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제 아재가 생각하는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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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3

[🌟고찰] 인프제 아재가 생각하는 인간관계앱에서 작성

귀염유동쟝(58.226) 2024.04.20 21:00:32

조회 2136 추천 35 댓글 15

사실 그동안 이악물고 mbti 무시해왔었음.이런 건 그냥 재미로 보는 것에 불과하다 생각했거든.

근데 이번에 우연찮게 검사를 해보게 되었는데, 인프제라고 뜨더라고. 그래서 한 번 다른 인프제들이랑 얘기 좀 해보려고 왔음.

우선 난 내향적인 사람이라, 어릴 적부터 '소심하다, 예민하다, 그래가지고 나중에 어떻게 사회생활 하겠냐?' 이런 얘기를 달고 살았었음.

그래, 그때만해도 '남자가 말이야.' 이게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던 시대였거든.

어쨌든 나도 나름 심각하게 걱정하기 시작했고, 대학을 가자마자 '외향적인 사람되기' 작전에 돌입했음.

솔직히, 외향적인 '척', 완전 쉽더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술의 도움이 컸던 것 같은데, 아무튼 '좀 엉뚱하지만 재밌는 사람, 선배한테 예의바르고 후배한테는 소탈한 사람.' 이런 얘기 많이 듣고 지냈었음.

정신차리고 보니깐 학과 학생회장도하고, 완전 사람들 속에 파묻혀서 살고있더라.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지옥같은 시절이었던 것 같음.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내게 가하는 온갖 상처들...

뭔가, 낯선 들짐승들이 내 마음 속 울타리를 갈기갈기 찢는 기분이었음.

'왜 그런 말을 하는거지?'

'그깟 농담을 위해, 타인의 선을 그렇게 쉽게 넘어버린다고?'

그들이 내게 상처주는 말들과 행동들이, 사실 별 악의없이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아챘을 때, 나는 깨달았음.

'예민하다'라는 말이 인간관계에서 가지는 진정한 의미를.

그리고 몸에 맞지않은 옷을 입으면 어떤 고통을 겪게 되는지를.

그래서 대학 졸업 시즌 쯤부터, 인간관계 다이어트에 들어감. 거의 단식 수준으로 다 잘라냈고, 그제서야 좀 숨이 쉬어지는 기분이었음.

뭐, 지금은 웹소설 작가가 되었고, 가족 외에는 딱히 깊은 관계를 만들지 않을 수 있게 되었음.

(tmi로, 너무 내 성향과 잘 맞는 직업이라, 죽을때까지 이 업계에서 살아남고 싶은 마음임.)

결록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인프제는 '외향적인 사람이 되라면 얼마든지 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음.

뭐라고 해야되지?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를 얻는데 재능이 있다고 해야하나?

그냥 살아가다보니, 나라는 사람이 그런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음.

하지만 외향적인 '능력'과는 별개로, 되도록 인간관계는 좁히는 게 좋다고 느꼈음.

워낙 예민한 사람이라, 사람을 만나면서 얻는 스트레스가 정말 정말 크니깐.

아마 인프제 성향의 사람들은 공감하지 않을까?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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