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 작은 칸에 갇혀 관리자가 직원을 어떻게 뽑는 건지 몰라 헤매는 것을 관찰하고 있었다.

"뉴비네."

뉴비 조오치.

나는 실없는 생각을 하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니까 정확히는 내가 게임에 들어오기 전, 나는 분명히 로보토미 엔딩이 떴다는 소식에 허겁지겁 게임을 했고 49일차를 끝낸 후 50일차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엔….

'기억이 안 나네.'

마치 가위로 자른 듯이 기억이 없다. 오히려 마지막 기억이 뚜렷하기에 그 이후의 기억이 제대로 생각이 안 났다.

'하지만 하필이면.'

로보토미 안이라니. 꿈도 희망도 없는 디스토피아물에 관리자부터 세피라들까지 정상인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이 회사 안에서 일개 직원이라니.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과거의 나를 질책했다. 멍청한 새끼. 엔딩이라도 보고오지 괜히 못 보니 궁금하네.

'그나저나.'

"몇 분째냐."

시계는 없었지만 최소 10분이 넘는 시간동안 헤맨 것을 확실했다. 하지만 지금 관리자인 뉴비는 갈피를 못잡고 마우스로 괜시리 나를 찌르고 있었다. 고용 버튼은 내 모습에 가려져 보이지가 않았다.

'PE-Box도 없으면서 환상체는 왜 누르는 거야.'

답답하다. 알려주고 싶다! 훈수두고 싶다!

하지만 방법은 없었다. 나와 뉴비는 모니터로 나뉘어져 있으니 내가 훈수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처지였다.

결국엔 메뉴얼을 보지도 않고 왔다갔다 하다 겨우 내 뒤에 있는 고용 버튼을 발견하고는 두 명을 고용해 지휘팀을 꽉꽉 채웠다. 그러곤 관리시작을 누르자 내 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시야가 암전되고 다시 돌아오자 보인 것은 내가 말쿠트에게 죽었던 방, 그리고

"관리자님! 오늘도 열심히 해보죠!"

미친년 하나.

나는 한숨이 세어나오려는 것을 막고 얼굴 관리를 했다. 여기서 대놓고 한숨을 내쉬었다가는 내 배에 구멍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말쿠트는 그런 나를 신경을 쓰지도 않고 손에 들고있는 수첩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멍하니 있는 동안 의외의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옆을 보자 푸른색에 가지런히 단발을 한 남자가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남자의 머리 위에는 [명랑한 신입 최효준]이라 써져 있었다.

'생각해보니까 난 왜 이게 보이는 거지.'

내가 잡생각을 하는 동안 최효준은 대답을 하지 않은 것이 못마땅했는지 얼굴이 일그러졌으나 곧바로 펴지며 내 뒤에 우물쭈물 거리며 있던 초록색 머리의 네빌에게 다가갔다.

그 동안 마우스는 환상체를 유심히 관찰하다 용기, 그리고 최효준를 택했다.

말쿠트가 웃으며 말했다.

"좋았어, 최효준! 첫 임무야! 환상체 [0-03-03]에게 가서 용기 작업을 하면 돼!"

나를 지나치며 간 최효준은 언뜻 보면 입가에 미소가 걸려 있었다. 내가 아닌 자신을 택했다는 우월감인가.

얼마 지나지 않아 최효준은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용기 작업을 하라는 명령이 들어왔다.

최효준에게.

'회복도 안 하고?'

불안함에 입술을 깨물은 나는 손을 들었다.

"질문있습니다."

"아, 제이콥! 무슨 질문인데?"

"이 방에는 재생로가 흐르는 것으로 교육 받았습니다. 환상체를 관리하고 온 최효준은 잠깐 회복을 하고 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 괜찮은 생각이야."

다행히도 말쿠트는 납득한지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요! 전 괜찮습니다!"

최효준이 나서기 전까진.

"저는 아직 멀쩡합니다!"

"하지만 정신 오염도가 위험하지 않을까?"

"고작 환상체를 보고 미칠 정도로 약하진 않습니다!"

미친놈이.

"오, 좋아! 그런 자신감 아주 좋아!"

맞다. 얘도 미친년이었지.

내가 말릴 틈도 없이 그렇게 최효준은 관리를 하러 갔다. 네빌은 [소심한]이란 수식어가 붙은 값을 하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왜 정신력이 다는 것처럼 보이지.'

아직 정보팀이 열리지 않았기에 체력과 정신력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마치 패닉에 빠진 것처럼 보였다.

'게임인데 설마 그러겠어.'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닫혀있던 문이 열리면서 최효준이 들어왔다. 다만 상태는 겉보기만으로도 최악이라 할 수 있었다.

"집에 보내주세요 관리자님… 집에 가고 싶어요…."

"야, 괜찮…."

곤봉으로 팰 수도 없기에 말로 해보려고 한 나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섬뜩한 소리를 내며 돌아간 최효준의 머리가 보였다.

'이런 씨….'

"꺄아아악!"

네빌의 비명과 함께 의식이 점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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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썼더니 1편이 사라짐. 뭐야 돌려줘요

있어봐야 미친놈 정도의 욕설이랑 배때지 총알빵밖에 없는데 왜 짤린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