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데이] v. 미들즈브러 FC (FA컵) - 경기 리뷰

밍구리뉴 · 2022.02.05 08: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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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할 말을 잃었습니다

• 경기 리뷰

예상과 동일한 라인업이 가동되었습니다. 헨더슨, 쇼, 포그바, 산초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짧은 휴식기 이후 강한 베스트 11이 가동되었습니다.

전반 초반부터 주도권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잡았습니다. 채 2분이 되기 전부터 상대 수비 실수를 틈타 제이든 산초가 찬 감각적인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며 위협적인 장면이 만들어졌습니다(이게 안 들어간것부터가 사망 플래그였을지도..).

계속해서 점유율과 주도권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것이었고, 결국 전반 19분 폴 포그바가 박스 안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이른 리드를 잡을 기회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보기 드문 실축을 기록하며 팀에게 리드를 안겨주지 못했습니다(사망 플래그 2).

하지만 실축으로 인해 흐름이 바뀐다던지 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빠르게 선제 득점을 기록하며 자칫 침체될 뻔한 분위기를 다시 살려냈습니다. 전반 25분경 제이든 산초가 왼쪽 측면에서 때린 슛이 상대 수비를 맞고 살짝 굴절되어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갔습니다.

득점 이후 일방적인 경기가 이어졌지만 아쉽게도 결정력 부족으로 추가 득점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반동안 슈팅 14개, 유효슈팅 6개, 빅찬스 3회를 기록했지만 한 골만을 만들어내는 데 그쳤습니다.

후반 초반도 분위기는 비슷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골이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골은 64분경 미들즈브러 쪽이 만들어냈습니다. 다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데, 어시스트를 기록한 상대 공격수 던컨 왓모어의 손에 공이 정확히 맞으며 볼 컨트롤이 이루어졌지만 심판진은 ‘우발적’이라는 이유로 핸드볼을 선언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상대 크리스 와일더 감독조차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당연히 핸드볼일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다행이었다”라고 언급할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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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투도 던지지 그러십니까

석연찮은 판정과 규정으로 인해 동점골을 허용하며 분위기가 다소 침체되는 듯 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72분에 다시금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습니다. 이번에도 상대 골키퍼가 실수를 범하며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슈팅 기회가 찾아왔는데, 페르난데스가 빈 골대를 두고 하필이면 왼쪽 골포스트를 맞추는 슈팅을 만들어내는 데 그치며 리드를 되찾아오지 못했습니다(사망 플래그 3).

후반전 후반부가 될수록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고, 결국 결정적 찬스를 더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82분 래시포드와 포그바 대신 엘랑가와 프레드가 투입되며 변화를 꾀했지만 득점이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라파엘 바란이 부상 예방 차원에서 필 존스로 교체된 것 이외에 변화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후반전 최후반부 햄스트링 쪽에 불편함을 느꼈던 제이든 산초가 경기를 이어나가지 못하는 악재가 발생했습니다. 결국 후안 마타가 투입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연장전 내내 노력은 했으나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결국 양 팀은 승부차기에서 승부를 결정짓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끔찍한 PK 선방률을 보이는 데헤아가 아닌 딘 헨더슨이 골문을 지키고 있었기에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전의 악몽과는 다른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거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헨더슨은 데헤아에 비해 나은 점이 없었습니다. 상대에게 PK 8방을 연달아 허용했고, 결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8번째 키커 안토니 엘랑가가 킥을 허공으로 띄워버리며 16강 진출 티켓은 미들즈브러가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이정도면 축구의 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버렸다고 이야기해도 좋을 듯합니다. 점유율 71%, 슈팅 30개, 유효슈팅 9개, 골대 강타 2회, 빅찬스 창출 7회를 만들어내고도 최종적으로 1골을 만들어내는 데 그쳤습니다. 정작 상대는 핸드볼로 쉽게 득점을 만들어냈습니다. 다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핸드볼 판정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자신들을 탓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저러한 스탯을 쌓고도 골을 하나밖에 기록하지 못했다는 건 결국 이길 자격이 없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페널티킥을 만들어줘도 놓치고, 수비 실수로 골대를 비워줘도 놓치고,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경기에서 승리한다는 말입니까?

그 와중에 제이든 산초는 햄스트링을 부여잡으며 교체되었습니다. 만약 산초가 부상으로 빠진다면 팀에 윙어 역할을 수행할 자원이 래시포드, 엘랑가, 마타, 린가드밖에 남지 않게 됩니다. 이 중 즉시 전력감은 래시포드 한 명 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엘랑가는 유망주에 불과하고, 마타는 전성기를 한참 넘긴 선수이며, 린가드는 팀에서 마음이 떠난 지 오래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르시알을 내보내고 그린우드를 잃은 상황에서 산초까지 전력에서 이탈한다면 자칫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 후안 마타가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하는 코미디같은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습니다.

라파엘 바란은 연장 시작과 동시에 교체되었는데, 예방 차원이었기를 간절히 바라야 할 것입니다. 만약 바란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면, 린델뢰프와 바이가 모두 빠져있는 상황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 필 존스가 선발 센터백으로 나서는 또하나의 코미디같은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그냥 90분 안에 끝냈으면 모든게 행복했을 일입니다. 산초가 무리하다 햄스트링을 부여잡는 일도 없었을 것이며, 주전 선수들이 120분을 뛰며 체력을 쓸데없이 소진할 일도 없었을 것이며, 가뜩이나 분위기도 뒤숭숭한데 승부차기에서 패배하며 분위기가 더 다운되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결론은 누구도 아닌 자신들을 탓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그나마 가장 트로피를 딸 확률이 높은 것으로 여겨졌던 FA컵에서 32강에 조기 탈락을 하고 말았으니, 이제는 리그 4위권 내 유지, 그리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하는 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트로피를 생각하기에는 아직 멀었습니다. 훨씬 더 많은 개선이 요구됩니다. 확실한 쇄신을 이루어 다시 태어나야만 팀이 비로소 트로피를 딸 자격을 얻게 될 것입니다.

* 글: dcinside 제임스 가너 마이너 갤러리 ‘밍구리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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