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뉴스] 한국은 ‘탄소 제국주의’ 시대의 식민지가 될 것인가

주식투자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1.03 10:40:54
조회 172 추천 0 댓글 0
														

2023년 10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타국에 무역 압박을 가하는 제도가 시작됐다. EU CBAM은 서막에 불과하다. 탄소 제국주의 시대가 막을 올렸고, 우리는 기로에 서 있다.

7ded8076b5816bf03beae9e546801b6fd3998aa1582cc472ffb6a3fb9176a6cae6579e59760c66080af75720f36977c1



10월16일 추경호 부총리(가운데)가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EU CBAM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10월은 인류사에서 꽤 중요한 날로 기억될 것이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타국에 무역 압박을 가하는 제도가 시작하는 때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유럽연합이다. 10월부터 유럽연합(EU)은 자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탄소비용’을 매기는 시스템을 시행했다. 철강·알루미늄·시멘트·전력·비료·수소 등 6개 품목이 대상이다.

이 사상 초유의 제도 이름은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이다. 줄여서 CBAM이라고 부른다. 낯설고 복잡한 이름이지만, 나라 간에 사고파는 상품에 ‘탄소세’를 매겨 지구온난화를 막자는 오랜 염원이 마침내 현실화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시사IN〉 제801호 ‘느슨한 규제 국가에 관세를, 한국 정부 ‘탄소국경세’ 준비되어 있나’ 기사 참조). CBAM에 대한 EU 측의 설명에는 ‘관세(Tariff)’라는 말이 나오지 않지만, 지난해부터 유럽 언론은 이미 녹색 관세(Green Tariff)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당장 비용을 물어야 하는 건 아니다. 10월부터 2025년 12월까지는 ‘전환기간’이다. 전환기간에 해당 기업은 자기 기업이 제품 생산 과정에서 얼마나 탄소를 배출했는지 보고서를 분기별로 제출해야 한다. 첫 번째 분기별 보고서 제출 기한은 2024년 1월31일까지다.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하면 벌금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본격적으로 관세를 지불해야 하는 2026년까지는 2년 남짓 남았다.

그럼 어떻게 관세를 물린다는 것일까? 탄소총량 등을 계산하는 CBAM의 세부 이행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일단 외국에서 물건을 들여오는 수입업자(바이어)에게 책임을 지운다. 수입업자는 수입품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총량에 따라 그만큼 ‘CBAM 인증서’라는 것을 구매해야 한다. 인증서 가격은 EU의 탄소배출권 가격에 연동한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나라마다 다 다른데, 한국의 경우 t당 1만원 안팎, EU는 10만원을 훌쩍 넘는 추세다.

여기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2005년 EU가 가장 먼저 도입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어떤 기업이 정부가 정한 배출량 이상 탄소를 배출하면 배출권을 구매해서 이를 상쇄하는 제도다. 그런데 한국 정부의 경우 기업에 공짜로 탄소배출권을 나눠주고 있다. 현재 ‘무상 할당’ 비율이 90%에 이른다. 반면 EU는 발전부문은 100%, 산업부문도 70% ‘유상 할당’이다. 2034년까지 CBAM 대상 업종에 대해 아예 100% 유상 할당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결과 EU의 배출권 가격은 계속 오르는 반면, 공짜로 나눠주는 국내 배출권 가격은 형편없이 떨어졌다.

만약 국내 기업이 철강 1t을 생산하는 데 탄소 2t을 배출했다면, 철강 1t을 EU에 팔기 위해서는 EU의 배출권 가격에 맞춰 20만원 이상 배출권 비용을 추가로 부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내에서도 CBAM 등에 대비해 무상 할당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지만 산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정부가 제도를 손보지 못한 채 ‘탄소국경세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더욱 큰 문제는 EU CBAM이 탄소배출량을 따질 때 간접 배출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간접 배출’은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외에 열과 전력으로 인한 배출량까지 계산에 넣겠다는 것이다. 즉 국내 기업이 쓴 전력이 화력발전인지,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인지 따지겠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세계적으로 한참 낮은 한국으로서는 날벼락이다.

한국 정부는 단기적 대응에 급급한 분위기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월16일 EU CBAM에 대해 “유럽연합과 협의를 긴밀히 진전시켜 나가고, 대응역량이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탄소배출량 측정·보고·검증 컨설팅, 유럽연합 보고사례집 배포 등을 통해 밀착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유럽연합과의 협의, 그리고 국내 기업에 대한 컨설팅 및 교육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9월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 등이 공동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보고하는 방법과 절차를 설명하는 안내서(가이드라인)를 제작해 배포했다. 500쪽이 넘는 분량이다. 중소기업 등을 위해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움창구’(1551-3213)도 10월5일 개소했다. 실제로 지난 9월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300개 제조 중소기업 가운데 EU CBAM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21.7%에 불과했다. 도움창구를 운영하는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 문제에 밝은 인력 세 명이 상주하며 하루 평균 세 건 정도를 상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당장의 보고서 작성에는 도움이 되리라 기대하지만, 기업이 실질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7ded8076b5816bf03beae9e546821b6f8de981de983789bbb97011142a6b8321c48dabcb083566bac8c0d7c258e76e



자료: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절박한 포스코의 최후 수단은?



EU CBAM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곳은 국내 탄소 배출 업종 1위인 철강이다. 철강업계는 2021년 기준 43억 달러(약 5조3700억원)를 EU에 수출했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 기업 순위에서도 포스코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한다(〈그림〉 참조). 국회미래연구원이 2021년 발표한 ‘탄소국경조정 대응 산업지원 정책과제와 정책효과 예측 연구’라는 보고서는 2030년을 기준으로 EU CBAM이 전면 도입될 경우 국내 산업계의 총부담액이 8조2456억원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그림〉 참조). 다만 이 보고서는 올해 10월부터 적용될 6개 품목만이 아닌, 국내 전체 산업계를 대상으로 했기에 다소 앞서 나간 면이 있다.

7ded8076b5816bf03beae9e546831b6f74e77cc51ec14f3071cfe615b0351132405bab8cce06c4f5f7428dde0ce88cdf





포스코의 탄소중립 정책을 총괄하는 김희 탄소중립담당 상무는 최근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9월25일 미국의 경제 매체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김희 상무는 친환경 철강 제조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 “생산업체가 해외 국가로 눈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대다수 철강을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포스코가 EU CBAM 등 높아지는 관세 장벽을 피해 친환경 인프라가 마련된 해외에서 철강 생산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김희 상무는 이를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움직이고 있다. EU CBAM과 비슷한 무역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의회가 발의한 ‘청정경쟁법안(CCA:Clean Competition Act)’이 그것이다. 석유화학제품 등 12개 수입품에 대해 탄소 1t당 55달러씩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 골자다. EU CBAM은 탄소배출권 가격에 따라 관세를 물리고, 미국 CCA는 탄소의 무게에 따른다는 점이 다르다. 영국과 캐나다 역시 탄소국경조정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세계 무역시장의 질서가 탄소 배출이 많은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게끔 바뀌어가는 중이다.

이것은 ‘협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좋든 싫든 유럽과 미국 등 강한 나라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게임 체인저로 삼고 전 세계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선진국의 이런 행보를 ‘탄소 제국주의(Carbon Imperialism)’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특히 IT 등 신산업에서 미국과 아시아에 뒤지고 있는 유럽은 녹색산업을 무기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U CBAM은 서막에 불과할 것이다. ‘탄소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전락할 것인가.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후위기 대응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것인가. 한국은 위험한 기로에 서 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08/0000033655?sid=104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8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2806 AD LS증권 해외선물 수수료 $2.49 할인 이벤트 운영자 24/01/01 - -
2807 AD [삼성선물]제로데이옵션 무료이벤트 운영자 24/06/03 - -
476357 공지 재테크 자료(23.09.25) [29] 주식투자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2.21 60756 80
1601528 일반 아직 안 오른 음식료 섹터를 사 볼까 [2] AceAsset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2 9 0
1601527 일반 피규어 보니깐 블루아카가 혜자로 보이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 2 0
1601526 일반 이렇게 살아야 되는 게 [2] 언제오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 9 0
1601525 일반 재테크 고수 형님들 초년생이 질문드립니다. [1] ㅇㅇ(211.204) 14:59 15 0
1601524 일반 생각도 못한 순서로 [5] 디올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30 56 0
1601523 일반 PC에 잠식당한 게임계 ㅁㅁ(61.36) 14:30 21 0
1601521 일반 진짜 다오르네 음식료.. [1] 123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7 34 0
1601520 일반 솔브레인홀딩스 3만대 추천한 게이 고맙다 [1] ㅇㅇ(117.111) 14:26 27 0
1601519 일반 내일 축구 개재밌겠다 [2] 123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5 25 0
1601518 일반 주식 안풀리네.. [5] SS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1 39 0
1601517 일반 화장품, 의류, 엔터 다음으로 음식료 픽한 듯 놀고있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7 34 0
1601516 일반 음식료주 폭등하네 [4] 컴포즈커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1 76 0
1601515 일반 레이 얘도 1/4토막 났었네 [1] 123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59 44 0
1601514 일반 이번달 매매 두건다 폭등전날 매도했네 ㄷ [2] 번호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53 32 0
1601513 일반 요즘 고속도로타면 날벌레 수천마리붙음 [1] ㅇㅇ(211.192) 13:34 36 0
1601512 일반 월급 세금 이거맞냐 [5] ㅇㅇ(119.67) 13:28 57 0
1601511 일반 아 동일업종 등락율보니깐 섭섭해지네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24 40 0
1601510 일반 본인 객관화 잘 돼 있어서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5 37 0
1601509 일반 우마무스메 캐릭터도 이쁘네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0 35 0
1601508 일반 근데 맨날 호들갑떨다 망했던거 같은데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6 22 0
1601507 일반 요즘에 3D무비 지리게 나와서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4 19 0
1601506 일반 겜창들 금전감각 이상함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59 46 0
1601505 일반 오늘의 교훈 (feat. ㅌㅇㅇ) [4] 디올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59 46 0
1601504 일반 2만원의 방주로 복귀중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58 55 0
1601503 일반 30분동안 낮잠자니깐 존나 개운하네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55 28 0
1601502 일반 목표는 언제나 연 20퍼 [2] 디올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55 31 0
1601501 일반 오늘 뽀르쉐 파나메라 따신 [2] 디올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52 49 0
1601500 일반 말딸도 해보고싶은데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52 36 0
1601499 일반 왜케 골프치자는 거여? [2] 관찰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51 29 0
1601498 일반 고점대비 10퍼 빠졌는데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51 56 0
1601497 일반 재무제표 독학하려면 [5] 생강생강생생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47 41 0
1601496 일반 점심이 고민이다 삼겹 닭볶음 곰탕 설렁 [1] 관찰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43 15 0
1601495 일반 슬슬 패배를 인정해야하나 [2] 디올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40 36 0
1601494 일반 아..계약 빠그라졌네 [2] 금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7 75 0
1601493 일반 ㅅㅅ게이즈 호꼬동 [7] 음냐아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5 82 0
1601492 일반 you know? [2] 공장땔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 26 0
1601491 일반 뷰웍스같은데 진짜좋은데 [1] 쿠팡러(58.127) 11:40 57 0
1601489 일반 다들 행복하구나 [13] No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3 61 0
1601488 일반 엠로단 티앤엘로 이사사라 엠로 차트 개박살났다 튀자 [1] 쿠팡러(58.127) 11:30 34 0
1601487 일반 마누라와 크루즈 여행 다녀왔다 [4] AceAsset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29 83 0
1601486 일반 넷게이 퍼디 출시하면 팔면 될 듯 [1] (116.122) 11:26 35 0
1601485 일반 적금 추천좀요!!!ㅜㅜ [2] 재갤러(118.235) 11:21 45 0
1601484 일반 주식존잘남신 오늘 야웨샤워할때 선곡은 [8] 봉말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58 47 0
1601483 일반 테크 몰빵에서 벗어나니까 행복하네 [4] SS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52 83 0
1601482 일반 미행영구님 이쯤아면 치킨이라도좀 쏩시다 ㅡㅡ [6] 헤핑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44 91 0
1601481 일반 오늘의 메모.. [1] ㅇㅇ(121.144) 10:36 35 0
1601480 일반 허브횽님의 넷게이 ㄷㄷ [1] 김뚜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9 54 0
1601479 일반 보닌 화장품 주식 조용히 오르네 [4] ㅇㅇ(121.144) 10:09 82 0
1601478 일반 별것도 아닌 대산데 멋있네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8 85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