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올리려고 쓴 글 아님 올리지마라

그레이터 도쿄 패스를 구매해봤음

여행센터 줄이 좀 길어서 좀 사기 힘드네~ 싶었는데 난관이 따로 있었음

그건 바로 직원이 이 패스를 안 팔려고 한다는 거임.

진짜 이게 뭔소린가 싶은데 그냥 말 그대로 이 패스를 "안 팔려고" 함

매표소 직원이 이 패스로 어디 갈거냐고 물어보고, 이 패스의 정체는 알고 있냐, 진짜 개창렬 패스다, 하면서 사는 걸 계속 말려서

제발 사정사정하면서 사겠다고 빌어야 살 수 있음

심층 인터뷰 끝에 결국 사긴 했는데

이런 패스는 태어나서 처음 봤음

파스모패스포트를 1500엔 주고 산 뒤에 5700엔을 추가해서 살 수 있다

파스모 패스포트에 탑재해서만 파는 패스라서 파스모 패스포트가 꼭 필요하다

철뜨억새끼들은 당연히 이 패스를 사서 이득을 볼 수 있겠지만

나는 이 패스를 쓰는 3일동안 매일 16시 이후에 사이타마에 다른 일정이 있어서

모든 여행 일정을 15시 이전에 마쳐야 함

근데 원래 갓반인들은 이 정도 페이스로 여행하는 게 맞으므로

적당히 좋은 핸디캡이라 생각하고 최대한 써보기로 함

근데 여기서 착각한게 그레이터 도쿄패스가 분명 3일권이었던 거 같은데 어느샌가 5일권이 됐고 버스 빠진 3일권을 좀 싸게 팔더라

아무튼 총 여행 일정은 3일임

일단 첫날은 카와고에를 가기로 했는데 이게 시작부터 아주 개지1랄임

카와고에를 가려면 도부를 타야 하는데 하네다공항에서 타고 나온 아사쿠사선이 유라쿠쵸선 후쿠토신선 둘 다 안 만남

그럼 그냥 이케부쿠로를 갈까? 싶어서 노선도를 다시 보면 마루노우치선도 안 만남ㅋㅋ

신주쿠로 가서 세이부를 탈 수도 있는데 신주쿠 가려면 히가시니혼바시까지 빙 돌아 들어가야 함

경로검색어플 돌리면 무조건 JR타라고 나와서

지하철 노선 빠삭한 거 아니면 원하는 곳으로 찾아가는 것부터가 힘들어지는 충체적 난국임을 시작부터 깨달음

그나마 다행인 건 버스를 조금이나마 탈 수 있다는 거였고

그리고 결국 JR을 안 탈 수가 없는 상황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타야 했음

목적지가 오미야였는데

카와고에서 오미야를 그레이터 도쿄패스로 가려면 이렇게 가야 함

걍 말이 안 되는 수준임

그래서 JR 카와고에선 한 번 탔음

사실 정확한 목적지는 사이타마신토신이었는데 여긴 아예 JR만 들어와서 이것도 어쩔 수 없이 JR 추가과금

오미야까지 가는 시내버스가 있긴 한데 버스 막차가 이미 끊김

둘째날은 이 패스로 제일 멀리 갈 수 있는 닛코를 선택

닛코는 그나마 가기가 편하다

도부만 타고 쭉쭉 올라가면 됐는데

근데 도부는 일반열차 타는 사람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회사라서 특급을 안 타면 여행 성립이 안 됨

그러나 만석이라 특급권을 살 수가 없었음

결국 토치기까지 열차 세 번 갈아타고 올라가서 토치기부터 겨우 리버티 키누 109호 저거 탐

이미 이걸로 40분 손해봄

버스가 된다고 방심하면 안 됨

닛코에선 버스를 못 탐

이 세계유산버스만 태워줘도 뭐라 안 하겠는데 진짜 칼같이 도부버스닛코 자체가 가맹사가 아님

여기서 이 패스가 진짜 병1신이구나를 느꼈고

닛코에서 1시간 구경했는데 왕복하는데 5시간이 걸리는 쓰레기 일정

오미야 - 사이타마신토신은 꾸역꾸역 버스로 이동

오늘은 추가요금 안 냈다

다음 날은 오다와라를 가보기로 했는데

일단 오미야에서 도쿄를 가는 것부터가 난관임

카스카베 → 키타센쥬조차 일반열차는 싸그리 한조몬선 직통이라 쓸모가 없고 특급 안 타면 아사쿠사까지 다 서는 쓰레기 준급만 있음

왤케 타기 힘들게 해놨는지 모르겠음

도쿄를 뚫고 나가려면 치요다선이 제일 빨랐다

오다큐 직통이라 환승도 준수한데

이렇게 오면 또 로망스카가 요요기우에하라에 안 서서 로망스카를 탈 수가 없음

그나마 오다큐는 도부처럼 양심없게 일반열차 절름발이로 만들어놓지 않고

오다와라까지 한 방에 갈 수 있어서 탈만했음

오다와라는 진짜 존나 멀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결국 시간 부족으로 또 JR을 탈 수밖에 없었는데

도쿄를 뚫고 북쪽으로 나갈 때 그레이터도쿄패스를 쓰면 쇼난신주쿠라인보다 네 배가 걸림

신주쿠-오미야 기준 30분(쇼난신주쿠라인) vs 110분(치요다선+도부)임

근데 JR이 뭐 몇천엔 하는 거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단돈 490엔이니

이 패스를 쓰면 쓸수록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음

마지막 공항 갈 때까지 끝까지 빨아먹어봤는데

결과적으로 이득을 봤냐? 하면

하루종일 기차만 타고 닛코 오다와라를 가도 답이 없었음

참고로 패스 가격은 7200엔이다

96엔 이득본거 아니냐고? 그건 시간이 돈이 아닌 사람들한테나 통하는 이야기임

패스 적용되는 노선만 타겠다고 몸비틀면서 1~2시간씩 낭비한거 생각하면 절대 이득이 아니다

이 패스가 쓸만해지려면 가격을 내리고 범위를 좀 자르든지 아니면 오다큐 도부 특급 4회 지정 무료 특전이라도 넣어줘야 함

근데 해줄 리가 없고

절대 사지마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