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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28>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21 01:05:48
조회 855 추천 17 댓글 11
														





오늘도 한적한 카페의 구석 테이블에 앉아 멍을 때리고 있는 나.

아..심심하다..폰으로 볼 것도 거의 다 봐서 할 것도 없고..

차라리 배달주문이라도 좀 들어오면 좋겠건만...이미 구한말의 대한제국, 십자군전쟁 당시 동로마제국 급으로 망조가 단단히 들어있는 우리의 카페B이기에, 당연히 오늘도 손님이나 배달주문 따위는 없었다.

이 카페 솔직히 얼마나 갈려나? 지금까지 안 망하고 꾸역꾸역 유지되고 있는 게 신기할 수준이다.


'츠마라나이...스루코토가 나인다... '


난 하품을 내쉬며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아, 심심해서 죽어버릴 것만 같다.
빨리 집가서 밀린 애니 보고 싶다. 친구라도 있으면 서로 시덥잖은 얘기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낼 텐데, 아쉽게도 여기 있는 사람은 사장누나뿐이었다.


[여자랑 단둘이 카페에서 할 거 추천좀]


난 자주 가는 커뮤니티의 게시글에 한번 이렇게 질문글을 남겨보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달리는 몇 개의 댓글들.


[섹스]

"....병신들."


난 한숨을 쉬며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섹스 이지랄. 물론 저런 누나랑 하게 된다면 나야 개꿀이지만, 이 X발. 가능성이 없잖아 애초에...


"...."


그러던 중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 그쪽을 바라보니, 사장누나가 날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쳐다보자 날 향해 눈웃음을 지어보이는 사장누나.
부끄러워진 난 고개를 돌려버렸다.


"어제 고기 맛있었어?"


사장누나는 이내 내 테이블에 다가와 앉더니 그렇게 물었다.

고기야 당연히 맛있었는데..아무래도 여자와 단둘이서만 하는 저녁식사다 보니, 살짝 부담스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물론 내가 제 발로 직접 찾아간 거긴 하지만..


"네, 네..맛있었어요. 애초에 제가 고기를 좋아하니까.."

"맛있었다니 다행이네. 평소에 고기 자주 먹어?"

"아무래도..잘은 못 먹죠? 요즘 물가가 올라서 비싸다 보니까.."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연락해? 사줄 테니까."


오..그럼 앞으로 고기 땡길 때마다 이 누나한테 연락하면 되는 건가? 개꿀이네.

..가 아니라, 내가 아무리 흙수저지만 이런 거지근성을 보여선 안 되지. 암암, 그렇고말고.
사장누나한테 민폐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선을 긋기로 했으니까...


"아참, 물어볼 게 하나 있는데."


사장누나는 한 손으로 자신의 길다란 생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입을 열었다.


"이번에 헤어스타일 한번 바꿀까 하는데, 뭘로 할지 좀 고민돼네. 현수가 추천 좀 해줄래?"


음..굳이 바꿀 필요가 있나?
저 길다란 진갈색의 생머리..솔직히 내 스타일인데.

솔직히 주희누나에게 콩깍지가 씌인 나도 가끔씩은 주희누나보다 사장누나가 더 예쁘게 보일 때가 있는데, 아마도 사장누나가 평소 자주 입고 다니는 검정색 옷 계열의 패션과 저 헤어스타일 때문일 것이다.


"구, 굳이..바꿀 필요가 있을까..요?"

"응?"

"지금 머리도..맘에 드는데.."

"어머, 진짜? 고마워. 그럼 바꾸지 말아야겠네."


사장누나는 그렇게 말하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처음에는 누나한테 머리를 쓰담쓰담당할때마다 몸을 살짝 움찔했는데, 이제는 익숙해져 아무 반응도 오지 않았다.


"...."


할 말이 없어진 우리 사이에선 정적이 흘렀다.
다시 서로의 두 눈을 마주보게 된 나와 사장누나.


'코노 오네상, 난데 오레오 손나 메데 미츠메테룬다...'


..왜 날 계속 이렇게 지긋이 바라보는 걸까.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 아니면...

마사카...<그린 라이트> 인건가?!
언젠가 인터넷 글에서 본 적이 있다.

[썸녀가 나를 좋아할 때 보내는 시그널.jyp]

ㄴ대화가 끊겼을 때 말을 먼저 건다.
ㄴ몸이 내가 있는 방향을 향한다.
ㄴ나를 5초 이상 바라본다.

잠깐..어색할 때 먼저 말도 꺼냈고...
몸도 지금 나를 향해 있고...
5초가 아니라..10초 이상 쳐다보고 있잖아?

그리고..지금 오묘한 표정으로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는 사장누나..

설마...진짜..날 좋아하시는 거야???


"잠깐만, 가만히 있어봐."


갑작스레 그런 말을 꺼내며,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사장누나.

헉..다메다..! 아직 나, 난..준비가..안 돼있는데..
게다가 난 주희누나가 있는데...


'꿀꺽...'


점점 내 볼 쪽으로 손을 가까이하는 사장누나.
난 눈을 감고는, 침을 삼켰다.


'뽁'

"아야"

"아팠어? 미안."


사장누나는 내 눈앞에 하얀색의 뭔가를 손으로 들어 보여주었다.
저건...새치?


"봐봐, 이렇게 새치 하나가 나와있길래."

"아..."


...그냥 새치였구나. 난 또...
앞으로는 쓸데없는 망상을 좀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뽀,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뭘. 근데, 왜 아까 얼굴을 그렇게 붉힌 거야?"

"네...?"

"그냥 흰머리 뽑아주는 건데..왜 그렇게 부끄러워한 걸까?"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그냥.."

"다른 거 상상했구나?"


오른손을 뻗어 내 볼을 살며시 어루만지는 사장누나.
...부끄럽다. 빨리 대화주제를 바꿔야지..


"아, 맞다..누나는 오늘 뭐 드세요?"

"응?"

"저, 저녁 말이에요. 이제 곧 카페 문닫고 저녁시간인데.."

"으음~글쎄. 아직 안 정했는데. 아마.."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사장누나는 날 지긋이 바라보더니, 미소지은 채 입을 열었다.


"너?


에? 와타시..?


"네, 네?! 그게 무슨.."

"농담이야~"


나, 날 먹는다니..
사장누나의 농담에 난 순간 얼굴이 화끈해져 고개를 돌렸다.


"언니."


그 때, 어느새 우리 테이블로 다가온 주희누나.


"방금 현수한테 한 행동, 사과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응? 내가 왜?"

"왜긴요. 그거 성희롱인 거 언니도 잘 아시잖아요."

"너, 이제 별 트집을 다 잡는구나? 내가 그렇게 싫어?"

"현수가 기분 나빠하잖아요."


또다시 서로를 노려보며 말다툼을 하기 시작하는 사장누나와 주희누나.
어어..? 싸우지마라..


"저, 전..괜찮아요."


둘의 싸움을 일단락시키기 위해, 난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니야, 현수야. 사장언니의 저런 발언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해. 넌 남자라서 잘 못 느끼겠지만 저건 분명 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행동이야."

"웃기네. 현수가 괜찮다고 하잖아?"

"언니 앞이니까 당연히 괜찮다고 하겠죠."


말리려고 했는데..오히려 더 과열되어버린 두 사람의 말다툼.

아아..쇼가나이나. 살짝 부끄럽긴 하지만, 이 방법을 쓸 수밖에..


"주희누나..저 진짜 괜찮아요. 아니 오히려..즐기고 있어요."


내 말에 싸움을 멈추고는 잠시 날 바라보는 두 누나들.
왜 부끄러워지지...?


"봤지? 즐기고 있다잖아? 알아들었으면 이제 가서 일이나 봐."

"...."


주희누나는 잠시 날 바라보며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는, 다시 카운터로 돌아가 버렸다.

요시..오늘도 카페B의 평화를 지켜냈다...!




* * *



그렇게 오늘도 평소보다 일찍 카페를 정리하고는, 우린 밖으로 나왔다.

퇴근시간이지만, 이젠 한여름이라 그런지 아직 해가 지지 않아 날은 환했다.



"그..아까 즐긴다는 말, 진짜야?"


열쇠로 카페의 문을 걸어잠근 뒤, 사장누나는 나한테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


"네? 아, 그, 그러니까 전..즐긴다는 게, 꼭 그런 변태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냥 친구니까..

"알아~혼내려는 게 아니라 기특해서 물어본 거야. 솔직히..내가 장난칠 때마다 현수 너가 조금 부담스러워 하는것 같길래, 자제해야 하나 생각했었거든."





사장누나는 웃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그렇게 말해주었다.
다른 여자들이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변태라고 경멸당하고 혼날 줄 알았는데..아니네. 다행이다...


"아, 안 부담스러워요. 전 괜찮아요..우리 치, 친구잖아요. 그런 걱정할 거 뭐 있어요?"

"후훗..그래 맞아. 친구지?"


난 그렇게 말하며 사장누나와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코레가...'토모타치'...


"그럼 누나는 여자니까, 제 여자친구네요?"


난 저번에 주희누나에게 한번 써먹었던 농담을, 사장누나 앞에서 다시 한번 내뱉어 보았다.

맨날 나만 이 누나의 여우짓에 당할순 없지.
나도 누군가를 당황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


"..어머, 그렇네?

"네, 네..?"

"우리 자기...오늘 데이트로 어디 가고 싶어?"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사장누나는 두 팔로 날 살며시 안아주더니, 내 귀에 대고 그렇게 속삭였다.

난 얼굴이 불판처럼 화끈해지며, 급히 누나의 품에서 벗어난 후 대가리를 박았다.


"죄, 죄송해요..! 제가 괜한 농담을.."

"푸흡..뭘 사과해? 귀엽기만 한데."


별 것 아니라는 듯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사장누나.

누나가 이해해 줘서 다행이지만, 앞으로는 그래도 언행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 * *



내 장난에 역공을 당해버린 현수는, 볼을 홍당무처럼 붉히며 급히 인사를 하고는 자기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깨물어주고 싶네..'


그 모습이..너무 귀엽다.
다른 남자들에게선 느껴보지 못한 귀여움과 순수함. 그것이 현수에게서 느껴졌다.


현수랑 같이 있으면, 왠지 고된 일에 지친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이 든다.
현수랑 더 친해지고 싶고, 현수에 대해 더 알고 싶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일단 걸리적거리는 방해물인 주희부터 처리해야겠지.'


애초에 내 궁극적인 목표가 주희한테서 현수를 뺏어오는 것이기도 했으니까. 주희랑 그 보라머리 꼬맹이가 현수한테 달라붙어 나와의 사이를 이간질하는 걸 가만히 봐줄 생각은 없없다.

사실 만약 주희와 현수가 사귀게 되더라도 그렇게 큰 상관은 없는 로우리스크 하이리턴 게임이었지만, 그랬다간 내 자존심에 상당한 스크래치가 날 터였다.

그리고 둘이 사귀게 되면, 현수는 분명 지금보다 날 더 멀리할 것이고, 기껏 쌓아온 현수와의 관계도 물거품이 될 것이다.
가만 생각해보니..꽤 하이리스크네.

뭐, 패배했을 때 얻는 리스크는 이제 이 이상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
이미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고,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내가 주희보다 여자로서 부족한 건 없으니까.

난 그저 여유롭게 이 상황을 즐기며, 마지막엔 주희가 절망하는 모습을 즐겁게 감상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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