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 서 있으니 춥다.

나는 감기라도 걸릴까 싶어 서둘러 라운지로 돌아가기로 했다.

(화면전환)

고우 : 어이, 쿠우고.

쿠우고 : 다들 배를 탄 것 같아.

고우 : 그런가...

쿠우고 : 너도 마을을 한 번쯤 둘러보는게 어때? 아무도 없는게 신선한 느낌이야.

고우 : 저녁땜에 바빠.

쿠우고 : 내가 도울 건 없고?

고우 : 지금은 없으니까 서빙할 때 시킬테니 쉬고 있어.

쿠우고 : 오케이.

라운지에서 딱히 할 게 없었기 때문에 난 테이블에 앉아 잡지를 펼쳤다.

그 때, 내 폰이 울렸다.

쿠우고 : 어?

소우스케다.

나간지 얼마 안 됐는데, 왜지?

쿠우고 : 여보세요?

소우스케 : 어이, 쿠우고... 뭐 좀 도와줘.

쿠우고 : 뭔데?

소우스케 : 세이야가 보트를 안 탔어. 우리가 탈 때 슬그머니 도망친 것 같아....

쿠우고 : 뭐!? 큰일이잖아!!

소우스케 : 아니 아니, 심각한 건 아니고. 내 생각엔 집으로 돌아갔을 것 같아.

쿠우고 : ......?

소우스케 : 일정보다 일찍 기숙사에 돌려보낼 계획이었는데, 맘에 안 들었나봐....

쿠우고 : 기숙사 가는 걸 싫어해서 그런거야?

소우스케 : ....어, 맞아. 어떻게 알았어?

쿠우고 : ............

세이야군이 분수를 사용해서 모두가 잠들었을 때, 기숙사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 때 이유를 물어보진 않았지만, 이번에 마을에 남아있는 거랑 같은 이유일 거라 확신한다.

쿠우고 : ....뭐, 그럴 것 같았어. 그래서, 부탁할 게 그거야?

소우스케 : 응, 어떻게든 배에 타게 설득해줄래?

쿠우고 : 내가?

소우스케 : 내가 내려서 강제로 끌고 갈 수야 있겠지만...

쿠우고 : 세이야는 좀 힘들겠네.

소우스케 : 게다가 워낙 고집이 세서 통할지 모르겠어....

그래서 돌아오도록 설득하는게 낫다고 생각한거야....

소우스케 : 나한테 말해주긴 부끄러운가봐, 기숙사 얘기는 별로 안 해주거든.

그래도 너한테는 좀 의지하는 것 같길래....

쿠우고 : ............

소우스케 : 그래서 어때? 도와줄 수 있겠어?

쿠우고 : 흐음...

1. 이건 형이 할 일이야.

2. 한 번 해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