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사이코로시 후기가 많이 올라와서 써봄

먼저 쓰르라미 본편에 나온 조각의 설정에 관해 보자

"케이이치가 사로잡힌 세계의 이야기구나. 나는 그 조각들이 책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오니카쿠시 편'이라고 이름붙였어."

조각세계가 나온 미나고로시 프롤로그임. 조각이 처음으로 언급된 여기서부터 조각은 이야기이며 책과 같다고 묘사됨

조각을 여러 개 인지할 수 있는 존재는 특별한 존재라는 것

단일 세계의 인간은 다른 조각을 지각할 수 없으며 가능성 있는 상상의, 꿈과 같은 if의 세계라고 생각한다 (6챕터 쓰레기산 케이이치, 7챕터 케이이치와 리카의 대화, 7챕터 케이이치와 레나의 전화통화)

미나고로시 엔딩

베른카스텔은 자기 나름대로의 해피엔딩을 상상해 봤지만 자기만족이나 다름없는 조각이라 보여줄 수 없다고 함. 그리고 내가 만드는 이야기보단 리카가 스스로 자아내는 쪽이 훨씬 멋진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도. 즉 조각은 상상이자 이야기임

마츠리바야시로 넘어가면 조각엮기로 들어가는 부분에서 조각세계는 이야기 세계라고 다시 한 번 언급됨

조각엮기는 최고로 이상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음

마츠리바야시의 52번째 조각 이후

여기서도 베른카스텔은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상상해보며 조각(=이야기)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여줌

그 이후 용기사 코멘트에서도. 당신도 이미 조각으로 노는 법(=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창작의 즐거움을 당신에게 맡긴다고 함

여기까지 본 뒤에 사이코로시를 보면 사이코로시의 조각은 하뉴가 리카에게 보여준 꿈 속 이야기라고 하는데, 조각의 설정을 되짚어보면 상상과 이야기와 조각은 동의어임. 하뉴가 리카에게 보여준 꿈, 보여준 조각, 보여준 이야기라는게 모두 같은 말인 거야. 그래서 조각이란 설정 하에선 사이코로시가 가짜니 뭐니 녹용 주작인지 아닌지는 의미가 없다고 봄

업졸 본 사람이면 이 서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거임

"그때,　아까　하뉴가　이상할　정도로　냉정하게　저쪽　세계를　꿈이라고　즉답했던　걸　떠올린다.

…………사실은　꿈이　아니다.

하지만,　…선택한　이상,　현실은　이곳이고,　저쪽은　꿈일　뿐이다."

그렇다면 왜 꿈이라고 말했냐? 하면 이건 사이코로시 본편에도 나오는 말이지만, 세계의 비교는 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며 인간에겐 주어진 세계만이 열심히 살아가야 할 유일한 진실이기 때문임. 인간은 다른 세계를 알 필요도 없고 알아서도 안 됨. 한쪽 세계를 선택한 이상 다른쪽 세계는 꿈과 같은 것이라는 말이 본편에 그대로 나옴

사이코로시가 진짜 있었던 일인가? 하면 그건 나도 모름. 진짜 있었던 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음. 조각은 이야기라는 설정이 그런 거니까. 하지만 인간인 이상 다른 세계가 진짜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음

여담으로 마지막에 리카가 어머니를 죽이고 다시 원래 세계로 돌아왔다는 것은 난 비유적인 의미로 어머니를 죽인 것이라 생각하는데, 사이코로시에서 하뉴의 입을 빌어 루프는 죄라고 말함. 극단적으론 리카는 타카노에게 죽었어야 했다라고도. 루프는 죄라는 것을 어머니를 죽여온 것이라 단적으로 비유하는데 이전 세계를 포기한 것 = 어머니를 죽여온 것이라는 관점을 확장시키면 어머니가 살아있는 세계를 포기하고 없는 세계를 선택해서 돌아온 것을 죽였다고 볼 수도 있음. 그런 의미에서 죽였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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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턴 괭갈 스포가 될 수 있음

혹시 괭갈 모르면 스포가 될 수도 있는데다 쓰르라미 얘기하는데 괭갈식 해석 가져온다는 얘기 듣기 싫어서 일부러 본문에선 괭 언급을 피했는데 괭갈 특히 코믹스 황마고까지 본 사람이면 위의 조각 설정이 괭갈의 그 설정과 완전히 동일하다고 생각할거임 그래서 난 적어도 조각 설정만은 쓰괭이 공유하고 있다고 봄 키코니아는 아직 1페밖에 안 나와서 모르겠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