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그런 비관적인 생각이 듭니다.

갤에서 자주 처맞는 극우 이대남이나 로리콘 십덕후도 그렇고,

노동자성을 완전히 망각한 사무직 노동자들,

태극기 흔드는 사람들, 안티백서들, 불법 토쟁이들과 그와 유사한 반사회적 생업 종사자들...

나타나는 현상은 저마다 달라도, 그 사람들이 그렇게 된 이유를 근본적으로 지적하면 대부분의 갤러들이 아마 '소외'를 지목하겠지요.

그런데 제 짧은 생각에 소외는 그 사람을 갉아먹는 퇴행적 조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사람의 인생을, 정체성을 규정하는 배경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오각성과 환골탈태는 선택된 소수에게만 가능한 것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삶이 근본적으로 변화한다는 가능성 앞에선 환희보단 공포를 먼저 느끼지 않을까요.

물론 유물론적인 모범답안은 원래 영원한 건 없고, 그런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의 삶도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올바른 방향으로의 변화 가능성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것이겠죠. 논리적으로 유일한 정답이니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앎과 별개로 믿음이 가질 않네요. 스스로 그렇게 말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선 그러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잘 모르는 이야기긴 하지만, 어떤 자연과학자가 그런 말을 했다죠?

패러다임의 전환은 올바른 이론이 낡은 이론을 논파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낡은 이론을 신봉하는 사람이 다 죽어서 이루어진다고...

어쩌면 소외에 절여진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목은 질문형이긴 한데 사실은 푸념이네요.

모두 점심 맛있게 드시고 좋은 하루 되십시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