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명 말기의 관리이자 해적이며 거상이었던 정지룡(鄭芝龍)이며,

어머니는 히라도번(平戶藩)의 번사 타가와 시치자에몬의 딸인 다가와 마츠(田川松). 일본의 히라도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명나라(복건성)로 왔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도 명성이 높으며 대만일치시기에는 '대만 섬을 처음으로 정복한 일본인'으로서 선전되기도 하였다.

인생의 대다수를 반청복명에 매달렸는데

1644년 청나라의 공격으로 명이 몰락하자 아버지와 함께 당왕(唐王) 주율건(朱聿鍵)을 남명의 2대 황제인 융무제(隆武帝)로 옹립하여 청에 대항하였고,

후에 무역을 통하여 군비를 충당하는 한편 청나라에 맹공을 퍼부어 1659년에는 장강을 거슬러 올라가서 진강을 비롯한 강남 여러 거점을 점령한 다음에 명나라의 고도 남경(南京)까지 진격하여 포위하는 기염을 토한다.

하지만 명나라 출신 항장들의 계략에 넘어갔고 내부 반란 사태까지 나는 통에 곧 청군에 패하게 되고

진강을 비롯한 주요 점령지를 모두 버리고 복건성 해안가의 근거지 금문도로 밀려나게 된다.

정성공이 명성을 떨치는 것은 이후의 행보에 있다.

정성공은 청나라의 해안 봉쇄에 극심한 식량 부족에 시달렸고 근거지를 마련하기 위해 1661년 4월 29일에 대만 섬(정확하게는 지금의 타이난)을 공격,

직접 수백척의 함대와 2만 5천의 군대를 데리고 무려 네덜란드 제국 세력을 몰아내고 근거지로 삼는다.

당시 대만은 네델란드 점령군이 차지하고 있었는데

네델란드 점령군은 정성공이 대군을 휘솔해 진격해 온다는 소식을 들은 후 항구에 파손된 배를 침몰시켜 정성공 함대의 상륙을 막으려 했다.

이밖에도 네델란드 점령군은 가장 큰 함선인 <헤크토>호를 대만 해상에 파견하였다.

정성공은 60여척의 함선으로 <헤크토>호를 포위하고 일제히 포격을 들이댔다. 결국 <헤크토>호는 침몰되고 나머지 함선은 뱃머리를 돌려 도망쳤다.

해상에서 참패를 당한 네델란드인들은 성새안에 들어박혀 저항을 시도했다.

정성공은 네델란드 점령군을 장기적으로 포위하는 전술을 써서 그들한테서 항복을 받으려고 했다.

정성공 군사들은 8개월 동안 네델란드 요새의 점령군의 수원과 보급로를 차단하였다가 해상과 육지에서 네델란드 군에게 맹공격을 퍼부었다.

정성공 군사들의 맹공격에 견디지 못한 네델란드 침략군은 하는 수없이 항복하고 말았다.

이때 정성공은 수많은 네덜란드인을 고문, 학살하고 노예로 삼았다.

정성공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에서 보내 온 지원군까지 격파해서 유럽에서도 이름을 떨쳤다.

게다가 정성공의 첩중엔 선교사의 딸까지 있었다.

한 술 더 떠 스페인의 필리핀 총독 사비냐노 만리케 데 라라(Don Sabiniano Manrique de Lara)에게 순순히 조공을 바치라는 국서를 보냈다.

정성공은 스페인 무역선들을 털며 스페인이 정복하고 있던 필리핀 정벌을 준비한다.

이는 곧 스페인 총독의 귀에까지 들어았고 겁먹은 총독은 본국에 지원 요청을 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1662년에 남명의 마지막 황제인 영력제의 사망 소식을 듣고 병사했다.

죽기 직전에 정성공은

"내 소임을 다 하지 못했으니, 무슨 낯으로 하늘에서 황제 폐하를 볼 수 있겠느냐! 어찌 뵐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라며 울부짖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