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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히나코마 신장 180의 댕댕이 버녁 8888

ㅇㅇ(175.203) 2020.05.23 12:26:45
조회 860 추천 29 댓글 1
														

어서 오라며 현관으로 마중 나온 그는 여느 때보다 약간 다른 분위기였다.

저런 전화를 받은 후다. 자신이 혼날 줄 알고 겁을 먹은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포치가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니, 그 자신의 모습이 어떻다기보다는 히나타 속에서 그의 이미지가 바뀌었기 때문에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히나타 군?”


다녀왔어라고 말하지 않고 현관에 서 있는 히나타를 포치는 걱정스러운 듯이 들여다봤다.

무슨 일이냐고 맨발로 현관에 내려와 바깥 기운에 찬 손을 꼭 잡는다.

계속 집에 있던 포치의 손은 따뜻해서, 히나타는 반사적으로 『놓기 싫다』고 생각해 버렸다.

벌써 며칠이고 함께 이불에서 잠들고 몸으로 익힌 그 온기를 놓치긴 싫다.

밖에서 기다리는 학원 측 사람을 쫓아내고, 여기서 지금까지와 같은 일상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역시, 나 때문에 큰일이 난 거야……?”


포치가 울먹이는 얼굴로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히나타는 깜짝 놀라 고개를 저었다.

‘내 일만 생각해서는 안 돼. 학원장이 편을 들어주시는 거니까, 포치를 생각한다면 지금까지 있었던 장소에 돌려보내는 편이…… 훨씬 나아.’

몇 번이나 가슴속으로 자신에게 타일렀다가 히나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다녀왔어, 코마에다.”

“……!”


그 이름을 대자 포치의 표정은 분명 눈에 띄게 굳어졌다.

언제나 잔잔하게 호를 그리고 있는 눈이 전력으로 거부하듯 험상궂게 히나타를 바라보고 있다.

어제저녁에 본 눈동자와 똑같다. 『그 이름』도 역시 그의 기억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그게, 뭐야……? 뭐지……?”


포치의 얼굴은 완전히 창백했고, 목덜미에는 식은땀까지 흘렀다.


“네 진짜 이름이야. 『코마에다 나기토』. 널 아는 사람을 찾았어.”


휘청휘청 쓰러질 듯한 그의 몸을 가누며 히나타는 현관문을 열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정장 차림의 남자―― 여기까지 운전기사를 맡아 준 학원장의 오른팔이다.

학원장 본인은 빠질 수 없는 용무가 있다고 해서 이 자리에는 동석하지 않았지만 그가 직접 부른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다.

처음 보는 히나타 이외의 사람에게 포치는 노골적으로 경계심을 보였다.

히나타를 방패막이로 삼듯 숨어 있다가 훅―, 훅―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남자를 노려보고 있다.


“코마에다 군, 잠깐 얘기 좀 하자. 밖에 차를 세워놨어.”


남자가 그렇게 말하고 현관에 들어서자 포치는 몸을 긴장시키고 도망치듯 한걸음 물러섰다.

히나타는 겁에 질려 있는 포치의 머리를 몇 번이고 쓰다듬고, 줄곧 구두 상자에 넣어뒀던 그의 구두를 꺼내 준다.


“괜찮아. 네 기억이 없다는 얘기는 이미 했어. 이 사람은 네 편이야.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니까 갔다 와.”


아무리 포치를 달래도 정장을 입은 남자는 웃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히나타는 불만을 품었지만, 포치에게 신용을 받기 위해 내색하지 않았다.


“안심해. 나도 따라가 줄 테니까.”


어떻게든 필사적인 설득으로 포치를 밖으로 데리고 나와, 학원 차까지 바래다준다.

포치는 히나타와 떨어지는 것이 불안하다고 말했기 때문에 남자와 포치는 차 안에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차 밖에서 기다리는 히나타는 손을 비비며 추위를 견딘다.

여기까지 사정을 알고 있는 당사자니까 동석시켜도 된다고는 생각하지만, 예비학과생에게는 별로 알려지고 싶지 않은 내부사정이라는 것도 있을 것이다.

‘포치가 쓰던 칫솔 같은 건 버려야겠지. 샴푸랑 린스는…… 내가 사용하면 되나. 사준 옷은 주는 게 좋을까. 아, 그래도 저렇게 싼 건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네.’

기다리는 동안 히나타는 멍하니 그런 생각을 했다.

집안에서 그가 있었던 흔적을 지우는 건 쓸쓸하지만 미련을 가지고 간직해도 소용없다.

혹시 학원에서 사례금이 나오려나, 그럼 최근 지출한 돈도 메울 수 있을까. 그런 쩨쩨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윽고 15분쯤 지났을 무렵에 차 문이 열렸다.


“……감사합니다.”


차에서 나온 포치는 그렇게 말하며 꾸벅 머리를 숙이고 문을 닫는다.

남자는 응하는 인사를 하고 천천히 차를 발진시켰다.

아무래도 이대로 데려가지는 않는 거 같다.

아직 이별을 통보하지 않았던 히나타는 휴우 가슴을 쓸어내린다.


“…….”


포치의 모습을 보아하니, 사정을 알고 안심한 거 같지는 않았다.

갑자기 자신에 대해 들어서 당황하고 있는 것 같다.

히나타는 일단 그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 따뜻한 코코아를 넣어 주었다.

따스한 머그잔을 받은 포치는 비로소 표정을 풀고, 코타츠 속에 서둘러 발끝을 넣고, 후후 뜨거운 코코아의 김을 식힌다.


“나, 키보가미네 학원 학생이래.”


히나타가 묻기 전에 그는 불쑥 그렇게 말했다.

기쁘지도 않고 불안하지도 않다. 어딘가 남의 일 같다―― 아니, 기억이 아직 안 돌아온 포치에게 있어서, 키보가미네 학원생인 『코마에다 나기토』는 남과 같을 것이다.

그런 거 같더라. 히나타가 대답하자, 입술의 표면만을 살짝 코코아를 붙인 포치는 부끄러운 듯이 웃었다.


“히나타 군과, 가까운 곳에 있었네.”

“가깝다고 해도, 나는 예비학과라서 굉장히 멀지만.”

“그런가. 엇갈리거나 한 적도 없었을까.”


히나타는 자신의 코코아를 홀짝거리며 정든 학교의 풍경을 떠올렸다.

예비학과생이 통학에 사용하는 것은 전용문으로, 본과가 그곳을 통과할 일은 없다. 물론 예비학과생들이 정문을 쓸 일도 없다.

모든 곳에 출입이 제한된 예비학과생과는 달리, 아마 학생증 하나로 어디든 얼굴을 내밀 수 있는 본과생이 서지부에 오면 스쳐 지나갔을 기회쯤은 있었겠지만 그런 호기심을 가질 일도 잘 없을 것이다.


“오늘 중으로 준비를 하고 내일 기숙사로 돌아오래. 다시 차로 데리러 온다고.”

“잘됐네.”


히나타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밝은 목소리를 내며, 포치에게 웃음을 보인다.


“평소에 살던 방으로 돌아가서 항상 보던 친구 얼굴을 보면 금방 기억도 돌아오겠지. 오늘은 축하할 날이네. 분발해서 피자라도 먹을래? 아, 가끔은 내가 만들어도 되겠네. 포……, 코마에다는 싫어하는 거 있었던가?”


여기서 사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 되겠네, 라는 말은 할 수 없었다.

확인하기 싫었고, 그에게 그것을 알려서 반응을 보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한껏 축하하는 척한 거였는데, 포치는 꾸짖는 눈으로 히나타를 보고 말했다.


“포치야. ……난, 포치란 말이야. 그렇게 부르지 말아줘.”


일부러 다시 말한 것이 불쾌했던 듯, 그는 드물게 화를 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포치가 이 집에 막 왔을 때, 같은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내 이름은 포치야. 그거 말고는 다른 이름 같은 건 없어. 있을 곳은, 여기밖에 없어.

‘알고 있어. 나도, 부른 적 없는 이름으로 부르고 싶지 않아…….’

자신이 지은 이름을 소중히 대해주니 기쁘지 않을 리 없다.

입은 완전히 익숙해져 있고, 지금까지처럼 부를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생각한다.

‘그래도, 그건 몰랐을 때의 이야기다. 지금은 안 돼.’

히나타는 자신을 훈계하듯 심호흡을 하며 굳이 엄한 목소리로 대꾸한다.


“안 돼. 너는 사람이니까. 모처럼 이름을 찾았는데 이젠 개라고 부를 수는 없잖아.”

“코마에다라고 말해봤자…… 그런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걸. 제발 포치라고 불러줘. 내가 돌아갈 곳을 옮기지 말아 줘.”

“네가 원래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야. 그리고 이건 날 위한 일이기도 해.”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포치는 안 들으려 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히나타가 마음을 독하게 먹고 말하자, 포치는 충격받은 얼굴로 말을 아꼈다.

‘그래, 말하지 않으면 안 돼. 제대로 전하지 않으면, 난 평생 후회할 거야.’

각오를 다진 히나타는 “코마에다”라고 그를 불렀다.

굳건한 뜻을 나타내기 위해, 어디까지나 그 이름을 입에 올렸다.

그리고 일생일대의 용기를 내어 입을 크게 벌리고 내뱉는다.


“좋아해!”

“……알았어. 이제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


――두 사람의 말이 멋지게 덮어 써졌다.

덕분에 히나타는 포치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즉, 그것은 포치도 같을 것이고――.


“미안, 못 들었어.”


그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히나타는 축 늘어졌다.

고백 같은 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 번도 한 적 없는데, 하필이면 이런 실수를 하다니.

아니, 오히려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체면이 안 선건지도 모른다.

한 번 꺼낸 용기가 순식간에 시들어가는 것을 깨달아, 히나타는 코타츠에 엎드렸다.


“뭐라고 했어?”


히나타의 모습이 이상한 것을 눈치채고 포치가 엎드린 등을 쓰다듬어 온다.

비참한 마음에 그 상냥함이 스며들어 아프다. 히나타는 토라지듯 다시 말한다.


“좋아해, 라고 말했어.”

“……나도 정말 좋아해. 히나타 군이 주워줘서 정말 행복했어. 고마워.”


포치는 마루에 손을 대고 깊숙이 고개를 숙였으므로, 마치 이승의 이별이라도 꺼낼 것 같은 말에 초조해진 히나타는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그게 아니라, 좋아해. 정말 좋아해.”

“? 나도 그래.”

“달라, 미안, 뭔가 달라.”

“달라?”

“아마도 달라. 그리고, 뭔가 오해가 있어.”


히나타는 포치의 눈앞에 손바닥을 내밀고, 기다려의 포즈를 취했다.

포치는 순순히 따라 고개를 끄덕인다.


“나를 위해서라고 말한 건, 너에게 빨리 나가 달라거나,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게 아니야. 언제까지나 너를 가둬놓고 내 것처럼 대할 것이 아니라…… 이 상황을 이용할 것이 아니라, 대등한 사람으로서 대하고 싶은 거야.”

“…….”

“밥을 얻어먹었다거나, 발견해줬다는 게 아니라, 대등하게 나를 봐줬으면 해. 가능하다면, 그 위에, 그, 다시 한번…… 정말 좋아한다고 말해 줬으면 좋, 겠, 는데.”


계속 생각하고 있었던 것을 겨우 전했지만, 말꼬리는 점점 줄어든다.

히나타가 포치를 좋아하는 것은 이제 불가항력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며칠씩 지내면서 그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육친이 되고, 그 답례로 하체의 도움까지 받으면 의식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

이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한 인간으로 보고 싶다고 말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버리면서까지 구별하고 싶다는데, 하느님이 보고 계셨다면 칭찬해줬으면 한다.

그러나 마지막이 문제였다.

아무리 히나타가 성의껏 그를 좋아한다고 전해도 그가 대등한 사람으로서 좋아하는지 아닌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


히나타는 흘끗 포치에게 시선을 준다.

그는 고지식하게 기다리는 자세 그대로,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히나타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기, 전해졌어? 고백하고 있는 건데, 나.”

“응. 엄청나게 전해져……, 에? 고백?”


복창하는 순간, 포치는 극도로 굳어졌다.


“역시 안 전해졌지?”

“고, 고백? 고백이란 건, 신에게 맹세하는 게 아니라, 사랑 고백?”


드디어 히나타의 결의가 전해진 것 같다. 히나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각오한 고백을 무시당하면 어찌할지 생각했지만, 포치는 전혀 그 의미를 몰랐을 뿐인 듯, 당황하여 침착하지 못한 모습으로 몸을 흔들기 시작한다.


“뭐, 왜. 왜? 나 따위의 어디에 좋아할 만한 요소가…… 아니, 없어. 절대 없어. 그런 건 아무것도 없다고. 왜 그런 거짓말을 해. 그거야 난 그저 식객일 뿐이고, 개였는걸.”


이렇게 당황하는 포치는 처음 봤다. 당황하더니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 그런가 하면 삐진 얼굴로 히나타에게 화를 낸다.

그 모습을 본 히나타는 무심코 풉 웃음이 터져버려, 평소처럼 그의 머리를 툭툭 쓰다듬으며 말했다.


“너는 역시 개가 아니야. 예의범절, 지켜지지 않았으니까.”


히나타가 말한 『예의범절』이란 두 사람이 나눈 약속을 말한다.

『나 “따위”』라고 하는 건 절대 금지―― 그렇게 말한 건 첫날이었나.

그것을 떠올린 포치는 퍼뜩 입을 손으로 가리고, 겸연쩍은 얼굴로 히나타를 응시했다.

혼날 줄 알고 용서를 빌려는 것일까.

그런 거치고는 뺨에 희미하게 붉은빛이 도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을 본 히나타는 꿀꺽 목을 울리고, 여기서 물러서면 사나이 체면이 안 선다고 자신을 일으켜 세웠다.


“솔직히 말할게.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나는 너와 키스하고 싶었고, 너를 꼭 껴안고 싶다고 자주 생각했어. 그래도 참았던 거야. 네가 개로 있으려고 하는 한, 절대 싫어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거든. 혹시 싫다 하더라도 참고 내 말을 들으려고 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으니까.”

“그, 그런 거…….”


포치는 곧바로 대꾸해 왔지만, 도중에 입을 다문다.

히나타는 시끄럽게 뛰고 있는 심장을 누르며 계속을 기다렸다.

그런 거 아니야―― 라고 말하려고 했던 걸까.

아니, 포치는 계속 히나타에게 순종했으니까 꼭 껴안고 키스를 해봤자 태도를 바꾸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 거 네 멋대로 생각하는 거잖아―― 라고 들으면 대꾸할 말이 없다.

참았던 이유를 상대방 탓으로 돌려 미루고 있으니, 포치가 화를 낼 만도 하다.

하지만 결심을 하고 포치가 계속한 말은, 그 어느 쪽도 아니었다.


“그런 거, 나도 하고 싶었어. 개가 그런 짓을 하는 건 버릇없는 거니까 계속 참았던 거야. 사실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어. 꼭 껴안으면서 자고 싶었고, 그…… 네 것을 핥고 있을 때도, 키스하고 싶다든지, 생각하고 있었어.”


하반신을 빤히 바라봐진 히나타는 “헤” 멍청한 소리를 낸다.

‘……이, 이건 또 꿈인가? 내 희망인가? 잘못 들은 건가?’

그 정도로 포치의 말을 믿을 수 없어서, 히나타의 머리는 완전히 합선되어 버렸다.

이래서는 마치 서로 좋아하는 거 같지 않은가.

그런 편리한 일이 존재하는 것인가.

꿈이라면 이른 시일 내에 깨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히나타는 포치에게 때려달라고 부탁할까 했지만 역시 그만뒀다.

연약한 여자라면 귀여운 손 따귀로 끝날지 모르지만, 눈앞에 있는 것은 훌륭한 남자다.

훌륭한 펀치라도 먹으면, 꿈에서 깨기는커녕 꿈의 세계로 날아가 버릴지도 모른다.

그런 히나타의 속내를 모르는 포치는 잠시 답답한 듯 입을 삐죽거리더니 불쑥 물어왔다.


“그래도, 이젠, 더는 안 참아도 되지?”

“안, 안 참아도 돼! 전혀 안 참아도 돼!”


반사적으로 몇 번이나 되받아친 히나타는 색색 숨을 몰아쉰다.

머리도 심장도 터질 것 같았다. 사랑의 설렘도 이쯤 되면 몸에 해롭다.

잠시 둘은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서로 붉어진 뺨을 보고 더욱 얼굴에 피를 올리고, 어색해져 시선을 피하고―― 그리고 우연히도 같은 타이밍에 다시 시선을 맞춘다.


“정말? 좋아해도 돼?”

“돼. 당연하지. 대환영이다!”

“그럼…… 나는, 『코마에다 나기토』는, 개가 아닌 한 사람의 남자로서, 너를 정말 좋아해.”


그렇게 말한 『코마에다』는 기쁜 듯이 팔을 뻗어 히나타의 목 언저리를 껴안아 왔다.

피부가 바싹 닿아, 코타츠의 덕분에 완전히 따뜻해진 체온이 전해져 온다.

조심조심 팔을 등 뒤로 돌려봐도 부서질 거 같은 허약함이 없다. 히나타는 힘을 줘본다.

‘커, 생각보다, 커!’

몇 번이고 히나타의 머릿속에서 반복된 망상 속에서는 더 스마트하게, 껴안듯이 팔 안에 감싸고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코마에다는 자신과 비슷한 정도의 신장을 한 사람으로, 본래라면 안길 입장이 아니라, 더 작은 여자를 그 팔에 안고 있을지도 모르는 남자다.

‘그래도, 대단해, 마음이 놓여…… 두근두근하는데, 왠지 안심돼.’

큰 그가 온몸으로 히나타에 대한 기분을 나타내 주고 있는 것이 기쁘고, 너무 달콤한 기분이 몸속을 뛰어다닌다.

충동을 참지 못하고 코끝을 그의 뺨에 문질러댄 히나타는 지근거리에서 그를 응시했다.

열에 들뜬 눈동자가 히나타를 다시 바라본다. 이 답답한 틈조차 참을 수 없었다.

말은 꺼내지 않고 눈짓만으로 동의를 구하자, 코마에다는 응하듯 눈을 감고 고개를 약간 기울였다.

지금 시야를 차단한 그의 입술은 히나타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미쳐버릴 것 같아, 히나타는 천천히 거리를 좁혀 첫 키스를 했다.

민감한 입술에 포근하고 부드러운 감각이 찾아온다.

정말 닿아있는 것이 입술인지 자신이 없어져 좀 더 세게 밀어붙이면 얇은 입술은 약간의 탄력을 돌려줬다.

옅은 입술 사이로 뜨거운 입김이 새어 나와 히나타의 입술에 닿는다.

그것을 모두 삼켜 버리고 싶어 쭉 들이마시니, 응읏, 애달픈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위험해…… 좋아해, 초좋아해…….’

몇 번이고 말로 하고 싶었지만 입이 막혀 어긋난다.

쭈뼛쭈뼛 혀로 입술 사이를 찔러보니 코마에다도 자극을 받은 듯 혀만을 내밀었다.

입술이 맞닿는 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정수리를 직접 뚫는 듯한 쾌감이 달려 나온다.

히나타는 코마에다와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입술이 깊숙이 합쳐지도록 힘껏 혀를 휘감는다.

때로 맞닿는 코가 차갑게 느껴질 정도로 입안은 뜨겁다.

부드러운 혀를 잡고 빨아올리면 야한 소리가 나고, 마침내 견디지 못하게 된 히나타는 상기된 듯 얼굴을 떼고 그 자리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하아, 하아. 두 사람분의 숨소리만이 방에 울린다.

얼굴은 서로 삶아진 듯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마치 운동이라도 한 거처럼 땀을 흘리고 있었다.


“키스라는 거, 굉장하네…….”

“……히나타 군.”


코마에다는 가만히 손을 뻗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히나타의 허리 근처를 가리킨다.

자신의 하체에 눈을 떨어뜨린 히나타는 교복의 바지 앞이 빵빵하게 당겨져 있는 것을 깨닫자, 나른함도 잊고 황급히 일어섰다.


“모, 모, 목욕. 목욕하고 올게!”


넘어질 거처럼 탈의실로 도망가 쾅 하고 거친 소리를 내며 문을 닫는다.

‘지금, 그 녀석, 어떤 얼굴을 했지……? 별로였나? 아니면, 혹시…….’

하반신이 맞닿아 있던 것도 아닌데 히나타의 이변을 깨달은 것은, 코마에다도 같은 상태가 돼서 그런 게 아닐까?

그런 편한 생각하는 얼굴은 느슨해져 있었다.

거울로 자신의 그런 얼굴을 본 히나타는 황급히 표정을 가다듬고, 목욕탕으로 뛰어들어 샤워 수도꼭지를 마음껏 틀었다.

이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빨리 돌아가면 폼이 나겠지만 이렇게 된 것을 내버려 둘 수 있을 만큼 이성은 강하지 않다.


코마에다와의 키스 감촉을 떠올리며 하는 자위는 여태 해왔던 것 중에서 가장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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