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가 단순히 '지구인이라는 종이 싫어서' 일을 벌인건 아님

종으로서 우주 밖으로 못나가고 그런건 기술적인 문제에 불과하고

카르디아의 최종적인 이상은 드넓은 우주, 바깥에 나가면 인간이 싸움을 멈추고 변화할수 있을까? 이거란말임

지금의 폭력적인 지구인은 바깥에 나가면 안되니까 인간을 리빌드해서 200번을 만든다. 이건데

근데 카르디아는 바뀐 인류를 꿈꾸면서도 정작 200번은 적응력 외에는 지구인과 '하나도 다를거 없는' 모습으로 만들었음

왜?

폭력적인 지구인 싫다면서 정작 만든건 왜 지구인이랑 똑같은 무언가임?

감성도 똑같고, 지성도 똑같고, 개성도, 유머감각도, 욕구와 다른 모든것도 다 똑같음

딴에는 지구인이 200번을 자식처럼 가르치면서 더 나아질수 있다고 믿은 모양인데

인간은 인간이니까 싸우고 다툰단 말임

인간이니까 착한 사람도 있지만 인간이니까 나쁜 사람도 언제고 많이 생기고

그건 어떻게 통제할 수도 없고 개선할 수도 없음

근데 200번을 인간하고 똑같이 만들면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오히려 서로 절대 안싸우는 인간을 만들려고 했으면 폭력성이나 야만성을 극단적으로 거세했어야 하지 않나?

왜 이런 모순이 생겼을까?

난 이게 소마가 공학의 천재였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은근 부족한 모습을 보였던 것처럼

카르디아가 생명공학에서는 따라올 자가 없었지만 소마처럼 문외한인 부분이 있어서 일어난 실수라고 봄

그러니까 인간의 감정이나 생각, 인간성, 그런거에 대해 몰랐던게 아닐까함

걍 카르디아가 인간심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내릴수가 없는 결정임

앤조차도 인간성은 아슬아슬하게 지키는 거다, 선의는 아주 조금씩밖에 못쌓는거다, 이렇게 말하면서 현실적으로 수긍하고 조금씩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카르디아는 몸을 바꿔가며 오랜 시간을 살았지만 여러 이유로 지구인의 폭력적인 성향을 싫어한 탓에 소마와 반대로 지구인을 거의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걍 단순하게 '아무것도 입력이 안된 깨끗한 상태의 인간'이 자원걱정 없는 바깥에서 살고

지구인이 나쁜거 빼고 잘 가르치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같은 단순한 생각을 한게 아닐까 싶음

그래서 고작 2세대라는 말도 안되게 짧은 시간으로 문명을 계승시키려고 한거지

카르디아는 더 나은 인간이 지구인 계승해서 밖에 나가면 좋은거 아님? 이라고 생각했지만 나갤러들 아무도 이해 못하잖음?

인간 심리를 제대로 모른다는 증거임

소마의 집착같은 정신병이 아니라 걍 평범한 지구인의 심리로서도 쉽게 못받아들이는건데 그걸 몰랐다고

결국 200번이 본격적으로 소마에게 반기를 들기도 전에 지구인하고 똑같은 성향을 가진 탓에 여러 세력으로 나뉘고 금기를 범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으니까 카르디아의 방식이 틀렸지

얘가 좀 어딘가 결여되어 있지 않나 싶었는데 그런 부분인듯 싶음

사이코패스마냥 공감을 못하는건 아닌거같고 걍 지구인을 이해하기는 싫은데

지구의 '문명'을 계승받으려면 결국 지구인하고 똑같은 종족이어야 하니까 이런 실수를 저지른듯함

근데 인간심리와 감정 부분을 너무 간과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