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자해에 빠져버린 시이나 타키가 보고싶다앱에서 작성

ㅇㅇ(121.171) 2024.05.12 13:20:17
조회 316 추천 15 댓글 7
														

타키는 원래 자해에 대해 썩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어. 안 그래도 힘든 인생이데, 굳이굳이 스스로한테 상처를 주고 아픔을 느끼게 하는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했거든. 타키는 언니와의 능력 차이로 인한 열등감, 사키코와 달리 밴드를 제대로 이끌지 못하는 자신과 작곡 실력에 대해서도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이를 토모리의 노래로 해소할 뿐, 굳이 이 응어리진 감정들을 그런 하잘것없는 방법으로 해소해야겠다는 생각은 일절 하지 않았지.

어느 날, 비가 기분 나쁘게도 우울하게 추적이 내리는 그런 날, 타키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작곡에 매진하고 있었어. 딱히 뛰어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시작한지조차 얼마 안된 작곡을 매 라이브 때마다 해 나가는 것은 쉬운 일도 아니었고, 스트레스 또한 적지 않게 받는 일이었지만 토모리가 부르는 노래니까, 이렇게 스스로를 위안하며 열중하고 있었지.

하지만 찾아온 슬럼프와 창문을 불쾌한 간격으로 두드리는 빗방울의 소리에 작곡은 전혀 손에 잡히지 않았고, 몇 개의 음과 악기를 조합해 보아도 성에 차지 않는 소리 —음악이라 하기에도 수준 떨어지는 그것이었기에— 만이 들려올 뿐이었지.

라이브는 얼마 남지 않았어. 다 같이 만든 곡으로 연습도 맞추어 보아야 할 테고. 하지만 전혀 영감 같은 건 떠오르지 않았고, 이대로라면 '토모리가 그토록 하고 싶어하는' 라이브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어.

언니였다면, 사키코였다면 달랐겠지. 이런 작곡 따위, 나보다 훨씬 좋은 곡을 나보다 훨씬 빨리 만들어 낼 수 있었겠지.

갑작스레 머리를 스친 그런 생각에, 타키는 화를 참지 못하고 책상에 굴러다니던 샤프를 내리찍어, 자신의 허벅지로 말이야.

이내 겪어본 적 없는 격통이 몰아닥치고, 찔린 부위에선 슬슬 피가 새어 나오기 시작해. 샤프를 빼 내어도 아픔은 멈추지 않고, 피는 허벅지를 타고 바닥에 뚝, 뚝 떨어지고 있었지.

'난 또 무슨 바보같은 짓을 한 거냐...'라고 생각하면서도, 타키는 그 기분에 은근히 취해 있었어. 왠지 상처 부위로 무언가가 파악- 뿜어져 나오는 그런 기분. 이유는 왜였을까, 한심한 자신을 스스로 벌 주었다고 생각해서? 머리에 있던 온갖 잡념들을, 이 고통으로 한 순간에 몰아낼 수 있게 되어서? 뭐가 되었든, 묘한 중독성이 있다는 것은 확실했어.

그 이후로 타키는 작곡이 막힐 때마다, 언니나 사키코와 자신의 차이를 느낄 때마다 커터칼로 피부를 그으며 자해를 하기 시작해. 바보 같은 자신이 무언가 기분을 환기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으며, 새겨져가는 흉터가 언니와는 다른 자신만의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이었어. 하지만 RiNG의 아르바이트 복장이 반팔이었기 때문에, 다른 누구, 특히 토모리에게 흉터를 들키긴 싫어서 어깨에만 자해를 하는 타키였지.

하지만 왜, 이런 자극적인 일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익숙해지는 법이잖아? 미약한 권태감을 느낀 —그렇다고 질릴 정도까진 아니었던— 타키는 보편적인 자해 부위인 손목에 커터칼을 슬쩍 들이대 보아. 세게는 아니고, 아주 약하게 스윽 그어 보는 정도였어. 허나 이 약한 긋기는 손목에 제법 눈에 띄는 상처를 남기게 돼. 어깨에만 자해를 하는 타키였기에, 힘 조절에 실패했거든.

타키는 새로운 자해에 눈을 뜬 것만 같았어. 어깨는 피부가 두꺼워 무언가 흉터가 났다는 흔적인 피를 보기 위해선 꽤나 쎄게 칼날을 들이매야 했었거든. 허나 손목은 피부가 연약했기 때문인 건지, 조금의 고통에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어.

타키는 미친 듯이 손목을 긋기 시작해. 자신에게 벌을 주었다는 증거이자, 언니와는 다른 자신만의 유일한 오점. 내가 이렇게 고통받고 있다는 과거의 흔적 등등을... 이성을 잃은 채로 손목에 마구마구 새겨 나가.

뭐 그것 때문에 RiNG에서도 토시를 입게 되고, 자신의 무대 의상도 모두 긴팔로 맞추어야 하는 단점이 생기긴 하겠지만.


그 이상함을 눈치챈 것은 토모리였어. 자신의 왼팔을 절대 보여주지 않는 것에 더불어... 자해를 하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 때문인지, 타키는 토모리를 슬슬 피하고 있었거든.
토모리는 타키의 집을 갑작스레 찾아가, 하필 타키가 자해를 하고 있던 그 때에. 타키는 성급히 토시로 팔을 가리고 토모리를 맞아보지만, 상처에서 배어 나오는 피는 토시론 미처 숨길 수 없었지.

토모리는 팔을 걷고, 타키의 수많은 상처를 보게 돼. 마음 착한 토모리는 괜히 자신의 탓인 것 같아서 괴로워하고, 울고, 타키한테 수없이 괜찮냐고 묻고, 자신의 평생이라는 고집 때문에 타키가 이렇게 고통받은 거라며 스스로를 탓하고, 이럴 거면 밴드를 하지 않아야 한다며 일갈하고...
타키는 그런 불안정한 —자신이 더 불안정할 테지만— 토모리를 상처를 가리며 건조하게 위로해줄 뿐이었어.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5

고정닉 1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1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22] <b><h1>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23696 14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21]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4844 44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17]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12272 25
1331450 공지 공지 [30]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9617 43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0]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6709 25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8282 31
830019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9 91498 72
828336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7 40288 27
1449286 일반 심심해서 히마리짤을 그리고 있는데 마리아테레지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3 11 0
1449285 일반 사무치도록 총공 카나데가 보고싶다... 아르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1 13 0
1449284 일반 보컬 피지컬 좆되네 진짜 ㅋㅋㅋ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1 71 0
1449283 일반 루파는 저 커다란 손가락 토모한테 한 개만 넣겠지?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0 21 0
1449282 일반 백붕 또 머 그리고 있어 [2] 융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4 44 2
1449281 일반 토모루파 이야기도 좀나왓으면 [3] 딜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3 62 0
1449280 🖼️짤 미호요 정실즈 [3]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2 57 0
1449279 일반 백합감성 동인음악 山川魚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1 38 0
1449278 일반 사사코이 중계 돌려보고옴 [2] 만달로리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0 43 0
1449277 일반 "마히루씨... 정말 제가 먹어도 되는 건가요???" [4] dapar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57 190 12
1449276 일반 망한 애니, 시청자의 책임은 없나 ㅇㅇ(183.105) 10:50 64 0
1449275 일반 와 루파성우 프리큐어도 봄?ㅋㅋ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50 88 3
1449274 일반 백붕이들 반갑사와요~ [2] ※사츠레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49 31 1
1449273 일반 생각해보니 이거 종트랑 맞불이네 [2] 후에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49 74 1
1449272 일반 아 ㅅㅂ 갤복하다가 하차역 지나침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46 81 0
1449271 일반 백돼지 홍게라면 끓일라 하는데 무슨 라면이랑 끓일까? [3] ㅇㅇ(222.120) 10:46 39 0
1449270 일반 요즘 애니보면서 감독근들갑 왜이렇게 심해진거냐 [8] ㅇㅇ(45.248) 10:39 234 4
1449269 일반 레뷰 좋아하면 뮤지컬도 적극 추천하는 편임 이해가않되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8 29 0
1449268 일반 시발 이거 트윗 존나웃긴게ㅋㅋㅋㅋㅋㅋㅋ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4 256 6
1449267 일반 지난 새벽의 사사코이가 꿈이 아니었구나 [2] ドル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80 2
1449266 일반 와 강x간 ㄷㄷ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0 101 3
1449265 일반 사쿠나 히메 외전소설 읽엇어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9 54 0
1449264 일반 근데 사사코이 바뀐 감독은 엔딩크레딧에는 이름이 없네 ㅇㅇ(112.156) 10:28 39 0
1449263 일반 레뷰 안본 뇌 삽니다 [8] 센트로이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8 67 1
1449262 일반 니나는 이런거 해도 괜찮을거같아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7 53 0
1449261 일반 니나의 고백? 별 거 아님 ㅋㅋ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5 146 2
1449260 일반 이번 화 요루쿠라 라이브 아베무지카랑 비슷한건가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4 42 0
1449259 일반 중계 안봤는데 25시 19분 트윗은 뭐였어? [2] 건전한게좋아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0 77 0
1449258 일반 서양에비하면 저기 걸밴크갤 보빔여부로싸우는거 [2] ㅇㅇ(121.66) 10:18 207 0
1449257 일반 슬로우 루프 볼때마다 포션중독용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0 32 0
1449256 일반 디포디제 아오이는 가슴을 대체 얼마나 압박하는거야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8 79 0
1449255 일반 나를 먹고싶은 괴물 갓작이네 [1] 라이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4 63 0
1449254 일반 대체 얼마나 섹스했길래 둘의 체액으로 욕조를 가득채운거야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1 171 0
1449253 일반 제왕절개를 한 의사도 봊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8 52 0
1449252 📝번역 열혈 낚시 만화 슬로우 루프 61화 [3] 산소jam의배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5 82 8
1449251 일반 여기 무슨갤임 [12] 갓경은진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4 195 1
1449250 일반 시즈루는 착해요 [4] 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3 86 0
1449249 일반 8화가 왜 꼴아박음? [5] 포션중독용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43 241 0
1449248 일반 방본만)보비는 여고생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41 109 0
1449246 일반 백붕쟝, 좋은 아침! [2] ㅇㅇ(121.128) 09:33 69 0
1449245 일반 걸밴크 안 봤는데 니나 이정도임? [5] 말랑한돌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31 213 2
1449244 일반 라인업 멤버인데 첫 변신이 19화ㅋㅋㅋㅋ [1] 지붕위메뚜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31 11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