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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어젯밤 잠을 설치고 하루가 피곤했습니다.

명갤러(112.160) 2023.11.10 16:14:54
조회 94 추천 1 댓글 3
														

0.

저는 최근 아프신 아버지의 업장을 받아 일을 합니다. 그렇기에 아버지가 받아오신 스트레스를 제가 받기 시작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1차로 저 자신이 힘들고, 2차로는 아버지께서 이러한 고통을 겪어오셨다는 것이 떠올라 슬픕니다.

외롭게 굽은 아버지의 등을 떠올리며 슬픔이 한가득 생깁니다.

집에 주차를 하고서 차에서 한동안 나오지 못했습니다.

주눅들고 피곤에 지친 몸을 조금이라도 깨우기 위해 헬스장에 들렸습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악을 쓰며 운동을 합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근육을 떠올리며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싸우거나 맹수에게서 도망치듯이, 이를 갈며 힘을 씁니다. 스트레스를 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뿌듯한 것인지, 상처뿐인 노동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침대에 누워도 쉬이 잠이 오지 않는 것을 보니 

부정적인 감정을 되새김질한 것임을 알아챘습니다. 그냥 달리면서 훌훌 털어버릴걸 그랬습니다.


1.

새벽까지 뒹굴거리다가 겨우 잠들었고, 벌떡 일어나 급하게 출근합니다.

어젯밤에 쉬이 잠에 들지 못한 날이라 컨디션이 좋지 않았습니다.

안 좋은 컨디션 내부에는, 오늘도 못자고 말았다는 탄식과도 같은 부정적인 감각이 있었습니다.


2.

이 탄식 또는 후회와 같은 감각은 과거 수면장애를 겪다 하루를 통째로 날린 경험으로 생긴 트라우마와 같습니다.

깨어나 보니 하루가 지나있었고, 온 가족과 친구들이 걱정되는 마음에 서로와 연락을 하며 수십통의 부재중 전화를 건 뒤,

그 이후로 잠을 잘 못자거나 하면 그때처럼 불면증을 겪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공포가 있었습니다.


3.

추가로, 피곤하고 짜증이 많은 상태가 되면 주변 사람에게 화를 내거나 할지 모른다는 공포 또한 있습니다.

좀 더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여보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공포의 아래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절대로 실수를 하면 안된다는 완벽주의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발견하고 부끄럽지만 조금은 기쁩니다. 메타인지라던가 알아차림이라던가,

뛰어난 명상가들에 한발짝 다가선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4.

부정적인 생각을 조금 내려놓기로 하였습니다.

나는 왜 다른 팀원이 졸면 충분히 자도록 배려하면서, 스스로가 잠깐이라도 졸게 되는것은 보지 못할까?

왜 조금만 컨디션이 안좋아도 삶 전체가 송두리째 무너지는 듯한 공포를 느끼려 하는것일까?

내부에는 여전히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어야 '버림받지 않는다'는 강박이 있었습니다.

조금 내려놓아도, 다른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해보기로 하고 회사에 도착하여 상태를 전달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피곤한 컨디션을 공유하는 저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느껴졌습니다.


5.

치료를 마쳤지만서도, 조울증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걱정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조울증이나 ADHD를 가진 경우, 충동 조절이 어렵거나 감정에 휘둘리는 경우가 있어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짜증을 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그 무서움의 끝에는 여전히 혼자 버림받는 공포가 있습니다.

이 공포는 원초적인 공포이지만, 그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음을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주변에는 이러한 제 상태를 나무라기보단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6.

최근 돈 관련된 문제가 많습니다. 

그러한 문제를 겪을때마다 인생이 무너지는 느낌

심장이 두근거리고 뭔가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생깁니다.

그에 맞춰 사고는 편협해지고, 날카로워집니다.

그것이 좋지 않습니다. 

이전에는 그러한 감각을 피해서 열심히 자극을 쫓아갔습니다.

밤을 새고 술을 마시며 놀고, 흡연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춤을 추고, 운동을 했으나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조금 더 웃고 울 뿐이었기에, 조울증이 심해졌던 것 같습니다.


결국 살면서 언제나 그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조금 더 나은 방향인 것 같습니다.

항상 최선의 상태를 갈망하거나, 고통을 부정하면 더욱 고통스러운 것 같습니다.



7.

어제 못잔 잠을 오늘은 더 많이 자 주려고 합니다.

온 몸의 긴장이 풀린 채 늘어져 잠들도록, 아기처럼 자도록 하려 합니다.

한 주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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