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의 경제TalkTalk] 김준경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코스피가 장중 3200선을 돌파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뉴시스
지난 6일 오전 9시 20분, 코스피 주가지수는 개장 직후 사상 처음으로 3000을 돌파한 상태였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전화를 걸자 김준경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전 KDI원장)는 주가 이야기부터 꺼냈다.

“지금 금융시장은 우량 기업과 부실 기업의 선별 기능을 전혀 못하고 있어요. 만약 코로나 사태가 회복되면서 경제가 정상화되고 기업들의 옥석(玉石)이 가려지기 시작하면 (주가 3000 돌파의 주도 세력인) 동학개미들이 좀비기업(부실 기업)의 희생양이 될까봐 정말 걱정됩니다.”

동학개미(개인투자자)가 샴페인을 터트리며 핑크빛 전망에 젖어 있을 때 그는 왜 이런 말을 할까? 필자는 작년말 김 교수에게 2021년에 한국 경제가 당면한 3가지 과제에 관해 새해 초에 인터뷰를 하자고 요청했었다. 김 교수는 올해 코로나 사태를 딛고 되살아나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얼마나 잘 타느냐가 향후 한국 경제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물결을 타기 위한 3가지 당면 과제로 ①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을 선별해 주식시장 거품 확산 방지 ②국회의원들의 무더기 포퓰리즘 입법 제한 ③추미애 전 장관이 없앤 검찰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부활해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자산운용사들의 금융사기 범죄를 철저히 척결할 것을 꼽았다.

조선일보 DB

김 교수는 1990년부터 31년째 KDI와 KDI 대학원에서 금융과 거시경제를 연구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면서 뛰어난 업적을 많이 남기고 있다. KDI 원장도 역임했다. 필자의 인터뷰 요청에 본인이 새로 연구한 결과를 A4 11장에 정리한 뒤에 그것을 보면서 전화기 너머로 답변을 했다. 호기심 많고 예리하던 젊은 경제학자의 성실성과 진지함은 대가가 되어서도 변함이 없었다. 11일 추가 인터뷰를 갖고 내용을 보완했다.

새해 한국경제 과제

① 주식시장 거품을 막아라

―올해 한국 경제가 당면한 과제 가운데 첫번째는?

“주식시장의 거품이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고 좀비기업의 구조조정도 해야 한다.”

자료: 네이버
―주가지수가 3000을 돌파해 축제 분위기인데 무엇이 문제인가?

“새해 들어 지난 4일에 지인이 은행 지점에 갔더니 사람들이 몰려와 대출을 받으려고 줄을 섰더라고 하더라. 물어 보니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주가는 올 들어 계속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에 경제 펀더멘틀(기초 체력)이 좋아서 주가가 3000 간다고 하니 사람들이 너도 나도 믿고 주식 사기 위해 난리인 것 같다.

그러나 실물 경제를 봐라. 주식은 기업의 실적을 반영하는 것 아닌가? 실물 경제는 매우 나쁘다. 지금 주식 시장을 끌어올리고 있는 요인은 코로나 백신이 나오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인데, 그것은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처럼 백신을 이미 맞고 있는 나라들 이야기이다. 우리는 아직 백신이 보급 안되고 있다. 백신 보급에 따라 경제성장률과 국제 자본의 이동도 차이가 날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 그렇게 좋은 상황이 아니다. 그런데도 동학개미(개인투자자)들은 제대로 된 기업과 부실 기업도 구분하지 않은 채 불나방처럼 불길 속으로 달려들고 있는 것이다.”

―주가가 오를 때에는 주식을 사서 이익을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주가가 올라서 주식을 사는 데 무엇이 문제인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서 이익을 보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좋은 기업과 부실 기업을 가리지 않고 마구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나중에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금융시장이 정상화되면 부실 기업의 주가는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 때 투자자들이 흘릴 눈물을 생각해 보라.”

지난해 주가 급등의 주역은 개인투자자들로 이뤄진 '동학개미'였다. 사진은 한국주식투자연합회 회원들이 지난해 10월 23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현행 10억 원으로 유지할 것을 촉구하는 모습./연합뉴스
초우량 기업보다 더 오른 좀비기업 주가

―그렇게 볼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있나?

(여기서 김 교수는 기업들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차입금 이자의 몇배가 되는지 비교하는 이자보상배율 개념을 꺼냈다. 1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 즉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상태가 3년 연속 이어지는 기업은 부도가 날 확률이 높아 구조조정 대상인 좀비기업으로 간주된다. 김 교수는 외환위기 다음해인 1998년에 ‘김준경 지표’라고 당시 불렸던 이 기준을 사용해 체계적으로 기업부도 위험을 분석했다. 이 지표는 이후 금융감독원이 기업들의 재무상태를 평가하는 지표 중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한국에서 코로나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작년 12월 22일까지 약 11개월 동안의 주가 추이를 내가 직접 분석해봤다. 먼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741곳 가운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에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으로 1배 미만인 기업을 추려냈다. 3년간 장사를 해 번 돈으로 차입금 원금은 말할 것도 없고 이자조차 못낸 기업들이다. 모두 85개 기업이었다. 이 기업들은 돈을 벌지 못하니 빚을 내 겨우 연명하는 좀비기업들이다. 지난 1년간 코로나 사태로 제대로 영업을 못했고 회사 내에 쌓아둔 유보금도 없을 테니 경영 사정이 더 악화됐을 것이다. 그러니 조만간 부도날 확률이 높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삼성전자 등 초우량 기업 85개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었다. 3년 연속으로 이자보상배율이 평균 23배에 달하는 기업들이다. 현대자동차도 이 그룹에는 속하지 못한다. 이 초우량 그룹과 좀비 그룹의 주가 추이를 비교해봤다.”


―결과는?

“작년 1월 20일부터 작년 3월 중순 종합주가지수(코스피)가 바닥일 때를 비교해 보니 코스피는 36% 폭락했다. 같은 기간에 초우량 그룹은 30% 하락했고, 좀비 그룹은 45% 폭락했다. 재무구조가 나쁜 좀비 그룹의 주가가 더 많이 하락한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작년 3월 중순 이후 주가가 회복되기 시작했는데 좀비 그룹의 주가 상승폭이 초우량 그룹보다 더 컸다. 작년 1월 20일을 기준으로 놓고 볼 때 작년 12월 22일 현재 초우량 기업의 주가가 20% 올랐는데 좀비 그룹도 20% 올랐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비해 초우량 기업과 좀비기업의 주가가 꼭 같은 폭으로 오른 것이다. 투자자들이 초우량 기업과 좀비기업의 옥석(玉石)을 구별하지 않고 ‘묻지마 투자’를 한 결과이다. 이게 말이 되나? 좀비기업은 부도날 가능성이 많은 기업이고, 부도가 나면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몽땅 날리게 된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23&aid=0003589073

내용이 엄청 기니까 링크로 들어가서 읽어라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