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 15분, 원더골을 터뜨리는 카바니
처음 마주하는 홈 팬들에게 카바니가 멋진 골을 선물해주었고, 이른 득점에 힘입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더욱 기세를 타고 상대를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20분경부터 그린우드, 페르난데스 등이 슈팅을 기록하며 추가골을 노렸지만 상대 골문을 또한번 열어젖힐만큼 위력적이지는 못했습니다.
38분에는 간담을 서늘케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린델뢰프가 상대 공격수인 파비우 카르발류의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며 1대1 찬스를 내줄 뻔 했지만, 다행히 상대 선수의 슈팅이 밋밋하게 데헤아 쪽으로 향하며 실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전반은 크게 결정적인 장면 없이 1-0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전반전 경기력은 분명 이전에 비해 매우 개선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팬들과 함께하는 올 시즌 리그 마지막 홈 경기라는 이유여서인지 선수들이 매우 의욕적으로 경기에 임했고, 카바니의 원더골까지 터지며 팀의 분위기가 매우 좋아보였습니다. 특히 우려를 샀던 프레드 - 맥토미니 3선의 경기력도 준수했으며(특히 맥토미니), 악셀 투안제베 역시 기존에 매과이어가 섰던 위치에서 큰 무리 없이 경기를 풀어나갔습니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상대를 압도했던 분위기, 찬스들을 만들어낸 횟수에 비해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오히려 정공법으로 쉽게 풀어나가도 충분히 상대 수비를 이겨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선수들이 생각이 많았던 탓인지 힐패스, 더미 플레이 등 일반적인 플레이보다 어렵거나 모험적인 패스들을 많이 시도했고, 이로 인해 좋은 찬스들을 오히려 자신들의 손으로 놓아버리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습니다.
후반전도 주도권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쥔 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52분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프리킥은 골대를 살짝 스치며 벗어났고, 55분 페르난데스의 프리킥에서 이어진 박스 안 그린우드의 슈팅은 비교적 아레올라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하며 막히고 말았습니다. 61분 풀럼도 간만에 찬스를 잡기는 했으나 데헤아 골키퍼가 루크먼과 카르발류의 공격을 모두 막아내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후도 흐름은 다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잡고 경기를 풀어나갔습니다. 66분 페르난데스의 슈팅도 아레올라가 막아냈고, 74분에는 카바니가 우측 그린우드에게 완벽한 스루패스를 찔러주며 그린우드가 1대1 상황을 맞이했지만 그린우드답지 않게 각을 좁히고 나온 아레올라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하는 슈팅을 기록하며 팀의 추가골을 생산해내는 데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이 득점 실패를 기점으로 흐름이 슬슬 풀럼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찬스를 놓치다보니 득점을 위해 에너지를 쏟아붓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급격히 지치기 시작했고, 전방 압박의 강도도 급격히 느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풀럼은 이 틈을 타 공격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단 한번의 공격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지었습니다. 76분 우측에서 바비 리드가 좌측 파 포스트를 향한 크로스를 올려주었고, 완비사카가 중앙으로 몰려있던 탓에 노마크 헤딩 찬스를 맞이한 조 브라이언이 이를 머리로 정확히 마무리지으며 스코어를 1-1 원점으로 돌려놓았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장에서는 그렇게 많은 기회들을 놓친 끝에 상대에게는 단 한번의 찬스로 골을 허용했으니, 매우 허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실점 이후 아마드와 판더베이크가 차례로 교체 투입되며 피치를 밟았지만 이미 흐름은 상대에게 넘어간 후였고, 딱히 결정적인 찬스를 추가 생산해내지 못한 채 경기를 1-1 무승부로 마치게 되었습니다.
70-75분경까지 경기력이 워낙 좋았기에 무난히 승리를 챙기는가 했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자 해서였는지, 쉬운 패스들을 놔두고 어려운 패스들만 시도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이러한 점들이 최종적으로 팀이 한 골밖에 넣지 못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간만에 괜찮은 경기를 펼치고서도 정공법보다 트릭, 묘수를 택한 선수들이 최종적으로 아쉬운 결과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좋게 말해 팬들 앞에서 흥미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주고자 노력한 것이지, 결국 가장 중요한 결과를 챙기지 못한 상황에서 이는 모두 ‘겉멋’에 불과합니다. 때로는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더 확실한 결과물을 가져다 줄 수 있음을 선수들은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전반적인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상대가 약체임을 고려해야겠지만 중원에서 맥토미니의 몸놀림은 확실히 한창 좋지 않았던 최근 경기들 중 가장 가벼워보였으며, 62분을 소화하며 경합 성공 9회, 볼 리커버리 9회, 롱패스 성공 3회라는 준수한 스탯을 남겼습니다. 원더골을 기록한 카바니는 물론이고 페르난데스 역시 공격을 이끌며 날카로움은 유지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역시 문제는 수비였습니다. 사실 실점 장면 전까지 전반에 린델뢰프가 속도에서 밀렸던 장면 한번을 제외하고는 큰 실수 없이 경기를 잘 풀어나가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수가 또한번 터져나오고 말았습니다. 경기 내내 공격력이 괜찮아보였던 완비사카가 고질적인 단점인 파 포스트 마크맨을 놓치는 수비 실수를 범했고, 결국 이 실수 한번이 실점으로 연결되고 말았습니다. 이 경기 중요도가 아주 크지는 않았기에 망정이지, 만약 이 경기가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를 위해 꼭 따내야했던 경기라던가, 아니면 유로파리그 결승전이었다고 생각하면 아주 아찔한 장면이었습니다.
매우 다행히도 이 경기는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아니었고, 따라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사실이 팀에게 심히 큰 타격으로 돌아오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이제 슬슬 우려가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어느새 최근 5경기에서 1승 1무 3패로 흐름이 매우 좋지 못한 상황이며, 대규모 로테이션이 예상되는 리그 최종 라운드에서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따라서 자칫하면 좋았던 흐름을 모두 놓친 채 우로파리그 결승전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팀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리그 최종라운드 승리를 위해 일부 주전 선수들이 다시 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있어보입니다. 여러모로 오늘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계획이 약간 더 틀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 봉착하고 말았습니다.
이제 대망의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빠르게 팀을 추스려 다시 좋은 흐름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일 듯합니다. 경기력은 그래도 다시 올라오는 추세이니, 집중력과 위닝 멘탈리티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기일 듯합니다.
• 리뷰를 마치며
분명 원치 않았던 결과입니다. 홈 팬들 앞에서 카바니의 원더골을 포함해 시원하게 승리를 챙긴 뒤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준비하는 그림을 그렸겠지만 팀이 엉뚱하게 승리를 놓치며 예상했던 그림이 약간 틀어지고 말았습니다.
물론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역시 이 경기의 중요성이 아주 크지는 않은 상황이었고, 결승전이라는 단판 승부의 특성 상 충분히 더 높은 집중력과 개선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비야레알의 경우 최근 리그 2연승을 달리고 있고, 특히 지난 주말 세비야를 4-0으로 완파하며 분위기를 많이 끌어올린 상황입니다. 물론 리그 최종라운드가 여전히 눈에 불을 켜고 우승을 노리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전이기 때문에 아주 쉽지만은 않겠지만, 라리가 사무국 측에서 비야레알의 편의를 봐준 덕에 경기 날짜가 하루 앞당겨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비해 하루 더 휴식을 취한 채 결승전에 임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유로파리그 결승전은 분명 어려운 경기가 될 것입니다. 여전히 목발을 짚고 있는 주장 해리 매과이어는 결승전 출전이 쉽지 않아보입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반드시 이 경기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완성시켜야 합니다. 오늘의 아쉬운 무승부도 이 경기 승리를 통해 모두 잊혀질 수 있습니다. 시즌을 잘 끝마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기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글: dcinside 제임스 가너 마이너 갤러리 ‘밍구리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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