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늘고 졸업생 중 한 명입니다.

졸업한 지 오래되었고, 학생증도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인증할 방법이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기수나 어느 대학을 갔는지 말씀드리면 제가 누구인지 특정이 가능해져 모호하게만 말씀드립니다.

게스트 하우스(기숙사 2층 통로 옆 방들로 지금은 남학생들이 쓰는 것으로 압니다)에 선생님들이 묵으셨던 때에 학교를 다녔고, 대학은 의대 갔습니다.

원래 저는 디씨인사이드를 하지 않지만, 최근 모 고등학교의 마이너 갤러리가 이슈가 되면서

웬만한 고등학교, 특히 남학교나 자사고는 마이너 갤러리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해 궁금해서 검색해보았습니다.

자도완성을 보자마자 탄식부터 나왔습니다. m하늘고가 바로 뜨더군요.

여러분, 자습 시간에 놀아도 상관 없습니다. 심지어 아무리 졸아도, 교과 외 책을 읽어도 갈 대학은 갑니다.

하지만 디씨는 안 됩니다.

각종 혐오를 양산하고, 그것이 무슨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게 이용자끼리 합리화를 반복하는 것이 디씨입니다.

당장 평소 인터넷 말투를 돌아보십시오.

"ㅋㅋㅋ븅신새키 유동닉으로 씹선비질하노ㅋㅋ 기분 좆같노 민증 까라 게이야"

혹시 이렇게 생각하고 있진 않으신지...

이기야노체가 지방 혐오의 일환이며, 경상도 방언의 이미지를 오염시킨다는 걸 아시는지요?

경상도 방언을 홍보하는 거다, 방언이니 괜찮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제대로 된 용법도 아닐 뿐더러, 더럽습니다. 디씨&일베 하는 티 납니다.

정말 이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국사 담당하시는 이(섬 이름) 선생님이나, 국어 담당하시는 김(stone) 선생님 앞에서

똑같이 이기야노체로 말해보세요.

여러분, 근묵자흑입니다.

저는 이기야노체만 예로 들었지만, 디씨에는 별의별 혐오가 넘치며, 이를 가까이 하는 것은 여러분을 디씨 이용자들과 같은 사람으로 만듭니다.

하늘고는 통일교육도 했고, 문이과 관계 없이 현대사 강의도 했습니다.(지금도 통일교육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현대사는 들으셨을 것으로 압니다)

세상에는 좋은 집, 좋은 학벌을 가지고 살면서도 혐오에 찌들어 사는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저는 제 후배들이 하늘고의 교육과정을 모두 거치고도 그런 사람이 될까 걱정됩니다.

여러분, 공부를 열심히 해서 중학교 내신을 맞추고, 면접까지 보고 합격하신 것으로 압니다.

여러분은 노력도 할 줄 알고, 지능도 훌륭한 똑똑한 학생들입니다.

제발 혐오와 밈에 스스로를 내맡기지 마세요.

혹시 하늘고 갤러리를 보고 싶어서 디씨를 시작하신 분이라면

학생회장이나 반장에게 네이버 카페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거나, 스스로 카페를 만드세요.

반 친구들 간의 친목 도모와 소통을 위해 카페를 만드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생기부에 한 줄이라도 더 쓸 수 있습니다.

저는 이만 나가 보겠습니다.

일이 바빠서 갤러리를 다시 확인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혹시 분탕이라고 생각하고 매니저님께서 이 글을 지우신다면

최소한 매니저님은 이 글을 읽으셨을 것이라 생각하고 만족하겠습니다.

그럼 후배님들, 건강히 지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