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보수주의는 이념이 아니다.

보수주의는 자신의 이론이 없다. 오로지 자유주의의 것을 배낄 뿐이다.

하지만 보수주의는 자유주의의 이론을 자기 것인 것마냥 주인 행세를 한다.

이미 몸에 배어버려서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동시에 좌파와 최전선에 맞서는 자유주의를 뱀눈을 하고 쳐다본다.

보수주의는 자유주의가 자신을 거스르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시도때도 없이 뒤에서 칼을 겨눈다.

사회주의도 똑똑한 바보를 이용하지만, 적어도 그 똑똑한 바보가 세를 얻는 것, 그 자체는 거부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중성을 가진 이념이 이념일 수 있는가?

이념을 길을 비추는 빛이지만 보수주의에게 이념은 자신을 비추는 후광이자 아우라일뿐이다.

이념의 본질을 망각한 이념을 같은 이념으로 대우할 수 없다.

즉 보수주의는 이념의 장에서 추방되었기 때문에, 보수주의와는 같은 이념적 세계를 공유할 수 없다.

2. 보수주의는 자폐적이다.

과학성이란 결국 실재와 현상을 엉킨 실을 풀 듯 찬찬히 전개하는 것이다.

그것의 생성과 과정 매개와 연관을 구성하고 해명하는 것이 과학의 제일의 임무다.

그러나 보수주의에는 과학서이 없다.

국가 민족 전통 종교 그 무엇을 가리지 않고 실재의 해명이 없다.

그것이 어떻게 출현하고 존재하며 작용하고 촉발하는지에 대한 과정을 설명이 일체 없다.

그냥 통쨰로 존재하며 그것이 해부될 수 없는 것이라 믿는다.

이것은 과학이 아니라 독단이며 신비다.

물론 사태의 해명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그때도 그 기초는 실재에 있다.

보수주의는 실재에 기반하지 않는다.

보수주의는 정신의 방에서 홀로 유폐되어 자신의 관념으로 세계를 구성하고 이해하는 망상적 이념이다.

스스로가 이 세계로부터 분리되어 있다는 사고방식이 아니면 보수주의는 현실을 살 수 없다.

오로지 신비와 독단이라는 가장 철저한 비과학성이라는 발판 위에서 현실 맞닥뜨린다.

이처럼 스스로를 다른 세계에 가두는 보수주의와는 같은 세계를 산다고 말할 수 없다.

즉 보수주의와는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