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으로 돌아간다

에고, 몸이 내가 아님을 알고

육근이 내가 아님을 안다면

결국 근본으로 돌아가게 되죠.

근본에서 분별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경계가 사라진단 말입니다.

경계가 사라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 여러 신통들 입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경계가 사라지지 않았다면 신통도 없다는 거죠.

그러나 이 신통들은 경계의 확장에 따른 부수적인 결과물이지 이것으로 인해 본인이 대단한 존재가 된다거나, 스스로의 잘난 맛에 취하지 않아야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경계의 확장에서 생기는 부산물들에 대해서도 무상해야 한단 이야기죠.

그 무상함은 생각으로 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에, 무상할 수 있기 위해서 주처, 내가 있는 그 자리의 성장도 필요한 거죠.

그래서 수행은 두 가지 트랙으로 진행 됩니다.

1. 경계의 확장

2. 중심(주처)의 성장

완전한 무위각이 이루어진다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 단계를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

다만 일시적 무위각까지는 적어도 2가지 트랙 모두가 균형있게 가야 합니다.

기본적으론 중심을 키워나가고, 중심을 단단하게 만들어서 어떤 것에서도 중심으로 돌아오게 되면,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게요.

그리고 동시에 경계의 확장도 도모해야 합니다. 경계의 확장이란 분별의 약화 입니다.

분별이란 것이 사라져야지만 '너', '나'라는 것이 사라집니다. 그래야 다른 경계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죠.

내가 7식 8식에 닿지 못했다면 나는 아직도 분별하고 있는 것이고, '나'라는 상, '아상'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닿았다면 나라는 것이 없고 모든 것이 그저 하나의 나툼임을 인지하기 때문에 내 경계의 바운더리가 그 만큼 확장이 되는 거죠.

좀 더 쉽게 이야기하면

중심이란 마음에서 벗어나 있는 자리, 생각 너머의 자리 입니다. 그것이 근본은 아니지만, 근본에 닿아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근본에 닿기 전에는

그것을 수행처 삼아 나아가는 겁니다.

경계란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 입니다.

육식에서는 안이비설신의로 세상을 경험하지만

의식에서 인식되지 않는 경계인 칠식 팔식에 닿는다면, 인식하는 차원의 폭이 넓어집니다.

인과를 보는 것, 인연의 뿌리를 보는 것, 그외에 모든 관법들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관법은 사유하는 게 아닙니다. 생각하는게 아닙니다.

그저 놓고 보는 겁니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내 의지로 하는 것도 아니고 보여진다 라고 하는 그것은 그냥 되는 겁니다.

다만 그것을 인지하기 위해선 '나'라는 '아상'으르 놓아야 하는 것이죠.

선을 할 때는 이 관법으로 하는 겁니다.

그래서 신통이 잘못되었다 말하는 것, 그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신통을 붙잡는, 신통을 내세워서 그것으로 자신을 세우고자 하는 그 마음이 잘못된 것 뿐이죠.

신통을 쓰고 안 쓰고는 자유 입니다. 다만 그것을 쓰는데만 몰두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겁니다.

신통을 얻은 자가, 신통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옳은 말이지만

어떠한 신통도 경험하지 못한 자가  신통이 아무 의미 없다라고 하는 것은 헛소리 입니다.

모든 것이 과정인데, 이 과정은 잘못되었다 말한다면 그 수행을 잘못된 수행입니다.

강을 건너기 위해서 어떤 배를 타든 상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강을 건너는 것이고 

강을 건넌 자들은 강 건너에 풍경을 볼 수가 있습니다.

헌데 강을 건너지도 않은 자가, 강 건너에서 풍경을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하는게 옳은 말일까요?

중심을 키워나가서 고요함을 취해야하고

경계를 확장시켜서 나의 의식을 확장시켜야 합니다.

경계가 확장되면 세상은 질서, 무질서, 옳고 그름이 없는 모든 것이 그저 완전한 것임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두 가지 중 하나라도 빠진다면 그것이야 말로 잘못된 수행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