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만화 애니 그런거 조금도 관심 없었음

내가 일본 5년 살면서 본거라곤 대학에서 신경과학 수업시간에 교수가 공각기동대 보래서 본것뿐임 

그러다 2018년인가? 어느날 교수랑 술마시고 잔뜩 취한채로 집에 가는길에 길에서 미술관 전시회 팜플렛을 봄

정말 기괴한 전시물이었는데, 술에 취해서 눈은 빙빙 돌고 적막한 어둠속에서 그 팜플렛속 이미지가 이상하게 뇌에 각인됨

이거임

다음날 술깨서 연구실 출근한 다음에도 그 이미지가 잊혀지질 않아서 미술관 전시일정 확인하고 주말에 찾아갔음. 마지마 나오코의 '지고쿠라쿠'라는 작품전이었고, 입장료는 오백엔이더라. 시간이 시간대라 사람이 한명도 없었는데 나 혼자 어슬렁어슬렁 들어가서 유심히 작품들 관찰하고 있으니까 경비원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슬금슬금 따라다니는게 매우 좆같았다고 기억함

대충 이런 작품들이었다. 사진은 못찾았는데 물고기 조형물도 있었거든? 그게 진짜 섬에서 나올것처럼 좆같이 생김

솔직히 미술에 조예가 없어서 이해하진 못했지만 참 묘한 작품들이라 집으로 돌아온 다음에 정보를 더 찾아보려고 구글에 검색했는데 이미지 검색으로 뜨는게 전부 만화작품인거임

근데 그 만화도 존나게 기괴하더라고. 그래서 비슷한 느낌일까 싶어서 오타쿠애들한테 부탁해서 1권을 구해가지고 읽음

만화책 읽어본건 그게 처음이었는데, 정말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연출이었음. 연출이 마음에 들어서 이미 본 페이지 다시 넘겨서 보고 또 보고 그랬음

그렇게 읽기 시작하다가 일본 유학 끝내고 다른나라로 와서 완결났네. 해피엔딩이라서 다행임. 도대체 두령놈은 어떻게 처치하려고 하는거지 싶었는데 목뎅겅 엔딩이라 좀 어처구니가 없음

이 작가 다음 작품 나오면 기대하고 볼 생각임. 지고쿠라쿠는 스토리를 너무 벌려놔서 마무리짓느라 어설픈게 좀 있었지만 그게 다음작에선 더 나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