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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초전 15주년 4장 3/10

ㅇㅇ(116.122) 2022.06.26 16:17:28
조회 1153 추천 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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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사텐 루이코라면 수수께끼를 풀고자 단신으로 수수께끼의 지하공간에 임했을 것이다. 평소, 정체 모를 도시전설을 쫓는 그 스탠스를 보면 알 수 있듯, 스스로 발견한 수수께끼는 스스로 풀고 싶은 성격이니까. 그리고 아마, 근거가 없고 몹시 무례한 추측이기는 해도, 대체로 끔찍한 일을 겪어 무참하게 당할 것이다.

하지만, 시라이 쿠로코나 우이하루 카자리는 달랐다.

직접 가해자나 피해자는 못 찾았지만, 눈앞 흔적이나 상황으로부터 『제삼자의 손으로 생존자가 갇혔을 가능성』이 부상한 시점에서 사건성이 있다고 간주할 수 있다. ......까놓고 한 변 2m, 두께 3cm 이상의 철판은 중학교 2학년의 완력으로 들어올릴 수 있는 게 아니므로, 수수께끼의 제삼자가 외부에서 덮개를 닫아버린 시점에서 최소 유괴 및 감금의 요건이 성립된다. 최악에는, 가두어 아사시킬 가능성까지 있는 셈이었다. 한 방울의 피도 없기에 실감을 잡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분명히 말해 목숨이 걸린 훌륭한(?) 중대사건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태에 직면했을 경우, 순순히 안티스킬(경비원)에 신고하여 어른들의 손을 빌리는 게 상궤다. 오히려 개인 플레이로 나설 이유가 없다. 괜히 비밀을 품은 채 미코토 일행 넷이 전멸하면, 그야말로 아무도 지하에서 유우구레 카나리아를 구할 수 없게 되니까.

뾰로통하게 불평하던 사텐은 문득 무언가를 깨달은 듯,

「얼레? 그런데 시라이, 로스트 피스는 애당초 모든 학교가 손댈 수 없는 감시불능 구역이란 전제였잖아요. 어른 안티스킬이 올 수 있어?」

「통상 감시를 할 수 없을 뿐, 안에서 감금이나 살인 수준의 중대 및 긴급성이 높은 사태가 진행되고 있다는 확증이 있다면 돌입 정도는 가능하죠. 로스트 피스라고 해봤자, 타국의 대사관을 지은 것도 아니니까요」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증원으로 온 것은 다 합쳐서 2, 30명 정도일까. 『사건』으로 치부하기에는 명백하게 많았다. 이것이 날치기나 미수로 끝난 편의점 강도 정도라면 신고 하나로 이렇게 오지는 않았으리라. 뒤집어 말하자면, 그들 역시 『이미 살인이 벌어졌을 가능성』까지 시야에 넣었다는 소리였다. 사건현장인 건물의 문과 창문에 파란 비닐시트를 덮고 주변 일대로 출입금지 테이브를 둘러치고,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들이닥치는 매스컴의 대책을 세우고......같은 현장보전작업을 전부 상정하면, 2, 30명이라는 숫자는 오히려 타당하게 보였다. 그건 그것대로 불길할 만큼.

은빛의 네모난 케이스를 어깨로 맨 사람은 감식 같았다. 딱히 살인사건만 일인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이 엮이자 불안함이 부풀어오른다.

그렇지만, 어른 안티스킬과 어린 저지먼트가 혼성부대를 이룬 건, 로스트 피스의 번거로운 사정이 눈에 보이는 수준으로 드러난 기분도 들었다.

안티스킬과 저지먼트는 동시에 말했다.

「그래 알았다. 남은 건 어른인 안티스킬에게 맡기거라」

「안 돼, 너희도 같은 저지먼트라면 내부수색을 지원해줘」

치직, 하고 눈앞에서 불꽃이나 안 튀겼으면 좋겠다. 팀워크가 제로도 아니고. 미코토 일행 넷은 사라진 유우구레 카나리아의 안부가 어떻게 됐는지 한시라도 빨리 알고 싶을 뿐인데.

그리고 그렇게 되면, 안티스킬과 저지먼트 중 어디를 좋아하는가와 상관없이, 미코토 일행의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었다. 사라진 카나리아의 안전확보를 위해서도 끌어안은 정보를 공유하고, 수색에 나서는 사람이 많을수록 좋은 건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손가락만 물고 보기에는 성격에 맞지 않았다. 몸을 움직여 뭐라도 하는 게 낫다.

어차피 시라이 쿠로코와 그 일행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코토는 자기 가슴 한가운데로 손바닥을 올리고,

「알았어, 협력할게요 저지먼트 씨. 전문가의 절차를 알려줘」

「오케이, 너도 따라와. 미확인 지하공간 내부는 지도 앱도 서포트 안 하니까 철저히 기본을 지켜. 우선 이건 자외선 라이트에 반응해서 발광하는 특수한 펜이야. 끝은 그냥 자외선 라이트이고. 지금부터 몇 가지 사인을 알려줄 테니, 조사가 완려된 방이나 통로는 전부 마크해. 지도가 없다면 우리가 만들면 돼. 뭔가 맞닥뜨려 도망칠 때는 반드시 왔던 길을 돌아갈 것. 그럼 다들, 히얼위고☆」

다 함께 뭉쳐 스테인리스제 계단을 내려간다.

하지만, 이미 이 시점에서 예상밖에 벌어지고 말았다. 깊다. 휴대전화 라이트 정도로는 어둠의 깊은 곳까지 내다볼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내려가는 게단이 끝나지 않았다.

가볍게 어림잡아도 100칸 이상은 될 것이다. 하물며 도중에 층계참이 있어 꺾은 적도 없었다. 아마 이 시점에서, 로스트 피스인 인공림의 부지 바깥으로 이미 나갔을 것이다.

끼기기기긱, 하고 낮은 삐걱거림이 들렸다.

물론 미코토나 시라이가 금속 계단을 밟은 정도로 이런 소리는 울리지 않는다.

사텐은 여기저기 휴대전화를 흔들고 흠칫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더니,

「뭐, 뭔가요, 이 소리?」

「지뢰......일까요?」

위험이 있다면 먼저 돌입하는 사텐이었지만, 이런 장면이 되면 옆에서 우이하루 팔에 착 달라붙어 있으니 신기한 광경이었다.

미코토 또한, 매끈한 벽에 손을 올리면서도,

「그런데......」

지금 있는 이곳은, 대체 어떤 지하인 거지?

그리고 겉으로는 온화하면서도 5개 아가씨 학교가 영역을 주장하는 성가신 『학사의 정원』 안에서, 마음대로 이런 지하를 파내어도 괜찮은 걸까?

반짝반짝하게 닦은 은빛의 마루와 벽. 계단보다 값싼 인상이다, 경량 알루미늄 합금일지도 모른다.

사텐 루이코가, 어딘가 남의 일 같은 모습으로 중얼거렸다.

「......우와아. 이건 이제 던전인데」

바로 앞에 갈림길이 있었고, 직선을 살짝 나아간 곳에서 다른 갈림길이 이미 보였다. 한 길이 아니라, 아마 이런 상태로 거미줄처럼 퍼져 있지 않을까?

모인 전원이 한 덩이처럼 있어도 소용없었다. 그렇게 뜻이 안 맞던 안티스킬과 저지먼트도 서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저마다 다른 통로로 향한다.

미코토 일행 넷은, 어쩌다가 다 함께 같은 통로를 골랐다.

「......그런데 진짜 뭘까요, 여기?」

「우─이─하─루─......」

「그 그만하세요 사텐, 이런 상황에서 치마 뒤집을 건 아니죠?」

「아니 이미 뒤집었어, 지하로 내려가기 전에. 역시 우이하루의 팬티는 밝은 햇님 아래서 봐야겠는데」

끼에엑!! 하고 우이하루 카자리가 황급히 양손으로 자기 치마를 붙잡았다.

미코토는 미코토대로, 앞머리에 푸름스름한 불꽃을 작게 티기며, 눈앞에 있는 알루미늄 벽을 손등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꽤 두꺼워. 하지만 내부는 공동 같아. 그리고 통로 벽, 바닥, 천장에 있는 일정한 간격의 선을 보건대, 메가플로트 계열 토대에 사용하는 금속 큐브인가?」

「설마. 그런 걸로 지하 벽을 만들었다면, 쓸데없이 땅을 팔 필요가 없어요. 그냥 얇은 벽보다 공동을 품은 정육면체를 묻는 게 훨씬 힘들 테니까요」

당연하게도, 지하는 파면 팔수록 돈이 든다. 그렇기에 산을 꿰뚫는 터널은 기본적으로 최단거리를 노리기 마련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경비절약을 위해 차선을 줄이거나, 천장을 낮게 설정하기도 한다. 아무것도 아닌 폭이나 높이도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규격으로 통일한다』로 상정하면 전부 배로 뛰어, 최종비용은 무시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는 확실히, 납작한 벽과 두꺼운 큐브는 드는 돈이 지나치게 달랐다. 이를테면 폭 2m만 있으면 사람이 오갈 수 있는 터널을 팔 수 있는데, 굳이 폭을 6m나 확보하여 통상 3배의 경비를 들인 뒤 모처럼 넓힌 좌우 공간을 하나하나 큐브로 열심히 메워서 폭 2m로 돌리는 멍청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비용이 지나치게 큰 큐브 형태의 벽, 메가플로트의 토대, 거미줄처럼 둘러친 지하통로. ......하물며 그걸, 『학사의 정원』에 있는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몰래?)

삐빅!! 하고 폭음이 귀청을 찢어, 미코토의 생각을 가로막는다.

왓왓, 하고 당황한 것은 사텐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낸다.

우이하루가 드물게 달려드는 것처럼,

「정말, 뭐하는 거예요 사텐!?」

「아니 뭐야, 이거? 버저가 안 멈추는데!? 그보다 여기 지하 휴대전화 통하는 거야!?」

사텐뿐만이 아니다.

다른 통로나 모퉁이에서도, 비슷한 전자음이 잇따라 연쇄했다. 반향하여, 뒤섞인 소리의 집합체는 대체 어디까지 퍼져나가는 걸까.

끼기기긱끼긱끼긱, 하고 낮은 삐걱거림이 경량 알루미늄 합금의 벽에서 들려왔다.

시라이는 여기저기 둘러보며,

「일반 통신전파가 아니에요. 더 강력한 방재경보 앱의 경보, 일까요?」

(아니......)

미코토는 숨을 삼켰다.

(이거, 지진이 아니야. 지반 단층이 맞물렸을 때 마찰 때문에 쓸려서 정전기 같은 게 발생해야 하는데, 그런 힘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부정하는 건 쉽다. 하지만, 그렇다면 이 진동은 대체 뭘까? 이상하게 일정한 낮은 진동은, 오히려 기계적인 무언가를 연상시키는데.......

뭔가, 미코토의 가슴 한가운데서 확실하게 위화감이 느껴졌다.

눈에 보이는 위험이 바로 앞까지 다가오는데, 그게 무엇인지 구체적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갑갑함. 혹은, 머릿속 이미지를 명확한 언어로 나타낸 순간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간다......하는 징스크처럼 근거도 없는 공포심.

그런 미코토였지만, 거기서 생각이 끊겼다.

제대로 된 불빛도 없는 광대한 지하공간에서, 휴대전화의 라이트가 무언가를 포착했다. 무기질하고 매끄러운 공간에, 무언가 이물이 있다. 저 멀리, 바닥에 무언가가 있다. 봉긋하게 부풀어오른 검은 그림자의 정체는.......

「인, 간......? 망할, 스즈메!!」

「아, 미사카!?」

「에라 우이하루, 벽에 특수한 펜으로 사인을!! 마크 잊어버리면 나중에 일이 귀찮아져요!!」

단숨에 어수선해졌다.

미코토와 같은 토키와다이 교복에, 황갈색 긴 머리카락. 교칙이 엄격한 토키와다이에서는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부위가 앞머리와 양말밖에 없는데, 카나리아의 경우에는 3번 접은 양말이었다.

유우구레 카나리아는 엎드려서 쓰러져 있었다. 위험한 징후라고 미코토는 생각한다. 자기 뜻이 아닐 경우, 호흡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 단순히 입이 막혔을 가능성도 있고, 자기 체중에 폐가 압박되었을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즉시 어깨를 잡아 위로 젖히려고 했고, 그러나 미코토의 손이 멈추었다. 애당초 왜 카나리아는 이런 지하통로에서 쓰러져 있고, 하물며 자력으로 일어나지 못하는 걸까? 최소한, 몸을 움직이기 전에 머리에 대미지가 없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 확인이 끝나기 전에, 클래스메이트의 건조한 입술에서 무언가가 흘러나왔다.

「아......아......」

「스즈메, 날 알아볼 수 있겠어? 이제 괜찮아, 나 말고도 안티스킬과 저지먼트를 잔뜩 데리고 왔으니까」

「옹, 장, 이었어」

......? 하고 미코토는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방금 그건 뭐지? 의식이 몽롱해도 그렇지, 갑자기 그런 말이 나오기 마련일까?

물론, 잘못 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방금.

유우구레 카나리아의 입에서, 『공장』이라고 말한 것 같은데......???

「공장이었어. 미사고, 여긴 공장이었어......」

「뭐가, 스즈메?」

「하지만 아마, 이걸로는 한참 부족할 거야. 그렇겠지....... 그녀들도 알고 있으니까, 비밀을 지키고 싶었을 거야. 결국은 어린이의 꿈이었어, 다들......」

「순서대로 설명해. 어린이의 꿈이라는 건 무슨 소리야!?」

쿠궁!! 하고 낮은 진동이 있었다.

미코토는 클래스메이트의 옆에서 무릎을 꿇은 채, 반사적으로 머리 위를 올려다보았다. 지진이 벌어진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니다.

역시 미코토보다 먼저 앞으로 나간 듯한, 유우구레 카나리아의 입에서 이렇게 흘러나왔다.

「......시작됐어. 그래, 나는, 막을 수 없었던 거야. 어떡하지, 이대로는 니와토리(※)까지 끌어들일 거야......」 (※츠메바케이(爪羽鶏)에는 니와토리(鶏)가 들어 있다. - 역자 주)

「뭐가!?」

「인디, 펜던, 스」

숨을 헐떡이며, 엎드린 채 카나리아가 중얼거렸다.

갱도 안에서 죽음의 위기를 감지하고 지저귀는 작은 새처럼.


「『학사의 정원』의 독립이 시작된 거야, 미사고......」


     7


그 조금 전이었다.

12살의 소녀, 유우구레 츠메바케이는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대면하는 선생님들은 다들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츠메바케이의 말이 이상하기에, 는 아닐 것이다.

면접의 답변 자체는 완벽했으리라. 오히려 기계적이고, 애처로울 만큼 모범답안이다.

미코토 일행이 어른과 연락을 취한 시점에서, 그들 교사진은 유우구레 츠메바케이가 끌어안은 『사정』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어린 수험생의 머리가 새하얗게 날아가버린 것도 이해했다. 절대로 안전해야 할 『학사의 정원』에서, 친언니가 행방불명이 되었기에, 이런 상태로는 시험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도 납득할 수 있다. 따라서 실제로, 토키와다이의 교사들 의견은 완전히 2개로 갈라졌다.

이런 때니까, 특례로써 훗날로 면접 일정을 바꿔야 한다.

이런 때여도, 특례를 인정하면 다른 수험생 전원에게 불이익이 될 것이다.

......그런 배려 하나하나가, 도리어 유우구레 츠메바케이의 어린 마음을 몰아세우고 있다는 사실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 같았지만. 상세가 가려진 채, 그저 『본래라면 압박을 가해야 할 어른 면접관들이, 하나같이 마음을 써줘야 하는 무언가』가 가족의 몸으로 확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만을 들이밀고 있으니 당연했다.

정면에 있는 아카자메 선생님? 이라는 여자가 말했다.

「유우구레, 일단 휴식을 취할까요? 괜찮아, 이건 시험 내용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 제안입니다」

2개로 갈린 교사진도, 결국은 그런 방향으로 진정된 것 같았다.

모든 시험은 사람을 선별하는 냉정한 구조지만, 한편으로, 온정을 인정하는 분야도 있다. 무엇보다 말 그대로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니까. 당연하게도 시험관은 사람을 떨어뜨리고자 일하는 게 아니다. 수많은 사람 속에서 우수한 사람을 찾아내고 싶을 뿐이었다.

괜찮아.

그 말에, 츠메바케이는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고 오른손 새끼손가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언니의 친구로 보이는 사람과, 약속을 나누었다. 아무 근거도 없지만, 이제는 거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휘청거리며 시험회장에서 퇴실한 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바깥을 달리기만 해서 정말 좋아하는 언니를 찾을 수 있다면 지구를 한 바퀴 돌 각오가 있지만, 그런 단순한 이야기도 아니다.

교사에서 나와, 자기자신의 무게를 못 이겨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총명하기에, 알고 말았다.

본인은 아무것도 못 한다는 사실을, 어린 나름대로 이해하고 말았다.

「우으......」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면접에서는 어른 선생님들을 향해 이래저래 설명했지만, 사실 그렇게 대단한 장래의 꿈 같은 건 없었다. 단지, 언니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싶었을 뿐이었다. 정말 좋아하는 언니와 나란히 같은 통학로를 걷고 싶었다. 그게 잘못이었을까. 구체적으로, 누가 무슨 짓을 한 건지는 모른다. 그렇더라도, 본인이 토키와다이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언니는 오늘 이 날 이런 문제에 안 휘말리지 않았을까.

이런 걸 빌어서는 안 됐던 건지도 모른다.

자기 때문에, 언니가 궁지에 선 건 아닐까?

그럼 어째서, 괴로워하는 건 본인이 아니라 언니인 걸까.

「싫어. 이제 토키와다이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아, 미래 같은 건 전부 버릴 테니까, 꿈 같은 건 전부 포기할 테니까. 그러니까 언니를 돌려줘......」

벌어지고 난 뒤에는, 무의미한 거래였다.

애당초 유우구레 츠메바케이는, 대체 무엇을 거래하면 될지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형태 없은 악마와 교섭하면 운명을 비틀어 언니가 돌아온다고 말하고 싶은 걸까.

자멸적 행동조차 용납되지 않는, 그저 무력한 방관자.

마침내 작게 무너지는 츠메바케이지만, 여기서 흐름이 바뀌었다.

그래.


「어머나, 너 이런 곳에서 뭐 하는 거야?」


목소리가.

부르는 소리에 숙인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긴 금발의 여성이.

「언니는, 누구야?」

「우후후, 네가 니와토리겠구나☆ 난 스즈메의 친구야」

심장이 뛴다.

계속해서 금발 언니는 이렇게 말해주었다.

「미사카 걔네, 면접 도중이라 마음 써서 너한테는 연락력을 안 넣었나 보네. 그래도 내가 확─실하게 미사카 한테 이야기를 들었지☆」

「......?」

「하나도 걱정할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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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굽히고, 눈과 눈의 높이를 맞추고.

달콤한 향기가 나는 사람은 이렇게 말해주었다.

「스즈메는, 미사카가 잘 찾았대」

「아」

「학교 쪽에서 보호하고 있어. 그러니까 이제, 정말로, 하나도 걱정할 필요력은 없어. 지금은 응급처치를 받고 있지만 생명에 별 지장은 없으니까, 곧 언니를 볼 수 있을 거야」

「아으아, 으에에에에아!!」

이제, 뛰어들었다.

소녀는 그 상태로 크게 엉엉 울었다.

「무서웠어!! 무서웠어!!」

「그래그래」

「언니가, 훌쩍, 언니가.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게 아닐까 싶어서, 토키와다이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없지 않았을까 싶어서!!」

「그냥 지나친 생각이야. 절대로 그런 일은 없어」

금발 언니는 딱 잘라 말해주었다.

그 든든함이, 고독한 츠메바케이의 가슴으로 더할 나위 없이 스며든다.

「알겠지, 니와토리? 네 꿈은 다른 누군가를 상처입히지 않아. 좋아하는 언니와 같은 통학로를 걸어 함께 학교에 가고 싶다는 소원은, 딱히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지 않아도 돼. 그러니까 하나도 걱정할 필요력은 없어. 뒤로 돌아서, 교사로 돌아가, 남은 추천 면접도 열심히 해야겠지? 분명 스즈메도, 너와 같은 학교를 다니기 원할 테니까☆」

「응!!」

매달린 채, 힘차게 여자애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슴속 어둠은 말끔히 닦아냈다.

「저기, 언니.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

「뭐가?」

「......좋아하는 언니랑 같은 통학로를 걸어 함께 학교에 가고 싶다. 나, 아무한테도, 언니한테마저 내 꿈은 알려준 적이 없n


그리고 쇼쿠호 미사키는 어린 소녀의 등에 대었던 텔레비전 리모컨의 버튼을 눌렀다.

털썩, 하고 전원이라도 꺼진 것처럼 유우구레 츠메바케이의 의식이 떨어진다.


학원도시 제5위의 레벨5(초능력자), 정신계에서는 최강인 『멘탈아웃(심리장악)』.

따뜻한 꿈속으로 떨어진 소녀의 등을 다시 한 번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두드린 뒤, 그러나, 아름다운 금발을 나부끼는 여왕은 자기 실책에 작게 혀를 찼다.

「......아─진짜, 0점!! 니와토리에 스즈메, 가족만 아는 로컬 별명까지 파내려갔는데 결국 이거? 사소한 실수 때문에 다 망치다니! 정말, 『너무』 아는 것도 성가시다고 할까, 역시 즉석력으로 대화를 구성하면 세부에서 실수가 나온다니까. 여기선 거짓말이라도 확실하게 안심시켜야 하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완전 억지로 의식을 떨어뜨리게 되어버렸고」

그래.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완전히 첫 대면인 어린 츠메바케이가 느닷없이 나온 중학생에게 마음을 열 리가 없었다. 어깨에 저지먼트 완장을 찼더라도, 이미 알고 있는 미사카의 이름을 꺼냈더라도, 반드시 경계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멘탈아웃』이 있다면 상관없다.

쇼쿠호 미사키는 견원지간인 미사카 미코토와 연락 따위를 주고받지 않았다.

그녀는 유우구레 츠메바케이와 미소로 바라보며, 체스라도 하듯 유효한 문구를 나열하여 기계적으로 대화했던 것이다. 츠메바케이의 입에서 한 가지 말을 끄집어낼 때마다, 그 단어와 연결된 주변 다른 단어를 한꺼번에 끌어올리는 느낌으로. 미사카, 유우구레 카나리아, 찾고 있다. 이 점을 눈앞에 있는 츠메바케이의 머리에서 끄집어내면 나머지는 앞뒤가 안 맞더라도 솜씨좋게 이어나가기만 해도 우는 아이를 달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래도 대상의 머릿속을 지나치게 알아본 것이 화근이었던 것 같다.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과 장래 꿈에 대해서는 절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이런 기본 중의 기본도 잊어버리다니 웃기지도 않아, 내 감성력도 더러워진 건가?)

「여왕님」

「호카제, 내 명령이야. 이 아이를 나라고 생각해서, 신명재산(身命財産) 그 외 모조리 닥치는 대로 지키기 데 필요력한 행위를 전부 해. 죽을 생각으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호위이자 측근인 세로롤은, 여왕의 명령이라면 철저하게 충실하다. 따라서, 상대의 질문은 명령수행에 필요하다고 느낀 정보확인에 지나지 않다.

호카제 준코의 우려사항은 이러했다.

「죽을 생각으로 지켜야 할 무언가가 앞으로 벌어지는 건가요? 이 안전한 토키와다이 중학교 안에서」

「그런 상식력이 통할 만큼 안일한 이야기가 아니야, 『앞으로』는. 기다리는 건 피터팬 증후군을 철저하게 졸인, 특대 패닉이거든?」

말하고 나서.

쇼쿠호 미사키는 일단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 뒤, 낮은 목소리로 불쾌하게 중얼거렸다.

여기저기서 방재경보 앱의 경보가 울린다. 잔물결 같은 그 연쇄는, 이윽고 쇼쿠호나 호카제의 휴대전화에도 도달할 것이다.

발치에서 낮은 진동이 커진다.

그것은 너무나도 거대한 모터의 웅웅거림.


「......정말, 뭐 하는 거야. 미사카?」


     8


쿵!!!!!! 하고.

그리고 토키와다이 중학교를 포함한 5개의 아가씨 학교가 모인 『학사의 정원』이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아무도 모르게 지반을 강화한 메가플로트 대좌에 지탱되어, 구름 위에서는 에너지를 무한히 생성하는 대규모 태양광발전기 힘을 빌려, 하늘을 나는 차량과 동일한 원리를 오롯이 대형화한 수직이착륙 기능에 압도적인 힘을 퍼붓는 모습으로.

인디펜던스, 유우구레 카나리아는 그렇게 말했다.

독립.

미코토 일행은 그것을 막을 수 없었다.


     9


그렇기에, 이렇게 되었다.

미사카 미코토는 그늘에서 교정 상황을 바라보고, 완전히 변한 세상에 저도 모르게 혀를 찼다.

(고도 5000m. 그건 그렇고, 『학사의 정원』 발치 전체를 아무도 모르게 송두리째 개조하다니......대체 무슨 기술을 쓴 거지)

미코토는 이제 거의 질린 뉘앙스로 그렇게 생각했다.

뭐 영국과 프랑스를 묶은 유로터널은 40km 가까이 되고, 대도시의 지하철이나 하수도를 예로 든다면 그야말로 총연장은 몇 백, 몇 천km가 될지 알 수가 없다. 5개 아가씨 학교가 모인 『학사의 정원』이라고 해봤자 사이즈는 사방 수km. 그 바로 아래를 파내고 굳혀 인공 공간을 만든 뒤, 경량 알루미늄 합금제의 금속 큐브를 다수 집어넣어 지반을 송두리째 거대한 비행 플로트로 만드는 짓은 기술적인 이야기로만 따진다면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당연히, 실제로 『그것』을 하려면 유로터널이나 대도시 지하철망처럼, 국가산업 수준의 거금이 필요할 텐데......? 아가씨의 짓궂은 장난이더라도 한도가 있을 거잖아)

그 이후로 아직 몇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저녁 전이다.

우이하루와 사텐을 『학사의 정원』으로 들이고 거의 직후였다. 해도 아직 지지 않았다, 대공의 하늘은 멀쩡하게 푸르다.

그런데.

중심에 있는 건 확성기를 손에 든 적발의 세미롱. 스타일을 보건대 아마 미코토보다 연상인 3학년. 곤란하게도, 입은 교복은 마찬가지로 토키와다이였다.

머리의 티아라를 빛내며, 선동자는 전한다.


『그럼 다수결로 해볼까. 이 아카자메 선생님을 유죄라고 생각하는 자는 있는가?』

「「「유죄!! 유죄!! 유죄!! 유죄!! 유죄!! 유죄!!!!!!」」」


도망치자거나, 고도 5000m에서 뛰어내리자거나.

그런, 무모하더라도 그나마 당연하게 보이는 외침은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찬동.

누가 정점을 지배해도 본인의 안전이 보장된다면 뭐든 상관없다는 걸까. 혹은 도리어, 파멸적일 만큼 자유로운 분위기에 삼켜진 걸까.

처형대로 몰린 여교사에게, 깃발을 내거는 데 쓰는 금속폴. 그리고 묶어서 고리 모양으로 만든 꺼림칙할 만큼 두꺼운 금속 와이어.

......안전하고 쾌적한 『학사의 정원』은 이미 없다. 학원도시의 조례는커녕, 아마 일본헌법조차 통하지 않을 것이다.

360도 도망칠 곳 없는, 고도 5000m의 감옥.

미코토는 휴대전화로 시선을 던진다. 일단 안테나는 서 있지만, 링크로 『학사의 정원』의 외부 사이트를 보려고 하면 화면이 굳었다. 고도 5000m. 휴대전화 전파는 그렇게 날아가지 않기에, 지상과 접속이 불가능했다.

(......흑막 사이드는 본인만의 엄청 큰 기간 안테나라도 준비했을까. 혹은 차라리 위성회선?)

아무튼, 구조를 부를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렇게까지 화끈하게 벌이면 신고를 하든 말든 상관없이 학원도시의 어른들도 사태 해결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고 믿고 싶은 참이지만.

하늘을 나는 차량을 거대하게 만들었다면, 사용하는 건 전기적 모터일 것이다. 이렇게 큰 『학사의 정원』을 띄웠다는 건, 대형화는 물론 상당한 숫자가 고도로 연계하고 있으리라. 섣불리 미코토의 능력으로 하나하나 멈추면 거대한 평면이 기울어 송두리째 추락할지도 모른다.

전개에 따라서는 갑작스러운 공황이 터졌을지도 모르는데, 천칭은 흑막에게 기울었다. 의식주는 영속적으로 확보되고, 평소와 똑같은 생활 사이클이 유지되었음을 알자, 많은 학생들이 『뭔가 문제는 발생했지만, 지금 당장 몸을 던져 해결할 정도는 아니다』는 결론에 이른 것 같았다.

느닷없이 육지가 송두리째 떠올랐는데, 물은 어떻게 할 생각일까. 뭐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면 비구름 아래를 지나가 얼마든지 보급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를테면 행렬이 생긴 스위트샵에 줄을 섰다고 해보자. 길고 긴 줄 바로 옆에서는 작은 미아가 울고 있다. 이 안에서 누군가가 줄을 벗어나 무릎을 꿇고 웃으면서 말을 걸어주면 끝날 일이지만, 글쎄, 모두가 전부 망설임 없이 그 한 명이 될 수 있을까. 줄에서 나가면 손에 넣을 수 없는데.

이것이 소극적 긍정.

그리고 또 하나, 흑막 측은 적극적 긍정을 선택할 재료를 던졌다.

다시 말해,

『실제로, 학원도시의 사회문제는 어른들이 만들어내고 있다』

군중에 둘러싸인 확성기의 주인, 『선동자』에게서, 그런 목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을 열중시키는 진짜 원인은, 이것이다.

『자기 머리를 헤집어 능력을 개발시키는 데 어째서 레벨에 의한 격차가 필요하단 말인가!? 연구자와 관련된 다양한 흉악사건이 벌어지고 기밀유지라는 명목으로 흐지부지되는 건 어째서란 말인가!? 말할 것도 없다, 그곳에 어른들의 이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학생의 성장 그 자체에는 본래, 돈 계산이란 게 없어야 하는데!! 우리, 당사자 학생이 어디까지 할 것인지 스스로 고를 수 있다면, 능력개발에 쓸데없는 비극이나 좌절은 필요 없어진다. 적어도 한 일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고 납득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학원도시에 교사는 필요 없다. 학원도시는 그 이름대로, 이곳은 배우는 자에게 이상적인 도시가 되어야 하니라. 처음은 제7학구, 그중에서도 작은 구역부터 시작해도 좋다, 우리가 확실한 성공례를 보이면 23개 모든 학구가 반드시 따라올 것이다! 그것이 학원도시를 진실로 해방하는 운동으로 이어지리라!!!!!!』

(저 『선동자』, 토론하고 있던 옛날 말 쓰는 빨간 머리인가. 스즈메가 『그녀들』이라고 했으니까, 아마 다른 학교의 토론 참가자도 한패겠지)

태양광 발전에, 하늘을 나는 차량.

그 옛날 말 쓰는 빨간 머리 말고도 토론 참가자가 말했던 아이디어가 이번 일에 투입되었다. 그렇다면 5개 명문교의 토론 대표자 다섯이 하나의 흑막 그룹으로 뭉쳤다, 하고 의심하는 게 좋을 것이다.

독립.

이런 비정상적인 제안이 순조롭게 침투한 것도, 어쩌면 토론이라는 형태로 사전에 사상이 『학사의 정원』 전역으로 새겨넣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맞서는 적대자가 뒤에서 연결되어 있다면, 듣고 있는 청중이 머릿속으로 하나의 결론에 이를 수 있게 논쟁하는 척하며 유도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특히 한 사람이 수많은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연설과 다르게, 적대자끼리 논쟁을 벌이는 토론에서 청중은 자신만의 의견을 구축하지 않고 그저 『어디에 찬성해야 하는가』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양쪽 다 정신나간 의견을 말하는 경우더라도, 둘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강제력이 작용하는 셈이다. A든 B든 둘 다 말만 바꾼 독립 지지파였다면, 과연 청중은 무엇을 선택할 수 있겠는가?

(속옷 소재니 땀 억제 스프레이 금지니, 멍청한 교칙만 만들려고 하니까 어른들을 매다는 거라고. 정말. 그렇다고 기분전환 방식도 모르는 아가씨들은 욕구불만을 속에 담기만 하니, 이래서 한 번 터지면 무섭다니까......)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야」

폭발물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것은, 많든 적든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가지고 있다. 만약 정말로 아무 스트레스도 없이 태연자약하게 살아가는 인간이 있다면, 그놈이 바로 자각도 없이 주변 일대로 강대한 스트레스를 흩뿌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즉, 이 정도의 참상을 만들려면 화약고에 구체적인 불씨를 던질 필요가 있다.

그건 무엇일까.

(평소 작은 짜증을 담아두었더라도, 이렇게까지 주저없이 크게 폭발할 리가 없어. 갑자기 폐쇄환경에 놓인 압박? 도시의 규칙이 사라진 정신적인 여파? 혹은 고공으로 내던져져 기압이 혈류에 영향이라도 끼친 건가?)

아니, 그렇지 않다.

미사카 미코토가 주목한 것은, 역시 인간이다. 그리고 기술.

「저 확성기. 흩뿌리는 건 소리뿐만이 아니었어......」

물론 파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자파는 다양한 것을 반사한다.

......다시 말해 수분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안개여도, 전자파는 여실히 난반사하여 그 위치나 두께를 정확하게 계측한다. 이것을 대규모화한 것이, 소위 기상 레이더였다.

(그냥 수분이더라도 땀에 흥건하게 젖은 것처럼 착각하니까 목표를 저도 모르게 짜증나게 할 수 있을 테고, 화학물질이면 훨씬 효과가 커져. 이를테면 폴리펩티드나 우루시올, 소위 가려움의 원인물질을)

물리적으로 폭발의 논리가 존재한다면, 말로 설득해서 어떻게 할 상태가 아닐 우려도 커진다. 이래서는 쇼쿠호의 멱살이라도 잡아 『멘탈아웃』을 쓰게 한다......같은 것도 토대부터 흔들렸다.

이를테면, 정신적인 능력과 순수하게 화학적인 전신마취. 같은 인간한테 동시에 사용하면 피험자는 할로겐이나 일산화이질소의 효과를 뿌리치면서까지 쇼쿠호의 지시대로 일어나 돌아다닐 수 있을까? 그 고압적인 여왕이라면 쓸데없이 큰 가슴을 펴고 가볍게 승낙할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실제로, 100%의 확실성은 없을 것이다. 샘플이 지나치게 적다.

「......최악이야」

그건 그렇고, 쇠약해진 유우구레 카나리아에게 아직 모든 이야기를 못 들은 것 역시 갑갑했다.

클래스메이트가 말한 『공장』이란 무슨 말인 걸까?

『물론, 실제로 「학사의 정원」을 운영하려면 돈이 든다. 그것도 상당히 막대한 금액이 필요하지. 허나!! 그것조차 과연 교사의 손이 필요하겠는가!? 우리는 말할 것도 없이 순수한 아가씨다. 개중에는 부모 손을 빌리지 않고, 자력으로 이미 사업을 일으켜 돈을 벌어들이는 자도 있을 것이다! 반복하겠다, 이 「학사의 정원」을 올바르게 운영함에 있어 위에서 내려다보며 명령하는 교장이나 이사장이 필요하겠는가? 아니!! 이미, 우리는 우리를 보살필 수 있는 돈을 갖고 있네!! 돈을 만드는 법 정도는 알고 있어! 여기서 굳이 타협하여, 교사 놈들의 더러운 돈을 섞을 필요는 어디에도 없다!! 도리어 추잡스러기만 하지!!!!!!』

미코토는 일단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리고 조용히 숨을 내쉬고,

(쇼쿠호 녀석......역시 틀렸나)

제5위 본인보다 토키와다이 최대파벌이라는 『다수결의 폭력』에 기대하는 미코토였지만, 즉시 움직여서 제압, 같은 냄새는 나지 않았다.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우선적으로 지켜야 하는 쇼쿠호로서는, 파벌의 인원수가 많기에 자칫 전면전쟁이 벌어졌을 때 동료를 『전부』 감싸기는 힘들 것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승산도 보이지 않는데 안이하게 정면충돌은 고를 수 없으리라.

그리고, 토키와다이 안에서는 최대파벌이라고 해봤자 『5개 아가씨 학교 전체』에서는 비율이 달라진다. 정말로 정면충돌이 발생하면, 사냥당하는 소수파는 쇼쿠호 파벌이 될 것이다.

쇼쿠호 쪽의 방향은, 본심은 차치하고 겉으로는 『선동자』에게 공감하기로 한 걸까. 『멘탈아웃』은 오히려 파벌에 겨누어, 속내와는 다른 언동이 겉으로 새지 않게 연기지도에 사용한다.

그런 장기적인 이익을 낳는 어른스러운 선택지를 미코토는 절대 고르지 못했고, 그렇기에 쇼쿠호와는 어떻게 해도 뜻이 맞지 않는 것이리라. 반대로 말하자면, 상대도 상대대로 미코토처럼 단락적으로 손해와 싸우는 어린이 같은 선택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고르지 않는다는 뜻이지만.

극한 장면에서, 본인은 할 수 없는 선택을 망설임 없이 고르는 자들.

서로 얼굴만 봐도 짜증나는 것 역시 당연할 것이다.

「아무튼......」

미코토는 다시 교정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대로 가만히 두면 저 여교사는 순조롭게 처형 제1호였다. 목에 와이어가 걸린 채 핸들이 돌아가,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처럼 시체가 높게 걸릴 것이다.

......그리고 아마, 실제로 한 명이라도 처형하면 『학사의 정원』은 결정적으로 톱니바퀴가 망가져, 일체의 제동이 안 걸리게 된다. 꿈에서 깨든, 깨지 않든, 모인 학생들은 자신의 올바름을 믿을 수밖에 없어진다.

그리고 유우구레 카나리아는 술을 헐떡이며 이렇게 말을 흘렸다. 자신은 막을 수 없었다고. 책임을 느낄 필요는 없는데, 그럼에도 사람이 죽는 일이 발생하면 안 그래도 쇠약한 카나리아는 더욱 작게 뭉개질 것이다. 그리고 그런 언니를 목격한 어린 동생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다.

쇼쿠호가 쇼쿠호의 선택을 했듯, 미코토도 미코토의 선택을 한다.

탁!! 하고 앞머리에서 강하게 번갯불을 튀기며, 토키와다이의 에이스만 할 수 있는 방법을 취한다.


「그럼 사지로 뛰어들어볼까! 인명이 최우선이지!!!!!!」


     10


「후우─......」

하고, 쌍안경에서 눈을 뗀 것은, 토키와다이 중학교에 2개 있는 학생기숙사 중, 특히 외부학생 기숙사를 자신의 영역으로 삼아 공포로 지배하는 여성 사감이었다.

그녀는 조용히 숨을 내쉬고,

「......솔직히, 오늘은 저쪽으로 안 가길 잘했네」

만약 그랬다면 몹시 분노한 소녀들에게 사로잡혀 처형까지 일직선, 영광적인 처형 제1호로 내세워졌을 것이다. 필요한 일이었지만, 미움을 사는 역할이라는 자각 정도는 사감에게도 있었다.

평소 행실은 중요하다.

(뭐, 『그』 이사장이나 주변 속내 새까만 것들은 알아서 잘 하겠지. 문제는 와타나베 선생님이나 그쪽 라인인가? 나이를 전부 무시하면 위치상 사로잡힌 공주님이고, 괜히 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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