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누카즈케도 한 반년 키우면서 온집안에 쌀겨 흘리고 다니고
술 빚고 남은 찌개미로 나나스끼도 박아 놓은지 일년 되고..
생멸치 사다가 앤쵸비도 한더미 쟁여놓고... 뭘 보면 자꾸 만들어보려고 하는 초보 주부입니다..

올해는 마트표 밀된장이 먹기싫어 메주를 만들려고 짚을 사려는 만행을 저지를뻔 했는데
복도식 아파트에서 똥냄새 나게 말릴수도, 집에서 말릴수도 없어 다음으로 기약했네여..

올여름에 청매는 온라인으로 10키로 준비해놨는데 배송이 너무 늦어져서 취소하고

주말에 하나로 가서 10키로 사왔는데
이런 젠장 다음날 퇴근하고오니 취소한 10키로가 문앞에 도착해있더군여.
어쩌겠어여. 반품하면 불쌍한 매실들은 다 버려질텐데 ㅠㅠㅠ

밑손질 해서 선풍기에 말리고, 알이 큰 장아찌꺼리는 남편한테 까라고 시키고,

나머진 설탕에 절였는데 현재 매실청들은 반년쯤 지났다고 간장처럼 검게 숙성 되있어여. ㅋㅋ

한 한달있다가 황매도 5kg사와서 우메보시를 담궜습니다.

절일때부터 무거운 돌로 누르지 않아 완전히 잠기지 않은바람에 곰팡이때매 온갖 고생하고 ㅠㅠ

차조기 씨뿌려놓은건 또 안자라서 가을에 차조기 급하게 구매해서 물 들이고..
장마 끝나고 건조 망 구해서 약 4일정도 매일매일 저녁엔 매초액에 담그고, 낮에는 다시 망에 꺼내 말리길 반복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짓을 딱 4일했다고 우메보시가 예쁘게 빨갛게 물들었음.

요건 안 터진것만 손님용 겸 선물용으로 골라 담은건데, 반정도가 제조과정에 피치못해 다 터질수밖에 없어서..
터진건 제 밥반찬으로 먹고 있습니당. 확실히 다달이 꺼내먹을때마다 숙성되어 맛이 부드러워지네여.

작년에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고추장을 담그겠다고 메주가루를 샀는데 실수로 2봉지를 사서

1봉지만 담그면서 시행 착오 겪고,
올해 남은 1봉지도 처리했는데 때깔이 아주 곱고 너무 달거나 짜지 않고 잘 발효되어 감칠맛 납니다.
좀 쿰쿰한 메주내가 남았길래, 위에 우메보시 담궜던 매초액을 넣어 재발효 시켰더니 쿰쿰한 냄새도 다 나감.

올해 김장. 총 18포기 해서 전체샷은 아닙니당. (절배7포기+하나로 생배 9포기+별매 2포기)
한 4년동안 매해 1~2번씩 담궈먹는데 걍 내가 담근게 제일 맛있어서 굳이 매해 고생합니다..
제일 맛있는게 울 엄마 김치고, 두번째로 맛있는게 제가 만든 김치에여.
비법이라면 멸치육젓 안달여서 쓰고, 민물새우 듬뿍, 청각을 사용합니다.

대신 민물새우와 육젓 건더기가 삭지 않아서 바로는 못먹음. ㅋㅋ

남편도 어찌나 좋아하는지, 김장한다 그러면 팔 걷어부치고 자기가 다 절인다면서
'더 만들자~' 조르다가 저한테 한대 얻어 맞습니다.. 소는 내가 만들어야 되잖아.. =ㅅ=

이게 한 두어달 지나서 잘 익고나면 이렇게 누릇누릇하게 물드는데
아삭함은 그대로 있고 구수한 냄새가 나서.. 시판김치 익은거랑 차원이 다릅니다.
자취하는 친구가 놀러와서 다른것보다 김치를 순삭하길래 좀 싸줬는데..
싸준것도 순삭 했다고 하더군여.. ㅋㅋㅋㅋ

올해 처음 한번 해본 이북식 덤부렁 김치.
시부모님 당뇨가 있으셔서 저염으로 해서 갖다 드리려고 따로 만든건데
두어달 익혀놨다 먹으니 와 진짜 진짜 맛있습니다. 쨍하지만 깊은 맛.!!!

요건 엄마아빠가 시골사시면서 취미로 가꾸는 텃밭에서 기른 무우를 챙겨주셔서
몇개 얻어왔는데, 이 귀한것을 그냥먹긴 너무 아까워서 소금장아찌로 만들고 고추씨로 맛을 더해줬습니당.
그냥 맛이나 보자고 귀퉁이를 썰어서 맛만 봤는데 주방에 '아그작' 하는 소리가 퍼짐 ㅋㅋ

작년에 처음 해봤던 오이지. 물엿을 사용해서 물기를 빼는 개량식으로 담궜습니다.
제가 만든걸 먹었을땐 '어머머 진짜 이제 마트에서 못사먹겠어 너무 맛있다' 했는데
올해 김장 도우러갔다가 엄마가 만든 오이지 무침을 먹으니 그게 더 맛있네여..쩝 ㅋㅋ

이상입니당.
82cook 눈팅 자주 하는데 거긴 가입이 안되고.. 맘카페는 넘 다른세상 얘기고..
디시 12년정도 했는데 디시에 쮸부 갤러리가 생겨서 좋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