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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편] [창작소설]변기 속 금붕어모바일에서 작성

문옥경(121.176) 2021.12.31 23:05:26
조회 136 추천 2 댓글 2
														
청년은 재빨리 아무도 없는 구석을 찾는다. 골목 뒤에 숨겨진 전봇대를 발견하곤 허겁지겁 달려간다. 청년은 참아왔던 토물을 내뱉기 시작한다.

끊임없이 나오는 음식물에 얼굴은 빨개지고 목은 따가워져오기 시작한다. 속은 게워지고 청년은 발밑의 토사물을 보며 한숨을 돌리고 있을때였다.

고양이 한마리가 울음소리를 내며 다가오는것이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청년이 있는지도 모르고 무언가를 향해 슬그머니 다가오는 행색이였다. 고양이는 무언가에 달려들었다.

청년은 토사물 반대편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것인지 고개를 빼꼼 내밀어 본다. 그곳에는 어항 하나 와 고양이가 있었다. 고양이는 발밑의 무언가를 쿡쿡 눌러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금붕어였다. 그것도 금보다 노란 금붕어였다. 청년은 놀란 마음에 어항을 집어 고양이 앞에 던졌다. 어항은 보기좋게 깨져버리고 화들작 놀란 고양이는 몇 십미터를 뒤로 점프하더니 풀 속으로 사라졌다.

청년은 금붕어를 손에 쥔다. 금붕어는 사경을 헤메고있었다. 청년은 죽어가는 눈과 마주친다.

청년은 달린다. 달리고 또 달려 비상계단문을 열고 계단을 오른다. 집 앞에 도착하자 열쇠를 꺼내기위해 호주머니를 뒤진다. 아! 안주머니구나. 청년은 문을 열고 집 안을 휘둘러본다. 엉망진창이다. 남자는 어쩔수없이 화장실에 들어가 변기통에 금붕어를 놓는다.

금붕어는 생기를 되찾는다. 청년은 털썩 쭈그려앉아 변기통 안을 훔쳐본다. 금붕어는 빙글빙글 멈추지않고 맴돈다.

이제서야 청년은 쿵쾅거리는 심장을 안정시키며 옷을 벗고 양말을 벗고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청년은 곁에 있는 두루마리를 던져 불을 끈다. 방 안은 밤하늘처럼 어둡다.

청년은 편안히 검은 천장을 바라본다. 그리고 오늘을 떠올린다.

청년은 그녀와의 이별을 감행했어야했다. 그 이유는 청년의 건망증. 그녀의 모든것을 잊어버렸던 죄였다. 곪아왔던 상처는 그녀의 생일이 되어서야 터졌다.

청년의 눈주름은 젖어간다. 모든것을 잊어야했던 아니, 사실 무엇을 기억해야할지 몰랐던 청년은 이 밤이 무사히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다. 청년의 밤은 깊어갔다.

귀 속으로 알람소리 흘러들어온다. 그리고 뇌가 찢겨버릴듯하게 울부짖는다. 방 안의 모든 것들은 귀를 막는다.

청년은 어렴풋이 시간을 확인하고 벌떡 일어난다. 널부러진 옷들을 대충 입고 식빵을 입에 문 채 소변을 눈다. 물을 내린다. 변기커버를 닫고 거울 속의 남자를 본다. 거울 속 남자는 뒤통수가 쎄한 모양이다.

아뿔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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