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2화 함정

나는 그렇게 세성의 가호를 소모함과 동시에 구궁파천뢰의 성취와 사신지혼의 숙련도를 높히는 나날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뇌혼을 다른 속성으로 변화시키는데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 불연듯 뭔가 부자연스러운 위화감이 느껴져 잠시 수련을 중단하고 이 느낌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뭐지? 내가 뭔가 중요한 걸 놓치고 있다는 직감이 강하게 드는데......

나는 그렇게 제자리에 앉아 이 위화감에 대해 생각했다.

"백웅 자네 앉아서 무슨 생각을 그리 골몰하고 있는겐가."

심수력이 하루의 수련을 끝내고 다가와 말을 걸었다.

"헉!"

그 순간 등골을 타고 서늘한 예기가 훑고 지나가는듯한 오싹함을 느꼈다.

그렇다. 심수력!

심수력은 자신이 호월 시대의 팔대고수 중 일인이며 과거를 버리고 고월의 직계제자가 되어 호월과 함께 백두산에 갔다고 했다.

하지만 이상하다.

뇌신류의 초대종사 초무린의 말에 따르면 팔대고수 뒤에는 사망존자 서대력이라는 흑막이 있었고 호월이 힘을 잃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고 한다. 초무린은 인과율을 우려해 더이상 강호에 나서지 않는 스승을 대신해 사망존자 서대력을 찾아내 죽였고 그와중에 서대력의 편에 선 팔대고수 역시 모두 죽였다고 했는데......

어떻게 초무린의 손에 죽은 팔대고수가 호월의 직계제자에다가 같이 백두산에 갈 수 있었다는거지?

내가 소환한 자신을 심수력이라고 자칭하는 저 자는 과연 진짜 심수력일까!
그럼 저자가 심수력이 아니라면 지그금 내 앞에 있는 자는 대체 누구지?!

나는 구궁파천뢰를 운용해 뇌구를 돌려 약식 뇌신지혼을 발동해 곧장 심수력을 덮쳤다.

"이 사기꾼새끼야 너 심수력 아니지! 뭐냐 기어오는 혼돈의 가면이냐! 아니면 황제의 끄나풀이냐 아니면 흉신의 주구냐! 어서 정체를 밝혀라!!"

"크에엑 백웅 갑자기 왜 그러는 건가? 내가 심수력이 아니라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끝까지 시치미 땔 셈이냐! 뇌신류 초대종사 초무린이 그랬어 팔대고수는 서대력과 함께 자기가 몰살했다고! 그런데 넌 어떻게 호월의 직계제자일수 있지? 말이 안 맞잖아!"

"커억 다 다 말할테니 이거나 좀 놔보시오.초무린이 몰살시킨 팔대고수는 우리 세대의 팔대고수들의 제자들이었소."

"또 거짓말을! 초무린은 그런 말 안 했다고!"

"초무린한테 우리는 안중에도 없었으니 팔대고수가 세대교체를 했다는 게 무슨 상관이겠소. 그리고 자네 전생과도 관계가 없으니 굳이 언급할 필요성도 못느꼈겠지."

========= 작품 후기 ==========

수번이형 큰굴레 한 번 더 돌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