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죄송하다 이 말이 당신에게는 참 무게가 무거워 빈 말로도 못하나봅니다.

그 일이 일어나고, 제일 먼저의 사과는 저희 쪽이 아니었습니다. 그것도 이해 할 수 있었어요.

그 때의 저는 그래도 전작에 말도 안되지만 마음을 움직인, 내 인생을 바꾼. 처음으로 글을 쓰고, 커뮤에 활동하게 해준 당신이니까. 그리고 우리에게 사과의 순서가 조금 밀렸어도 진심을 담아서 해줄 준비가 필요했기에,
조금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이후로 당신은 잠적했습니다.  그래도 기다렸어요. 아니 기다릴 수 밖에 없었죠. 이거마저 안해버리면. 그 시절의 저를 아예 잃어버리는 것 같았거든요. 각종 행사에 참여하면서 느낀 설레임. 이 게임이 또 나에게 어떤 행복을 줄까 하는 두근거림이 송두리 째 없어질 것 같아서.

몇 안 되는, 정말 당신이 진짜 소중하게 여겨도 모자랄 럽붕이들과 함께 앙상하다못해 부러지기 일보 직전인 럽딜갤에서 매일 글을 쓰고, 같이 그래도 살아날 수 있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몇 개월만에 글을 올렸습니다. 물론 상황이 두루뭉술 한 건, 현재 처한 상황이 정말 두루뭉술하고 답이 없기에 그럴 수 있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생각을 완전히 부정하게 만들었습니다. 믿어달라같은 말은 우리한테 사치같은 말이라 없어도 괜찮았습니다. 근데 그 긴 글에 저희에 대한 미안하다 정말 죄송하다라는 말이 없어요. 그냥 상황만 주절주절 풀어놓은 변명글과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당신은 뭔가 착각하고있는게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당신을 응원하는 팬은 맞지만, 당신이 게임 개발 제작자로 수익을 얻을 수 있게해준 소비자입니다. 물론 뛰어난 재능으로 소비자와 팬을 만든건 당신이 맞습니다.

하지만 과연 소비자들의 후원이 없었다면. 그 거액의 돈이 없었다면. 그리고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만든 러브딜리버리1이 소비자들이 없었으면 가능했을까요?

그런 저희에게 돌아온 말은 미안하다, 죄송하다라는 말이 아닌 '다른 명작게임이 많이 나올테니 즐겨달라' 이거였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로 말씀을 하신건지 경악했습니다. 유쾌한 의미로도 불쾌한 의미로도 쓰면 최악의 말을 선택했습니다.

이대체 무슨 의도로 말씀을 하신걸까요. 소위 '응 우리 늦어. 그니까 기다리던지 말던지~' 라고 받아들여도 전혀 이상할게 없을 것 같습니다.

Agf때 감사하다고 도자게를 박으시던 그 모습은 참 멋있었습니다. 사람냄새나고 책임감있는 사람이구나, 이 사람이 만든건 안 찍어먹어봐도. 적어도 실패는 안하겠다. 내 돈을 투자해도 되겠구나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당신은 그저 예전 5일장에서 만병통치약이라고 소리지르는 약팔이랑 전혀 다를게 없는 모습입니다. 또 빈수레만 요란하게 울리시는 글을 보고나니 참 착잡합니다.

너무 긴 글을 적어서 죄송합니다. 이 글을 누군가 읽을지, 혹여 당신에게 닿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거만큼은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게임제작자의 길을 걷기전에는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는 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게임개발자로서 0에서 시작한 사람. 즉, 아무것도 없던 당신을 믿고 후원해준건 저희들입니다. 부디 다시 한번 당신이 챙겨야 할 사람. 진심을 다해 사죄해야 할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곰곰하게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혹여 문제가 될 시,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