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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밤의 해파리는 헤엄칠 수 없어 1권 03-2

Umik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6 23:25:56
조회 834 추천 2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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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반.


어젯밤 마히루에게 말한 걸 떠올리며, 한숨을 쉰다.




"......그럼, 슬슬 내일 학생회 준비해야 해서. 이만"




이렇게 자신은 언제까지고, 거짓말을 겹쳐나가고 있지만.


"그래도, 이걸로 괜찮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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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타이르면서도, YouTube를 키고 OBS도 기동한다. 마이크의 음량이나 캡쳐에 문제가 없는지 최소한의 확인을 하고, 『일찍 일어난 월요일은』이라는 제목으로 방송을 시작한다.


"오, 너희들! 오늘은 너무 일찍 일어나서 학교 가기 전에 방송을 켜봤는데......"


시청자들이 아직 모이지 않았더라도 항상 말을 계속해야 한다. 그것이 방송을 키우기 위한 하나의 요령이다.


한참 잡담을 하다 보면, 이런 시간인데도 생각보다 시청자가 모여들어 시작 몇 분만에 300명을 넘어선다.


"어이어이, 너희들 이런 시간인데 모여도 되는 거냐!? 일찍 일어난 건가?"


그러자 코멘트로 『아니, 오히려 밤샘이지 다들』 『버타쿠들의 갓수 비율을 얕보지 마』같은 코멘트가 흘러나와 쓴웃음을 짓는다.


"하하하! 너희들 정말 끝장이네. 그럼 어느 쪽이 많은지 투표 걸어볼까! 보자, 『일찍 일어났다』 『계속 깨있었다』......로"


익숙한 손놀림으로 투표 기능을 사용하고, 그것을 리스너들에게 표시한다.


"자, 그럼 마감~...... 아니, 계속 깨있었다 82%!? 오늘 월요일인데? 니트비율 너무 높아서 웃음도 안 나와!"


그렇지만 이런 슬럼같은 공간이 편안하다. 현실과 다르게.


거기서 몇십 분, 코멘트와 놀다가,


"그럼, 난 너희들과 다르게 학교가 있으니까. 다녀오겠습니다"


큭큭 웃으면서 굳이 적당히 말해줬다.


"그럼, 굿바이 세상!"


항상 하는 인사를 하고, 다시 코멘트 반응을 확인하고 만족한 뒤 방송을 끝낸다. 그리고, 괜히 빙글빙글 의자를 돌린 뒤 힘껏 뛰어내리고,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쉰다.




2년 전에 분홍색으로 염색한 머리를 마구 긁어대며 방에서 나와서 거실로 향한다. 오늘은 어머니가 없는듯 하여, 집에는 나 혼자. 그림 교실을 병설하고 있는 집의 다이닝 룸 선반에는, 학생이 그린 일러스트나 조각, 그림 재료 등이 죽 늘어서 있어서 처음온 사람은 진정이 안 될지도 모른다. 테이블 위에는 랩을 씌운 아침밥과 천 엔 지폐가 놓여 있어, 무심코 혀를 차버린다.


"슈퍼챗으로 살 수 있다고 하잖아......"


목소리에 한심함이 섞여있다는 걸 자각하며, 의자에 앉아 양손을 모은다.


"잘먹겠습니다"




다 먹고서 식기를 싱크대에 가져가 설거지를 끝내고,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킨다.


그렇다고 해서 뭔가 보고 싶은 게 있는 것은 아니고, 아침의 집에 무음으로 있는 것이 뭔가 불편했을 뿐이다. TV 소리를 BGM으로 삼아 최근에 빠져 있는 소셜 게임을 시작했다.


화면 속에서 로봇이 몬스터를 때린다. 그저 레벨을 올리고 공격력을 올리면 올릴 수록 승률이 올라간다는 단순한 세계관과 게임성이 반대로 내 취향이라, 최근에 방송으로 받은 슈퍼챗의 일부를 여기에 쏟아붓고 있다.


"ㅡㅡ! 방심했다"


당해도 몇 번이고 플레이하고, 라이프가 사라지면 주저하지 않고 과금한다. 소파에 앉아서 계속 자세를 바꾸고, 옷이 젖혀져서 배꼽이나 허리가 드러나도 혼자니까 신경쓰지 않는다. 쓸데없이 성장한 가슴 탓에 어깨가 뻐근해서 참기 힘들지만, 그건 이제 익숙해지는 수 밖에 없다.





몇 시간이 지나갔다.


소파에 앉은 채 켜둔 TV를 보자 평일 점심 정보 방송이 시작되어 있었고, 좌상단에 비치는 시계가 12시가 넘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배고파.


일어서서 냉장고를 열자 거기에는 술이나 조미료 뿐 먹을 것은 없다. 혹시 하고 확인한 내 방의 뚜껑 달린 바구니에는 티롤 초코가 두 개 있을 뿐이었다.


"......하아"


부득이 티롤 초코를 입에 하나 집어넣고 검은 마스크와 모자를 쓴다. 검은 바탕에 형광색 디자인이 더해진 후드를 실내복 위에 입고, 눈을 찌푸리며 밖으로 나간다.


밖에 나가는 게, 얼마만이더라.




편의점에서 사쿠사쿠판다, 네루네루네루네, 양양 츠케보같은 과자를 대량으로 바구니에 넣는다. 마리톳초같은 유행하는 디저트가 눈에 들어와서 혀를 찼다.


"1만 835엔입니다"


"스마페이로"


앱을 키고 전자머니로 지불한다. 스마트폰 화면에 비친 잔액은 아직 20만엔 정도 있었다.


"감사합니다"


과자로 가득찬 대량의 짐을 들고 편의점에서 나온 후, 앞을 보고 깜짝하고 어깨를 떨어버리고 말았다.


귀갓길쪽에서, 같은 고등학교의 교복을 입은 집단이 걸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에......?"


순간적으로 주차장의 차 그늘에 숨으며, 폰으로 시간을 봤지만, 아직 12시 반이다. 그럼, 왜 학생이 여기 있는 걸까. 오늘 오전 수업이던가?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같은 반 학생이라면 들킬 수는 없었다.


"어째서......"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눈을 마주치지 않도록 걷는다.


거리가 좁혀지고, 엇갈린다. 그때 이마와 콧등에는 진땀이 흥건해져 있었다.




"......후우"


그리고 무사히 방으로 돌아온 나는, 다시 게이밍 의자에 앉아서 마히루가 보내온 영상용 소재를 확인한다. 일러스트와 곡과 피아노 반주와 가사. 그 비트레이트같은 걸 확인해가며 영상 제작을 개시했다.


이윽고 저녁. 카바야키상 타로를 먹으며, 방송 화면을 열고, OBS로 방송을 개시한다.


"다녀왔어! 다들 들어봐! 오늘 학교에서 재밌는 일이 있어서......"


이렇게 나는 또다시, 방송에 거짓말을 한다.


이 일은 아직, 마히루조차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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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의"


나와 카노짱이 서있는 바에서 메이짱이 우아하게 주문하고 있었다.


"아니, 가게 두 번째 온 거잖아?"


내가 츳코미를 걸지만, 카노짱은 당연하다는 듯 메이짱에게 음료를 내놓았다.


"자, 토마토 주스"


"~~! 역시 노노땅, 팬서비스의 프로......!"


뭔가 마음대로들 하세요, 같은 생각을 하며 적당히 잡담을 시작했다.


"키위짱, 문화제 와 줄까"


"에, 안 와? 소꿉친구잖아?"


"그렇긴 한데...... 고등학교 들어오고 한 번도 못만나서"


"에, 그렇단 건 2년이나요?"


메이짱이 놀란다.


"응. 나는 만나고 싶은데, 키위짱, 바쁘다나 봐. ......작년 문화제도 결국 서로 못갔고"


"흐응, 요루의 댄스, 봐줬으면 하는데"


"어이"


놀리듯이 말하는 카노짱에게 츳코미를 넣었다.


"2일차였던가?"


"응"


카노짱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자, 카노짱은 생각난 듯 질문을 다시 해온다.


"그보다, 극에서 하는 아마노이와토...... 라는 이야기? 왜 춤을 추는 거야?"


"그게...... 뭔가, 태양의 신이...... 어떻다던가"


내가 애매한 설명을 하자, 메이짱이 조용히 이야기를 꺼낸다.


"......태양의 신인 아마테라스 님이, 엉뚱한 계기로 바위 동굴에 틀어박혀버려요."


놀라서 메이짱을 바라본다.


"잘 아네?"


"예전에 읽었으니까 ......이런 느낌이에요"


메이짱이 스마트폰으로 검색한 영상을 보여주며, 이야기하듯 가르쳐 준다.


"태양의 신이 틀어박히면, 세상에서 태양이 사라지니 곤란해요. 그렇기에 다른 신들이 바위 근처에서 즐겁게 연주하고, 이상한 춤을 추며 아마테라스님을 유혹하는 거죠"


"아, 그래그래. 선생님이 그런 이야기라고 열심히 이야기해줬어"


"그리고 마히루 씨가 연기하는 아메노우즈메는ㅡㅡ"


말하면서, 메이짱은 3등신정도 되는 코믹한 여성 캐릭터가 전라로 되어 있는 일러스트를 내게 들이밀었다.


"가슴이라던가 중요한 곳을 드러내고 춤을 춰요"


"나 그런 역할이야!?"


***

그로부터 열흘 정도가 지나, 오늘은 문화제 첫날이다.


우리 반의 상연물은 귀신의 집이기에 흰 시트를 뒤집어 쓰기만 했을 뿐인 조잡한 귀신의 모습을 해놓고선, 교실 앞에서 접수를 맡고 있다.


그러자, 뭔가 낯익은, 귀여운 교복이 눈에 들어왔다.


"실례합니다"


눈앞에 나타난 두 명의 다른 학교 여학생. 물론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그 교복만은 기억이 있어서 지긋이 바라보고 있자ㅡㅡ 떠올랐다.


교복이 귀엽기로 유명, 하다고 말하며 메이짱이 보여 줬던 키위짱의 고등학교 교복이다. 그렇다는 것은 이 애들은 키위짱과 가은 타테키타 고등학교 학생이라는 것이 된다.


흐음, 확실히 실제로 보니 쓸데없이 그 귀여움이 눈에 띄었다.


"두 명 들어갈 수 있나요?"


"괜찮아요. 저기서 다음 학생이 나오면 입장할 수 있어요. 여기서 대기해주세요"


"됐다~"


하고, 거기서 대화가 끊어진다. 뭐 접수와 손님이고, 꼭 이야기해야 하는 것도 아니기에 어색할 정도는 아니지만, 나는 단순히 신경쓰였기에 그걸 물어보고 싶어졌다.


"저기...... 타테키타 학생이에요?"


"맞아요! 그, 저희도 2학년이에요"


반의 명판을 바라보며 말한다. 타테키타 2학년. 그렇단 건, 키위짱과 동급생이다.


"아! 2학년이군요! 그럼...... 와타세 양을 아시나요?"


뭔가 잡담할 생각으로 던져본 그 질문.


"으음...... 와타세?"


"어라...... 모르세요? 아! 그, 학생회장이라던가 하고 있는 기운 넘치는 여자애!"


"네?"


아직도 감이 안 오는 것 같았다. 반이 다르면 어쩔 수 없을 지도 모르지만, 이렇게까지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 것은 예상 외였다. 그게 학생회장에다 키위짱정도의 인기인이라면 다른 반에 이름이 알려져 있어도 이상할 게 없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자, 여자애는 더 충격적인 말을 내뱉었다.


"......학생회장은, 미조구치 양인데요......"


"......네?"


어떻게 된 걸까. 둘의 착각인 걸까, 아니면 학생회장이 여러명 있는 걸까.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여러 가능성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아! 와타세라면, 와타세 키위?"


여자애의 말에, 나는 팟하고 고개를 들었다.


"맞아요!"


하지만, 그 다음 말을 듣고, 쾅하고 더 깊은 구멍 속으로 빠져들어버리고 만다.


"아아. ㅡㅡ그 등교 거부의!"


***


문화제 첫날을 마치고, 그날 밤.


오늘도 나는 키위짱과 작업 통화를 하고 있다.


그런데, 점심에 들어버린 이야기. 그 후 몇 번이고 학교 이름과 이름을 확인했지만, 틀림없는 듯 했다. 두 사람이 나한테 거짓말을 할 이유따위 어디에도 없고, 와타세 키위라는 이름이 같은 학교에 우연히 겹칠 리도 없다.


그렇다면 잘못된 것은...... 내가 키위짱한테 듣고 있는 이야기쪽일 것이다.


"오늘은 5명이서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는데, 무려 계산이 정확히 7777엔이었어! 기적이지~"


"그렇구나. ......대단하네"


잘, 웃고 있을까.


내 머릿속엔 오늘 점심에 들은 것만 리플레이되고 있어서 키위짱의 말이 거의 귀에 들어오질 않는다.


"그렇지~? 게다가 드링크바에 갔을 때 말야......"


나는 이제, 알아버렸다. 이것이, 만들어낸 이야기란 것을.


더 듣고 있는 것은, 괴롭다고 생각했다.


"......있잖아"


"으응? 뭔데!?"


평소 느낌으로 되묻는 키위짱의 목소리가, 뭔가 조금 멀게 들렸다.


"오늘 말야. 문화제 첫날인데ㅡㅡ 키위짱 동급생이랑 우연히 만났어"


키위짱의 말이, 딱 멈췄다.


"......들었단 거야?"


"......응"


"아...... 그런가"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나는 이럴 때 분위기를 되살리는 걸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금, 무슨 말을 해야할 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뭔데"


쥐어짜는 듯한, 키위짱의 목소리다.


"에?"




"대단하네, 라니...... 뭔데!"




키위짱의 목소리에 조금씩, 분노가 섞이기 시작한다.


"에......"


"방금 이야기 들으면서, 대단하네라고......!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면서 말한 거냐고......!"


"아니야, 그게 아니라......"


하지만, 반론할 수 없었다. 그게 나는 실제로, 키위짱의 이야기는 거짓말이란 걸 알면서도 이야기에 맞춰서 맞장구를 치고 있었으니까.


"그게 아니라면...... 뭔데"


"그게...... 그"


무언에서, 초조함이 전해져 왔다.


으극하고 무언가를 씹는 소리가, 통화구로부터 울렸다.




"ㅡㅡ그렇게 금방, 남들한테 맞춰대고!"




그리고 뚝, 하고 통화가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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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히루에게 소리치고 몇 분 후.


침대에 쓰러져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한 채로 누워 있다.


계속해서 속일 수 있을 리 없었다. 언젠가는 알려질 거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각오가 되어있던 것은 아니었다.


"하하...... 자업자득인가"


마른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거짓말을 한 건 자신이고, 그 이유도 그저, 환멸받고 싶지 않았을 뿐. 그렇기에 나는, 자신을 책망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읏"


싫은 땀이 넘쳐흘러, 손발이 차가웠다. 뭔가를 잃어버리고 텅 빈 것 같은 허무함이, 숨쉬는 것을 힘들게 만들었다. 도망치듯 방문을 열자 자신이 한심해져 뭔가에 쫓기듯이 집을 뛰쳐나왔다.




내가 도망치고 있는 것은.


그것은 분명, 나를 따라오는 부끄러워서 견딜 수 없는, 검은 기억이다.




초등학교 6학년 여름. 공부도 운동도 잘하던 나는 마히루나 다른 애들과 같은 중학교에 가는 것을 택하지 않고, 중고일관의 진학교에 가기로 결정했다. 조숙하고 발달이 빨랐던 나는 이해력이나 신체능력에 있어서 주변보다 머리 하나 이상은 앞서 있었기에, 남들과는 다른 길로 가야 한다고 진심으로 생각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중학교 수험용 문제집을 몇 바퀴 돌린 정도로 싱겁게 명문이라고 하는 타테키타 중학교에 붙어버렸다.


생각해보면 이게, 최초의 선택 실수라고 생각한다.




나는 재능이 있고, 노력하지 않아도 뭐든 할 수 있는 특별한 존재라고, 이런 것을 당연한 듯 믿고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결과를 내고 있었다. 어머니들이 만드는 좁은 커뮤니티에서는 신동이라고 불렸던 것도 있어서, 그것이 전능감으로 이어져 뭐든 도전할 수 있었고, 게다가 대개는 잘 해냈기에, 쓸데없이 내 자의식을 비대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통용되던 초등학교 시절은 좋았다.


처음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한 건, 중학교 1학년의 봄, 입학식 후의 홈룸이었다.




"모토야마 유우코입니다. 테니스부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이 이름순으로 자기소개를 하는데, 그것이 각자 그저 이름과 잘 부탁한다는 인사, 취미와 열심히 하려는 걸 한 가지 덧붙이는 정도의 시시한 내용이었다. 나는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웃음을 불러오고, 뭘 말하면 받아들여지는 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자기소개로 지루한 말만 늘어놓는 같은 반 애들을, 앞으로 자신을 따라오게 될 수수한 인간들로 밖엔 여기지 않았다.


그렇기에.


자신의 차례가 왔을때, 나는 기세 좋게 일어나서, 이런 말을 해버린 것이다.




"ㅡㅡ안녕 여러분, 만나서 반갑다! 내 이름은 와타세 키위! 이 세상의 주인공! 이 반도 쭉쭉 신나게 가볼 생각이니, 잘 부탁해!"




쏟아질 터였던 환영과 박수와 동경의 눈길은 어디에서도 솟아나지 않았다.


대신에 받게된 것은 곤혹과 침묵과 기이의 눈길, 그리고 ㅡㅡ소외감이었다.


"......그래, 기운차서 좋구나. 그럼, 다음 사람"


이상하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미끄러지는 일이 지금까지 없었던 건 아니다. 그게 어쩌다 첫 발에 와 버렸을 뿐이겠지. 처음 만난 상대들 뿐이고, 한 번 정도라면 그런 일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앞으로 조금씩 내 재미를ㅡㅡ 와타세 키위야 말로 최강이란 것을, 알아줬으면 했다.


한 번의 실패정도론 깨지지 않을 정도로 쌓아올려 왔던 공허한 전능감은, 내 부끄러운 역사를, 한층 더 쌓아가게 만들었다.




같은 날의 쉬는 시간. 이걸로 인기인이 될 게 확실하다고 생각하며, 나는 비장의 히어로 설정 노트를 모두에게 보여줬다.


"자, 봐봐 이거! 에너지를 스핀으로 증폭!"


언제나처럼 기운 넘치는 목소리로, 노트의 종이를 팔랑팔랑 넘겨서 애니처럼 보이게 했다. 집이 그림 교실을 하고 있고, 그 학생들 중에서 누구보다도 잘 그리는 내 그림은, 새 반 애들에게도 자극적일 것이다.


칭찬, 선망, 질투.


그런 걸 온 몸으로 받으며, 나는 이 학교에서도 최강이 되었어야 했다.


ㅡㅡ하지만.


"아하하...... 대단하네"


"헤, 헤에......"


그 반응에 감정이 담겨 있지 않다는 건, 전능감으로 냉정함이 결여되어 있는 나라도 알 정도였다.


"......어라?"




초조함에 다음 날, 자신의 최강 피규어 콜렉션 중에서도 제일 화려하고, 레어인, 커다란 피규어를 학교에 들고 왔다.


"봐, 봐봐! 이거"


목소리에서 조금씩, 자신감이 사라져가는 것을 스스로도 알았다. 이것도 안 받아들여지면 어쩌지, 아니, 그럴 리가 없어. 자신에게 긍정적인 말을 들려주면서도, 말이 조금씩 얄팍해져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뭐야 그거...... 괴수?"


"와타세 양은, 취향이 특이하네"


하복부 부근의 흐릿한 불안감이, 둔한 통증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방과 후, 좋아하는 TikToker나 패션, 미용법, 그런 거짓말같은 화제들로 달아오르는 반 애들이 그룹을 만들어 멤버를 고정시켜가는 가운데, 어느 그루브에도 스며들 수가 없어서.


고개를 숙이고, 혼자 하교하게 되었다.




"어쩌지...... 이상, 해?"




그날 밤.


"응? 키위짱 어떡해. 나 전혀 친한 애 없는 반이 걸려서! 갑자기 데뷔 대실패할 거 같은데~!"


"하하, 그런가"


전화로 연결된 마히루가, 언제나처럼, 내게 응석을 부려왔다.


나만이 유일한 버팀목인 것처럼, 가감없이 체중을 실어서.


"왜 키위짱 딴 학교로 가버린 거야! 나 내일부터 어떡해~!"


"하여튼...... 여전히 마히루는 내가 없으면 안 되네"


"정말~ 그렇다니까~"


기분 좋았다.


자신의 존재와 가치가 통째로 부정당한 듯한 하루를 보냈다.


그렇지만 아직도 자신을 주인공이라고 생각해주는 마히루의 말. 누군가의 최강 히어로로 계속해서 있을 수 있는 이 장소가, 전능감을 유지한 채로 있을 수 있는 관계성이, 나를 채워갔다.


"키위짱은 어땠어!?"


그래서, 마히루의 그 질문에ㅡㅡ 나는.


"나는......"


분명 진정한 의미에서의 『류가사키 녹스』는, 이 순간에 시작된 것이다.




"ㅡㅡ물론 여유였지! 바로 학교의 인기인 그 자체!"




웃는 얼굴은 긴장되어 있고, 식은땀이 옆구리를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목소리만은 언제나처럼 밝고, 멋진 히어로처럼.


"오오! 역시 키위짱은 대단해"


죄책감도 있었다. 자신에 대한 혐오감마저 생겼다.


"그래! 그야 나는, 최강 히어로니까!"


하지만 죄의식은, 허세를 되풀이하는 동안에.


낫지 않은 상처에 마취를 하듯, 서서히 마비되어 갔다.




검은 기억의 속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후드를 뒤집어쓰고, 고개를 숙이고, 여전히 차가운 손으로 밤의 거리를 혼자서 배회하고 있다.


시부야. 마히루가 헤매던 때 그랬던 것처럼, 나도 끌어당겨지듯 여기에 와 있었다.




ㅡㅡ "애냐 ㅋ"


ㅡㅡ "진심 이상해"




비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휘황찬란한 명품을 몸에 걸친 젊은이들이, 얄팍한 웃음소리를 내며 거리에 흘러가고 있다. 깔깔거리며 자신의 위치를 주장하는 듯 울리는 그 웃음은, 품위 없고 경박한 울림을 가지고 있어서. 시시하다. 하찮다. 대체 너희들은 얼마나, 자기 취향으로 본심으로 살고 있는 걸까.




ㅡㅡ "내(*俺. 남자의 1인칭)가 주인공!"


ㅡㅡ "아니, 여자가 나(俺)래ㅋ"




그것은 환청일까, 아니면 우연히 들린 목소리가 자신에게 박혔을 뿐인 걸까. 사고와 현실의 경계선을 분간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등줄기를 펴고 크게 웃는 군중들에 대해, 나는 몸을 움츠리고 만다. 불편하고, 분하고, 한심해서. 언제나 하고 있는 스마트폰 게임을 시작하고, 그 세계로 도망쳐버린다. 이럴 바엔 처음부터, 밖으로 나오지 않았어야 했다.


제대로 앞도 보지 않고 소셜 게임의 화면을 노려보며, 초필살기의 버튼에 엄지손가락을 보란 듯이 강하게 눌러대자, 과금을 거듭해 전신이 번쩍번쩍 장식된 히어로 로봇이 날 대신하여 길을 가는 적의 잡몹 캐릭터들에게 미사일을 차례차례 날려 화면을 시체와 잔해의 산으로 바꾸어 간다. 게이지가 사라지면 바로 과금하며, 손톱 끝이 새하얗게 될 정도로 강하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엄지를 화면에 밀어붙인다.


입술을 깨물자, 서서히 쇳맛이 입안에 퍼졌다.




"살기 괴로워, 살기 괴로워, 살기 괴로워!"




90520.


120642.


6246273.


9902184.


15662998.


99999999.


전력으로 뛰어올라가는 것마냥 데미지가 인플레이션되며, 내가 슈퍼챗으로 받은 돈은, 일그러진 세계를 박살내기 위한 파괴 병기로 변해갔다.




"나는...... 나는 전혀 변하지 않았어......!"




나는 그저, 히어로로 있고 싶었다.


멋지고, 키가 크고, 탄탄하고, 힘이 강하고, 다들 의지해주는.


중요할 때 구하러 와줘서, 이름조차 말하지 않고 떠나가는, 이상적인 히어로로.


그런 꿈을 예전부터 쭉, 꺾이지 않고, 계속해서 가지고 있을 뿐이다.




"멋대로 바뀐 건 너희들인 주제ㅡㅡ!"




분노와 돈으로 세계를 파괴해간다. 수십만 엔 있던 전자머니의 잔고가 순식간에 줄어들어 간다. 세계가 순식간에 잔해로 변해갔다.


전부를, 정말로 전부를 부수고 싶었다.


"읏!"


갑자기, 사람과 힘껏 부딪혔다. 나는 그 자리에 쓰러져서 주저앉고 만다.


"죄, 죄송합니다"


"아파라...... 어딜 보고ㅡㅡ"


성가신듯한 목소리의 주인은 20대 정도 되는 금발의 남자, 하지만 그 태도는 핥듯이 내 몸을 본 순간 급변했다.


"......아니, 귀엽잖아. 혼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혐오가 솟아났다.


추악한 따귀를, 날려주고 싶었다.


"ㅡㅡ그런 눈으로 날 보지 마!"


감정을 드러내며 손을 뿌리치고, 달리기 시작했다.


"젠장...... 젠장!!"


비참했다. 분했다. 그런데 어찌할 수 없었다.


나는 그저, 히어로가 되고 싶었다. 단지 그게 다였다.


그런데.


키가 작고, 동안이고, 하얗고, 가슴이 쓸데없이 크고, 허리가 잘록하고, 허벅지가 육감적이고.


분명 그 남자가 밀어붙이면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약해서.




이런 몸으로 태어났다는 그것만으로, 저런 알맹이 없는 남자에게 한눈에 얕잡아보이고, 얄팍한 욕망의 대상이 되고.




이런 게ㅡㅡ 내가 되고 싶었던 자신일 리가 없다.




"ㅡㅡ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네가 잘못된 거라고, 몇 번이고 들었다. 비뚤어진 인간이라고, 비웃어댔다. 웃기지 마. 너희가 주변에 맞추고, 신념을 굽히고, 자신을 속이고 살 뿐이잖아. 나는 예전부터 쭉, 태어나서 한 번도, 비뚤어지지 않았어. 내 뿌리는 절대, 초등학교 시절부터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


남녀와 상관 없이 놀고, 장대한 꿈을 말한다. 우리의 평온을 해치는 적이 나타나면, 모두를 이끌고 싸워서, 우리의 장소를 지켜낸다. 승리를 축하하며, 무리하다 넘어져서 다친 걸 훈장처럼 서로 찬양하고.


다 같이 싼 아이스크림을 사서 같이 먹으며, 저무는 석양을 바라보며, 하루가 끝나는 것을 외로워한다.


그게 뭐가 이상하단 거야.


그게 어디가, 비뚤어졌단 거야.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있는 건, 결코 내가 아니다.


세상에서 나만이 순수하고, 너희들 전원이 비뚤어져있을 뿐이다.




나는 세상에 대해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지만ㅡㅡ


자신에게만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틀린 건..... 너희들 쪽이니까!!"




외침은 밤하늘에 사라져 간다. 히키코모리가 되어 운동부족인 몸은 순식간에 비명을 지르고, 건조한 공기가 조여오는 목구멍에서는 끽끽하는 천식같은 소리가 울렸다. 그런 상태에서 소리를 쳤으니, 내 몸은 한심하게도 빈혈을 일으켜서, 휘청휘청하고 가까운 벽에 체중을 맡길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올려다 본 시야의 가장자리에 비친 것은, 컬러풀한 해파리 벽화였다.


"......하하"


그런가, 깨닫고 보니 나도, 여기에 있네.


내가 처음으로 그 녀석에게 그림을 졌던, 기념할만한 벽화.


그럼에도 마히루와 함께 이 벽화의 색을 칠했을 때의 기억은,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떠오를 정도로, 컬러풀했다.


"그 녀석, 나한테 딱 달라붙어있던 주제"


큭, 하고 웃음이 넘쳤다.


항상 나를 따라다니며, 날 히어로라고 진심으로 믿어주고, 날 최강이라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찬양해주고.


그런 그 녀석의 곁이, 정말로 좋았다.




나는 그 녀석에게, 거짓말만 해왔는데.


그 녀석 안에 있는 나야 말로, 내가 정말로 되고 싶었던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자ㅡㅡ




분명 마히루에 대해서만은, 누구보다도 정직한 자신으로, 대할 수가 있었다.




해파리를 등에 업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 본다.


올려다 본 하늘에 뜬 달은, 완전한 원에서 약간, 뭔가가 결여되어 있어서.


뭔가 이 세상이 답답한 나와 닮았다, 같은 것을 생각했다.




"ㅡㅡ내 마지막 자리, 사라져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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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뭐 하고 있...... 그립다!"


"아니 카호, 남의 스마트폰 화면을 멋대로 보지 마"


집의 거실.


여전히 프라이버시 의식이 너무나도 낮은 카호를 쿡 찌르며, 시선을 스마트폰으로 되돌렸다.


"키위짱, 재밌었지~ 또 놀고 싶어~"


거기에 표시된 것은, 그 무렵 막 완성된 벽화 앞에서 내가 키위짱이랑 찍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


키위짱과의 통화가 끊기고서 나는 곧장 메시지를 보냈다. 그로부터 2시간정도 지났지만, 아직도 키위짱과는 연락이 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화난 것도, 질린 것도 아니었다.


"......좋아!"


"우왓!?"


내가 결심하고 갑작스레 일어나자, 카호는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


다음 날, 문화제 두 번째 날 점심.


"야호 요루! 와버렸어"


"수, 수고하십니다!"


마스크를 쓴 카노짱과 평소대로의 메이짱이 우리 고등학교에 놀러 와줬다. ......하지만.


"......요루라니?"


같은 반 애의 어리둥절해나는 목소리에, 소름이 돋아왔다.


"~~! ......카노짱, 여기서 요루라고 하는 건 그만둬~"


인터넷 활동명을 현실에서 당당하게 듣는 건 부끄럽다는 걸 모르는 건가. 나는 작은 목소리로 열심히 주장했지만, 카노짱은 또 평범한 성량으로,


"왜? 요루는 요루잖아"


"요루는 요루지만 마히루기도 해~"


작은 목소리로 외친다는 모순된 발성으로 이의를 제기하며, 카노짱을 벽쪽으로 쭉 밀어붙이며 얼버무린다.


"누구야 저거?" "글쎄, 그치만 완전 귀엽잖아"


둘을 보며 반 애들이 이런저런 말을 하고 있었다. 카노짱은 아이돌 시절부터 익숙한 지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고, 메이짱은 어째선지 굉장히 감탄을 하고 있었다.


"역시 노노땅...... 역시 마스크를 뚫고 나오는 매력이......"


"메이 이야기도 하는 거 같던데?"


"무슨 의미에요?"


메이짱이 멍하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메이짱 자신은 그다지 인식하지 않는 것 같지만, 키도 크고 하얗고, 살짝 일본인과는 거리가 있는 이목구비를 갖고 있어서 솔직히 카노짱만큼 눈에 띈다. 우, 그에 비해 나는......


'마히루 친구?" "그런 거 같네"


그렇지만 카노짱, 마스크를 쓰고 있다지만, 엄청 눈에 띄는 건 괜찮은 걸까. 뭐 그래도 아이돌 시절이랑 복장도 헤어 스타일도 다르고 마스크도 쓰고 있으니 알아차리는 사람은 거의 없으려나.


"드디어 본방이네"


"응...... 불안밖에 없어"


내가 솔직히 말하자, 카노짱이 아하하 웃는다.


"노노땅과 같이 보는 첫 연극, 기대돼요......!"


"기대하는 게 그거구나......"


메이짱은 여전했다. 카노짱은 이런 오타쿠에 익숙한 것인지, "그렇지~" 같은 말과 함께 싱긋거리며 대응하고 있었다. 프로구나.


"......있잖아, 두 사람"


내가 말을 꺼내자, 둘의 시선이 이쪽을 향했다.


"좀, 부탁할 게 있어서"


말하면서 나는, 삼각대와 스마트폰을 둘에게 건넸다.




한 시간 후의 체육관.


나는 무대 가장자리에서 취주악부의 퍼포먼스를 보며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이것이 끝나면, 우리 연극이 시작된다.


금관악기가 마지막 음을 울리고, 지휘자가 인사를 하고, 박수가 악단을 칭찬한다.


"취주악부 여러분, 감사합니다"


"마히루, 파이팅!"


"응, 고마워"


후반에 행인역으로 나오는 치에피가 내 어깨를 두드리고, 나는 거기에 웃는 얼굴로 답한다. 하지만 치에피는 아마, 앞으로 내가 하려는 건 모를 것이다. 힐끗 막의 틈 사이로 관객을 확인해보자 8할 정도 사람이 들어차 있고, 카노짱과 메이짱은 내가 부탁한 대로 삼각대에 스마트폰을 얹어서 무대를 비춰주고 있었다.


"이어서, 2학년 1반의 연극 『현대판 아마노이와토』입니다. 에? 아? 이것도? 에에, 각본은 무라니시 선생님입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나는 무라나시 선생님에게 저자를 어필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불쌍한 문화제 실행위원의 안내방송을 들으며, 각오를 다지고, 무대로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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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아프다.


눈을 떠보니 대낮이란 건, 내겐 드물지 않은 일이지만 오늘은 어째서인지 평소보다 더 죄책감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이 시간, 마히루의 안에서는 이상의 내가, 현실의 나 대신에 학교에 가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의 안에서 이상의 자신이, 히어로로 있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이지만 학교에 가지 않는 죄책감이 덜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더는, 마히루의 안에서의 나도, 학교에 가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상의 자신이 어딘가로 사라져버리고, 이 세상에 자신이 싫어하는 자신만이 남아있는 것 같아서, 아마 그것이 괴로운 것이겠지.


"......읏"


문득, 스마트폰의 알림에 정신이 들었다.


온 것은, Discord의 마히루로부터의 메시지.


"주소?"


거기에는 YouTube 라이브의 URL이 찍혀 있었고, 표시되어 있는 썸네일의 정보에 의하면 아무래도 비공개 라이브인듯 했다. 방송하고 있는 채널은ㅡㅡ JELEE 채널이었다.


"......뭔데?"


궁금했지만, 비공개 라이브니까, 시청자를 보는 것 만으로도 내가 들어갔단 걸 들킬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직접 통화를 하거나 채팅을 하는 것보다는 꽤나 편하니까, 마히루도 꽤나 히키코모리를 이해하고 있다는 걸까.


나는 살짝 기합을 넣고, 그 주소를 열었다.


그러자.




"그리고, 다음으로 바위 앞에 나타난 건, 아메노우즈메였습니다"




"......마히루?"


라이브 영상에는, 체육관처럼 보이는 스테이지 위에서 춤추는, 마히루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나와라, 나와라, 룽리룽라룽"



마히루는 전신을 사용해서 코믹한, 뭔가 MP라도 빨려들어갈 듯한 춤을, 필사적으로 추고 있었다. 공연장에서는 실소 섞인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는데, 마히루는 이런 거, 제일 싫어하지 않았던가.




"나와라, 나와라, 룽리룽라룽"




얼굴을 붉혀가며, 전신을 크게 사용하며, 크게 소리친다.


"뭐야, 저 녀석......"


나직이 중얼거리며, 문득 미소가 새어나왔다.


이런 걸 나한테 보여줘서, 저 녀석은 뭐가ㅡㅡ




"아마테라스 님!!"




마히루가 필사적으로 춤을 추며, 카메라 너머로 이쪽을 지긋이 바라보는 것만 같았다.




"부디 그 어두운 곳에서, 나와주세요!"




마히루와 눈이 마주친 것 같은 기분이 되어서, 가슴이 뛰었다. 애매하게 알고 있는 아마노이와토의 이야기에서, 이 대사는 실제로 대본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는 것이겠지만, 내 현상태를 지적하는 말로도 생각할 수 있어서, 흘려들을 수가 없었다.




"아마테라스 님이 틀어박혀 있으면, 제 세상은!"




마히루는 스테이지 위를 뛰어다니며, 숨을 헐떡이며 외친다.


춤을 추면 출수록 공연장의 웃음은 커져가고, 그 아픔이 내 마음에 박혀온다.


땀이 솟고, 쿵쾅쿵쾅하고 칠칠맞은 발소리가 울려퍼진다.




"제 세상은, 어두운 채로 있게 될 거에요!!"




입술을 악물었다. 분명 내 마음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기에 아메노우즈메는 필사적으로 춤을 췄습니다. 나와줘, 나와줘, 하고.


당신은 우리의 태양이다, 하고."




다른 학생이 말하는 내레이션을 배경으로, 마히루는 더 격렬하게 뛰며 춤을 췄다.




"아앗!"




다리가 꼬여서 넘어진다. 그것을 신호로, 마히루는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하지만 나는 더는, 웃고 있지 않았다.




"읏!"




손을 짚고, 의상을 흩뜨리며 일어선 마히루는, 다시 웃음거리가 되기 위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땀으로 앞머리가 젖어서, 칠칠맞게 이마에 달라붙는다. 마히루의 표정은 코믹하게, 꼴사납게 되어간다. 흐트러진 의상은 언뜻 보면 반나체로 보일 정도로, 분명 많은 남학생들의 호기심의 시선을 끌고 있겠지.


그것이 공연장의 웃음을 더욱 낳고 있어서, 틀림 없이 그것은, 이야기와 일치했다.


하지만 역시, 남의 눈을 신경써가며, 튀지 않게, 웃음거리가 되지 않도록 살아온 마히루에게 있어서, 제일 피하고 싶은 일이었을 것이다.




"아마테라스 님! 당신은ㅡㅡ!"




그리고 태고같은 BGM이 끝나자, 마히루는ㅡㅡ


내가 보고 있는 이 카메라를, 아니, 어쩌면 그 너머의 나를 보며.


이렇게 소리쳤다




"ㅡㅡ당신은, 제게 있어서 히어로니까!"




히어로. 아마노이와토라는 이야기에, 그런 영어 단어가 등장할 리 없다.


지금은 분명, 대본엔 없는, 마히루의 말이다.


"......!"


아마테라스가 틀어박혀 있던, 이와토가 천천히 열린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았다.


춤도, 눈에 띄는 것도 싫어하는 주제, 싫어하는 것에 싫어하는 걸 덧칠하고, 뭘 하고 있는 거야.


너무 필사적인 것도, 꼴사나운 것도, 정도란 게 있잖아.


"......저 바보"


중얼거리면서도 나는, 도중까지 진행했던 편집 작업을, 다시 한 번 재개한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히어로』는, 분명 이 정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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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뒤풀이, 3차까지 끌려갔어......"


지친 채로 말하며, 먼저 모여있던 카노짱과 메이짱과 합류했다. 장소는 우리의 알바 장소인 카페 바로, 메이짱이 카노짱의 음료에 빨대를 넣으려는 걸 거절당하고 있었다.


"뭐, 요루는 오늘의 주역이니까. 신나게 웃었어~"


"고마워 카노짱......"


"저주의 춤, 훌륭했어요!"


굉장히 순수하게 던진 메이짱의 엇나간 말에, 나는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나야 말로, 삼각대 세팅해줘서 고마워"


감사을 표하자, 카노짱이 환하게 웃었다.


"괜찮다니까! 닿았으면 좋겠네. 키위짱한테"


"......응"


키위짱에게 라이브를 전하기 위해 연극 전에 삼각대 세트를 부탁했지만, 두 사람에겐 키위짱이 거짓말을 하고 있었단 것을 전해두지 않았기에, 분명 그저 소꿉친구에게 자신의 춤추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뭔가 좀 부끄럽지만, 그걸로 된 것이다.


"......응?"


그때, 폰에 Discord 메시지 알림이 날아왔다.


열어보자, 키위짱에게 메시지가 와있었다. 일러스트나 데이터를 보낼 때 자주 쓰는 메가 업로드의 주소만이 보내져 왔고, 열어보자 하나의 여상 파일 『완성.mp4』가 업로드되어 있었다.


"저기, 이거....."


두 사람에게 보여주고, 우리는 얼굴을 마주본다.


셋이서 고개를 끄덕이고, 업로더의 기능으로 그대로 영상을 재생하자ㅡㅡ.


"""와아아아!"""


목소리가 모인다. 화면에서 재생되고 있는 것은, 내 그림을 쓴, 뮤직 비디오다.


"벌써 된 거야!?" 카노짱이 놀란다. "그보다 이거, 음성도......"


"악기가 엄청 늘었어요!"


내가 그린 작은 소재부터, 가사나 배경, 기하학 무늬 등을 조합해서 템포 좋게. 뭔가 정말 그럴듯한 MV를 만들어 준 키위짱은, 영상뿐만이 아니라 믹싱까지 해준듯 했다.


아니, 히어로니까 뭐든 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했지만, 키위짱은, 좀 내 상상을 뛰어넘은 걸지도 몰라.


몇 분 간, 우리는 그 영상에 못박힌 채로 있었다.


"대, 대단했어......"


"저와 노노땅의, 첫 성과물......"


"아니 네 명의 거거든?"


감동하고 있는 카노짱과, 뭔가 또 어긋난 감동을 하고 있는 메이짱. 나는 메이짱에게 최소한의 츳코미를 넣으면서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슬쩍 카페 바의 뒷문으로 옥외의 계단으로 빠져나갔다.


빌딩 3층에 있는 이 계단에서 보이는 경치는 그렇게까지 이쁘지는 않지만, 지금은 바로 옆의 간판이나 가로등의 불빛도 뭔가, 빛나보였다.


내가 이렇게 빠져나온 이유는 한 가지. 그때부터 쭉 상태가 오프라인이었던 키위짱. 하지만 지금은 각오를 정했단 듯이 온라인이 되어있는 걸 깨달아서다.


이쪽에서 말을 거는 건, 어색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에잇, 하고 기합을 넣고, 키위짱에게 통화를 걸었다.


몇 번의 발신음 후, 키위짱이 통화구 맞은편에서 나타났다.


"여보세요...... 키위짱"


"......응"


기운 없는 목소리. 어색함과 죄책감, 그런 것들이 전부 뒤죽박죽 섞여있는 것 같았다. 뭔가 그런 약한 키위짱은 신선하고, 하지만 항상 약한 모습을 보이고 격려받는 쪽은 내쪽이니까, 나는 아마, 격려하는 법도 알고 있을 것이다.


"......내 춤, 봐줬어?"


"......봤어. ......너무 못 춰"


"아하하. ......역시 재능 없을까?"


조금씩, 아무 것도 아닌 말로 꼬인 관계를 원래 위치로 되돌릴 수 있도록. 나는 일부러 본론이 아닌 화제로, 키위짱과 이야기했다.


"...... ......미안. 거짓말해서. 거기에, 심한 소릴 해서"


뺨이 느슨해졌다.


그 한 마디만 들을 수 있다면, 나는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괜찮아!"


되도록이면 솔직하게, 곧바로 말을 했다.


"키위짱. 그럼 나도 한 마디 해도 돼?"


이번엔 살짝 장난기를 넣어서, 품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뭔데"


키위짱의 목소리에는 약간이지만, 경계하는 듯한 색이 있었다.


"내가 예전부터 쭉, 키위짱의 어떤 점을 좋아한 건지, 알고 있어?"


"......모두의 인기인이고, 빛나게 보이는 점이겠지. 하지만 진짜 나는ㅡㅡ"


"아니야"


큭하고 웃었다.


확실히 그 점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인기가 있다고 누구라도 좋은 게 아니야.


"내가 생각하는, 키위짱의 멋진 점은 말야"


그때, 우리를 구해줬던 히어로의 모습을 떠올리며.


"누가 보는 앞에서도, 자신은 최강이라고, 주인공이라고ㅡㅡ 당당하게 선언하는 점이었어!"


나는 생각한다.


그게 아마, 지금도 키위짱이 하고 있는 것일 거라고.


"계속 거짓말을 해왔다고 해도, 전부 지어낸 이야기라 해도......"


키위짱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마지막엔 멋지게 해내준다는 거, 난 알고 있으니까"


"마히루......"


그러던 때,


"어라, 혹시 키위짱!?"


내 부재가 오래됐단 걸 깨달은 건지, 카노짱이 이쪽으로 왔다. 그러자 자동적으로 메이짱도 그 뒤를 쫑쫑거리며 걸어왔다. 알기 쉬운 시스템이 되어 있다.


"저기, MV 봤어! 엄청 대단했어! 멋있어!"


"음악도 멋졌어요! 제 곡을, 그렇게 활기차게 해주시다니!"


두 사람은 정말로 솔직하니까, 말에 거짓이 없다는 게 키위짱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았다.


"으, 응......"


그렇게 칭찬을 듣고 부끄러워 하는 키위짱의 목소리를 들으며 만족했다.


횡설수설, 하지만 조금씩, 키위짱은 히어로의 강함을 되찾아간다.


"뭐, ......이 키위님이, 만든 거니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최강 히어로가, 통화구 너머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봐, 말했잖아?"


나는 또다시, 키위짱의 위세를 등에 업고, 우쭐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키위짱은, 최강이야"




그렇게 다시 한 번 재생된 뮤직 비디오.


그 화면에는 카노짱이 붙여준 너무나도 솔직하고 올곧은 곡명, 『최강 걸』의 글자가, 핑크색의 이펙트와 함께, 자신의 자리를 주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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