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의견
미션 스토리는 비주류로 여겨지는 샌드박스-암살 장르인 히트맨에 대한 제작진의 최선의 배려이고

해당 기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뭐 갤에도 예전부터 말이 몇 번씩 나왔었고, 키자니 바보같이 가이드만 따라가게되고, 끄자니 손해보는 것 같다는 의견을 몇 번 본 적이 있어서 내 고찰과 함께 의견을 적어보려고 함.

히트맨은 샌드박스-암살 게임인 만큼 플레이어를 던져놓고 목표를 달성하게 만드는 장르고, 또 이에 따라서 게임 세계 기반에 깔려있는 규칙들 아래에서 이를 행해야함.

게임에 있는 가장 기본이 되는 규칙 두 가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음.

1. 공격을 받다보면 죽는다. (실패 조건)

2. 타겟 암살이 끝나면 탈출 루트를 사용해 해당 지역을 벗어날 수 있다. (성공 조건)

이 바로 윗 단계에 있는 규칙들에서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암살 방법, 범죄 행각 관련 규칙들이 들어서게 되는데

1.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은 나쁜 짓이다.

2. 다른 사람을 사칭하는 것은 나쁜 짓이다.

3. 구토제를 먹으면 가장 가까운 "적당한 곳"으로 토를 하러 간다.

4. 카메라에 나쁜 행각이 찍히면 곤란하다.

...

등등 다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데, 놀랍게도 이 규칙에 대한 대부분을 튜토리얼 캠페인인 Guided Training, Freeform Training, The Final Test의 메인 캠페인, 도전과제, 에스컬레이션(단계별 미션)에서 제공하고 있음.

그럼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기저 지식을 대부분 알고 있는데, 히트맨은 쉬운 게임이 아닐까?

플레이 해봤으면 알겠지만 절대 아님

게임의 기본이 되는 두 가지 규칙(실패, 성공 조건)을 지키기 위해 각 캠페인, 혹은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한데

히트맨이라는 게임이 맵을 아무런 규칙 없이 마음대로 뛰놀고 다닐 수 있는 게임이 아닌 것은 튜토리얼을 통해서 익혔을테고

오히려 이 게임은 군중 속에 녹아들어서 암살을 행하는 게임이기에 군중 속에 녹아들기 위한 제약조건을 각 맵 마다 익혀야함.

간단히 말하자면, 실패 조건을 피하며 성공 조건에 다가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각 맵의 제약조건을 익히는 것이라는 말임

하지만 첫 번째 캠페인인 The Showstopper(파리) 지역도 생각보다 큰 지역에 적지 않은 직업 복장이 있음

(물론 첫 지역인 만큼 타 지역에 비해 크진 않고, 복장도 적은 편이긴 하지만, 바로 직전의 튜토리얼 캠페인에 비해서)

또, 메인 캠페인 타겟인 빅터와 달리아를 암살하기 위한 방법도 꽤 많이 준비되어있고, 여기에는 게임이 흘러가는 이야기도 녹아들어있음

이 모든 것을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혹은 그 지역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가 헤쳐나가기는 쉽지 않음

그래서 이를 위해 제작사에서 준비한 것이 미션 스토리(가이드) 기능임

해당 기능은 맵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차근차근 따라가는 가이드이고, 해당 가이드를 전부 따라가다보면 맵에 있는 중요한 지역 대부분에 접근하고, 중요한 복장 대부분을 입어보고, 암살에 도움이 되는 각 요소들을 사용할 기회를 가지게 됨

간단하게 말하면 해당 지역의 제약조건을 개괄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됨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각 지역에 준비되어있는 갖가지 도전과제들을 클리어하며 맵에 대한 이해도를 더 높이고, 지역 마스터리 레벨도 올려 새로운 장비를 사용해볼 수 있음.

하지만 이 미션 스토리가 제공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지역을 막막하지 않게 플레이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뿐이라 미션 스토리의 가이드를 벗어나는 순간 게임은 어떻게 플레이하라는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고, 어떠한 힌트도 제공하지 않음

미션 스토리를 모두 클리어한다고 하더라도 그 지역에 대한 이해도는 5% 남짓, 혹은 그 이하일 것이라서 도전과제들이 말 그대로 도전할만한 과제로 남게 됨

또한 이 도전과제들도 어디까지나 평균적으로 2~3명 남짓의 메인 타겟에 대한 암살을 위한 지식들이라 에스컬레이션 미션(단계별 임무)나 컨트랙트(유저 제작 임무) 혹은 프리랜서(로그라이크 모드)로 넘어가 다양한 타겟을 암살하기 위한 지식도 각 지역의 도전과제를 클리어하며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지역에 대한 이해를 확장시켜나가야함. 맵에 있는 타겟으로 설정 가능한 NPC는 너무나도 많고, 암살에 이용할 수 있는 오브젝트의 수도 너무나 많음.

어... 뭐 대충 여기까지가 내가 생각하는 미션 스토리에 대한 고찰이고 이에 대한 의견은 위에도 짧게 정리했지만 자세히 풀어쓰자면

히트맨은 샌드박스 게임 치고는 제약조건이 많은 편임.

하지만 오히려 이 제약조건을 적절하게 우회하는 것이 주된 목표가 되는 게임임.

이러한 제약 조건을 각 지역마다 익히는 것은 몇몇 플레이어들에게는 막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메인 캠페인에 대한 타겟에 준비된 특별한 암살 방법을 행하고, 진행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야기를 어떠한 가이드도 없이 확인하기는 확실히 쉽진 않음.

이게 싫은 플레이어들을 위한 것이 미션 스토리(가이드) 기능이고, 플레이어가 원할 때 언제든지 끄고 켤 수 있음.

미션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이 싫지 않고, 아직 게임이 막막하다면 킨 채로 놔두는걸 추천하지만

더 이상 게임이 막막하지 않거나 미션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이 싫다면 끄는 것도 한번 권유해보고 싶음

어차피 미션 스토리를 키더라도 0% - 5% 남짓한 정도의 이해도 차이만 있을거라 "게임의 너무 많은 부분을 가이드를 따라 플레이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은 접어둬도 됨

하지만 막막하다, 더 이상의 진행 방법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언제든지 다시 키면 됨

지역을 아예 모르는 0%와 개괄적으로나마 이해한 5%의 차이는 크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두 플레이어가 느끼는 막막함의 차이는 몇 배로 차이날 수도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