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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오 스님의 티베트 불교 강의 - 관정(灌頂)

애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8.15 15: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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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정
 관정(灌頂)이란 일체 중생들에게 본래 구족되어 있는 불성의 종자를 본존불의 가피를 통해서 드러나게 하는 의식으로, 티베트불교를 수행하기 전에 제일 먼저 받아야 하는 입문식과 같은 것이다. 곧 스승과 제자 사이에 법을 주고 받는 밀교의식으로, 비유하자면 다른 나라를 방문하기 전에 받아야 하는 비자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관정식을 티베트 어로는 '왕[Wang]'이라 하는데, 곧 '힘을 부여한다'는 뜻으로 수행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는 의미이다.
 티베트 사람들은 꼭 수행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관정 의식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열심히 참석한다. 왜냐하면 관정을 많이 받음으로 해서 그 가피력에 의해 이 생에는 악업이 소멸되어 선근이 증장하고, 내생에 다시 태어나더라도 복덕을 두루 갖춘 중생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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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정은 누구나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격을 갖춘 린포체, 즉 환생한 큰스님만이 내릴 수 있다. 일단 린포체로부터 관정을 받게 되면 그 린포체와 관정을 받은 사람 사이에는 승승과 제자의 관계가 성립되고, 산스크리트 어로 '삼마야'라고 일컬어지는 비밀한 계율이 지켜져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계율은 관정을 내리는 큰스님을 관정식의 주존(主尊)인 부처님으로 관상하는 것이다.

관정 의식에는 네 가지 단계가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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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는 화병관정이라 한다. 화병에 물을 담아 손으로 받아마시고 머리와 몸에 바르게 함으로써 몸에 가피를 내려 묵은 업장을 정화하여 자신을 부처의 몸으로 관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때 관정을 받는 사람은 린포체를 부처님으로 관상하고, 그분의 이마에서 흰빛이 나와서 자신의 이마로 들어온다고 관상한다. 이렇게 하여 무시 이래로 쌓여있던 묵은 악업이 정화되고 분별 망상을 일으키는 무명의 장애에서 벗어나 부처님의 몸과 똑같이 되어 부처님처럼 변화신을 나툴 수 있는 화신(化身)을 성취했다고 관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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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는 진언인 부처님의 만트라를 할 수 있게 하는 어(語) 과정인데, 염주로서 관정을 준다. 이때 관정을 받는 사람은 린포체를 부처님으로 관상하고 그분의 목에서 빨간 빛이 나와서 내 목으로 들어온다고 관상한다. 이렇게 하여 만트라를 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고, 수면상태에서 일어나는 꿈의 장애에서 벗어나 부처님의 공덕의 몸인 보신(報身)을 성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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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는 의(意) 관정이라 하는데, 금강저로서 상징물을 삼아 가슴에 대어 준다. 관정을 받는 사람은 린포체를 부처님으로 관상하고 그분의 가슴에서 남색빛이 나와서 자신의 가슴으로 들어온다고 관상한다.
 이때 깊은 잠의 어둠에 빠지는 장애가 정화되고 자신의 마음과 부처님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 우주 법계에 두루 편만하신 부처님의 법신(法身)을 성취하였다고 관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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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번째는 문자(文字) 관정이라 하는데, 거울로 상징물을 삼아 배꼽부분에 대어 준다.
관정을 받는 사람은 린포체를 부처님으로 관상하고 그분의 배꼽에서 초록색빛이 나와서 자신의 배꼽으로 들어온다고 관상한다. 그리고 남녀의 애욕에 빠지는 장애가 정화되고 우주의 본질과 하나인 부처님의 법계체성신(法界體性身)을 성취하였다고 관상한다.
 이밖에도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무량수불의 가피를 청하는 장수관정도 많이 행해진다.

 티베트불교에서 모든 본존수행(석가모니불,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문수보살, 지장보살, 칼라차크라 등 여러 불보살님 가운데 한 분을 주존으로 삼아 하는 수행)을 하기 전에는 관정이라는 일종의 허락의식을 거쳐야 한다.
 그러면 이 가운데 얼마 전 인도의 부다가야에서 봉행되었던 칼라차크라 관정에 대해 소개해 본다.
칼라차크라(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본존불의 한 분)는 산스크리트 어로 '영원한 시간의 수레바퀴'라는 뜻을 지나고 있는데, 시간은 불변의 지복을 가리키고 바퀴는 여러 색(色)의 비어 있음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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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관정을 받게 되면 시간과 공간과 운세의 장애를 초월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이 관정을 시륜금강(時輪金剛) 관정이라 하는데, 달라이라마가 모든 중생들의 업장을 정화하고 가피를 내리고자 하는 원력으로 전세계에 내린다는 아주 수승한 관정이다.


 칼라차크라 관정은 크게 예비관정과 본관정으로 나눌 수 있다. 예비관정 단계에서, 스승은 장소를 청정하게 하는 의미로 보리로 만든 '돌마'에 관정법회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모든 마구니들을 다 잡아넣는다고 관상하고, 만트라를 염송한 뒤 그 돌마를 관정의식이 거행되는 곳의 외곽으로 내보낸다. 이때 제자들은 마음 속으로 '나에게 있는 모든 장애들도 돌마와 함께 밖으로 다 보내졌다'라고 관상한다.
 그런 다음 제자들은 자신의 손바닥에 부어준 물로 입을 헹군 후에 뱉어내는 것으로써 몸과 마음을 정화한다고 관상한다. 그리고 칼라차크라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위없는 깨달음을 성취할 것이라는 보리심을 발하며 스승에게 관정을 청한다.
 그러면 스승은 제자에게 계를 주고, 여러 가지 유형의 가피를 내린다. 그 하나가 길상초를 나누어 주는 것이다. 스승은 '옴 바즈라 딕샤나 밤'이라는 진언을 염송하며 제자에게 길고 짧은 두 개의 길상초를 나누어 준다.
 길상초는 본연의 순수한 자성자리를 상징하고, 선명한 꿈을 대표하기도 한다. 제자들은 합장을 하고 길상초를 받은 뒤, 긴 것은 침대 밑에 두고 짧은 것은 베개 밑에 둔다. 그리고 잠잘 때 일어나는 꿈의 경계를 관찰한다. 밤은 네 부분으로 나뉘어지는데, 제자들은 마지막 부분에 일어난 꿈의 경계를 세심히 관찰한다.
그러면 내가 직접 체험한, 꿈에 나타난 관정 가피에 얽힌 이야기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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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대만에서 유학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까마까규파의 탕굴린포체(현재 환생자로 유명한 17대 까마바의 스승)가 칼라차크라 관정을 봉행한다는 소식을 한 신도를 통해 들었다. 그때만 해도 나는 티베트불교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었지만, 이 관정이 일주일 동안 행해지는 아주 큰 관정이라는 말을 듣고 참석해 보기로 하였다.

 첫날 탕굴린포체는 먼저 칼라차크라에 대해 설명해주고, 그 수승한 공덕에 대해 말하였다. 그날 나는 아주 수승한 관정을 받게 되었다는 환희심과 설레임으로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한참을 물끄러미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생시처럼 달라이라마가 나타난 것이었다. 그는 내 몸에서 초록색깔의 뱀을 쭉 뽑아내고는 보병에 있는 우유빛 감로를 머리에 부어 주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 다음날부터 나는 더욱 신심이 나서 열심히 관정의식에 참석하였고, 관정식은 원만히 회향되었다.
 그리고 그날 밤, 일주일 간의 벅찬 관정 일정을 마친 나는 너무도 뿌듯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고 다시 기이한 꿈을 꾸었다.
달라이라마가 꿈 속에서 오늘은 네가 내 시자를 해야 할 차례라고 하더니, 자신의 옷을 한 벌씩 벗고는 내게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공양을 짓는 시자 라마에게 검은빛깔의 고기를 나에게 한 접시 내어주라고 하였다. 티베트 수행에서 검은색은 마구니를 항복받고 나쁜 습관을 끊는 분노존의 무섭고 단호한 주법수행(誅法修行, 수행이나 불법에 장애를 일으키는 번뇌나 나쁜 습기, 마구니 등을 항복받는 수행)을 상징한다.
 그 얼마 후 나는 인연이 닿아 달라이라마가 있는 다람살라에 가게 되었고, 그 곳에서 버스로 두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따시종에서 암틴이라는 스승을 만나 분노존 수행에 입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칠년이 지난 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달라이라마의 말을 한국어로 통역할 수 있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비단 칼라차크라 관정뿐만 아니라 모든 관정에서 이처럼 불가사의한 가피를 체험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가 있다. 관정의 가피는 관정을 받는 사람의 성불을 향한 원력과 신심이 그에게 본래 구족되어 있는 불보살님의 마음에 계합되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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