가 클레르가 '누군가 비문을 푼다'는 천문학적인 확률의 기적에 자신을 포함한 모두의 목숨을 건 룰렛이었음
모든 룰렛을 들여다보고 모든 결과에 만족한다.
롯켄지마 고양이상자 자체가 인간에서 마녀의 정신까지 올라간 야스가 들여다본 무한의 평행(조각)세계.
괭갈 스토리의 마지막인 엔제의 ep8 또한
"네가 누릴 수 있는 가능성 안에서 가장 행복한 결말을 찾아줄게, 그래도 기적적 확률로 겨우 한 명을 데리고 돌아올 수 있을지."
대부분의 세계에서 빌딩엔딩 아니면 기적적으로 살아도 결국 총 맞고 죽는 엔제에게 미래까지 살아남아서 토오야와 재회하는 ep8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기적, 그래서 ep8이 기적인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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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나하나 살펴보면 가져온 것만 이만큼이고 괭갈 내에선 수백번의 기적이 언급됨
괭갈 자체가 이야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기적의 연속이고 그 기적은 항상 이루어졌음
쓰르라미에서 편의주의적인 기적, 우연과 기적으로 점철된 전개 하면 딱 생각나는게 있음. 마츠리바야시지.
만약 용기사가 현실적으론 미나고로시가 끝이네요 아이들은 어른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하고 끝냈으면 납득됐겠음?
위의 기적 얘기를 쓰르라미식으로 말하면 기적은 항상 이루어지는 독자의 의지/믿음에 대한 작가의 응답임
"만약 당신이, 기적을 믿었던 친구들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계신다면"
기적은 해피엔딩을 바라는 모든 캐릭터의 믿음이 이루어졌다고도, 독자의 해피엔딩에 대한 믿음의 보답이라고도 할 수 있음
- 마츠리 소개문의 부제, "마지막에는 행복한 꿈을"
부제처럼 즐거운 꿈같은 이야기일지라도 지금의 당신이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요. 당신은 믿어 주실 건가요? (미나고로시 마지막 레나, "너는 믿었어?"는 위의 용기사 인터뷰에 따르면 독자에게의 질문이기도 함)
마츠리 소개문의 지금의 당신이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요의 뜻은 막말로 후반 전개 개판나는거 알고 감안해달라는 뜻임
종종 마츠리와 괭갈 ep8은 거대한 황금의 진실이라고 한 이유 중 하나기도 함
실제로는 있을 수 없는 기적이 연속되는 전개는 독자가 사랑으로 눈감아주는 용인으로 이루어지는 것
조각엮기 때 독자인 당신의 믿음도 필요하다고 게임에서 나오는 대로임
믿으면 어떤 기적이라도 이루어진다, 믿으면 거짓, 위증, 환상이라도 진실이 된다
당신이 마츠리를 믿어주시면 실제로 이루어진 일, 믿지 않으면 쓰르라미는 미나고로시로 끝나고 마츠리는 행복한 꿈
- ep7 베른, "기적 따윈 어차피 판타지"
기적이 판타지란 얘기는 여기 말고도 ep6 ???에서도 베른이 말했던 것 같은데
용기사가 마츠리 스태프룸에서 그랬듯이 사람들은 서로 믿고 살아간다는 판타지를 믿고 살아감. 그게 비록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그래서 용기사는 편의주의적이래도 픽션에서나마, "믿으면 이루어진다는" 기적을 만들어주는 것임
그래서 기적은 픽션(환상)서 이루어지는 독자의 바람과 믿음으로 성립하는 판타지인거임.
쓰괭 둘다 울 적에의 이야기 구조가 그럼. 생각해보면 츠미에서 케이이치 각성도 편의주의적인 기적이었지.
울 적에서의 기적은 항상 일어나고 항상 인간(말)들은 마녀를 이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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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쿠코의 존재 자체가 기적이란 말은 이쿠코가 기적적으로 배틀러를 주운 것, 또한 황마고 한정 기적적으로 이쿠코가 황마고 유리병을 주운 것 등을 말하는데
위에서 설명한 이유로 난 이쿠코의 존재가 편의주의적이고 우연과 기적이래도 별로 나쁘게 보지 않음. 아니 오히려 개연성은 몰라도 울 적에 내의 핍진성으론 맞다고 생각함. (애초에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용어 자체가 당시 고대 그리스 연극의 핍진성에는 맞는 거였음.) 괭갈 내내, 아니 용기사는 항상 그랬으니까. 또한 기적을 관장하는 마녀인 베른은 페더린느의 무녀고 현실의 모습은 이쿠코의 고양이라는것도 굉장히 의미심장하지.
이런 이쿠코의 편의주의적인 "기적"이 없으면 ep8의 "기적적인" 엔딩은 성립할 수 없었음.
(위의 베른의 대사인 "기적적 확률로 겨우 한 명을 데리고 돌아올 수 있을지"가 엔제의 생존뿐만 아니라 토오야의 생존 후 엔제와의 재회까지 말하는거라면
애초에 토오야가 생존해서 이쿠코에게 주워진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도 할 수도 있을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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