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컥
오랜시간 보이지않던 칼로가 문을 열고
갓 뽑은 듯 김이 모락모락나는 면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칼로는 늘 걸치고있던 자켓을 벗고 양복의 단추를 풀었다.
" 뭐하시는거지? "
조직원들이 모여서 술렁술렁 거리는 와중에 칼로는 양복을 벗고
티셔츠 위에 검은색 앞치마를 둘렀다.
그리고 부엌으로 가더니 어제부터 계속 불이 켜져있던
거대한 냄비를 열고 국자를 꺼내 휘저었다.
냄비를 여는 잠깐의 시간에 회의실, 휴게실 구분없이
고소하면서도 향기로운 바다의 냄새가 가득 퍼졌다.
그렇게 조직원들은 냄새에 넋이 나가 냄비에 시선이 집중됐을때 쯤
칼로는 냄비의 뚜껑을 열고 세련된 검은 도자기 그릇을 가져오더니
면을 담고 냄비에 담긴 육수를 부었다.
면은 이미 수백번 토렴된듯이 황금빛을 띄고있었고
육수를 부어도 전혀 뿌옇게되지 않고
맑은 육수 그대로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그리고 칼로는 육수와 면이 담긴 그릇위에
쑥갓과 적은 양의 소금을 뿌린후
그릇과 젓가락을 들고 조직원 한명에게 갔다.
" 입에 안맞으면 안먹어도 되지만 일단 한그릇 들게 "
그 말을 듣고 조직원은 미친 놈처럼 그릇을 받았고
한 젓가락을 뜨려하는 순간
칼로가 면 위에 따끈따끈한 갈색 덩어리를 올려놓았다.
그러자 조직원은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칼로가 칼국수에 얹은 그것은 투박하지만
아름다운 갈색 빛깔로 튀겨진 튀김이였고
국물에 닿았음에도 기름 한방울 조차 퍼지지 않았다.
그렇게 조직원은 칼로가 놓아준 튀김을 한입 먹었고
그순간 조직원은 눈에 초점이 없어지더니 눈물을 흘리며
그릇을 쌔게 부여잡았다.
그것은 그냥 튀김이 아니라 매우 담백하고 겉은 탱글탱글하며
속은 마치 구름을 입에 넣은것같이
입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새우까스였던것이였다.
새우까스는 황금빛의 국물에 젖어 극한의 고소함을 내뿜었고
마치 살아있는 새우와 같이 바다의 내음을 가득담고 있었다.
뿐만아니라 윗부분은 국물에 젖지않아 오감을 자극하는
바삭함이 조직원의 신경을 마비시킬정도로 황홀하였다.
" 다들 한그릇씩하게. 양은 넉넉하게 해놨으니 배고프면 더 퍼서 먹어도 상관 없으니 마음껏 먹도록 "
그렇게 조직원들은 육수와 하나가 되어 감미로운 면을 입안가득 물고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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