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주방

나암 : 후우... 날이 밝았어요, 이제 괜찮겠죠.

나암 : 그런데 저는 아직도 그 기억이 디저트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레이라 : 저기... 이것 한 번 드셔 보시겠어요?

나암 : 레이라 씨, 이건 대체...

나암 : 어? 빙수? 언제 만든 거에요?

레이라 : 이건 성수예요.

마이야 : 방금 수녀분들께서 제령 의식에 사용했던 거군요.    

마이야 : 남은 성수를 응결시켜 만든 샤벗... 이게 당신이 말했던 그 디저트입니까?

레이라 : 당신들도 아까 느꼈을 거에요, 제령 의식이 진행될 때는 주위가 아주 추워져요. 그래서 성수가 천천히 얼어붙게 되는데, 의식이 끝난 후 얼어붙은 성수를 부숴서 그릇에 담으면...

레이라 : 모든 수녀가 좋아하는 간식이 완성되는 거에요!

나암 : 자, 잠깐요! 이거 정말 먹을 수 있는 거예요!? 게다가 심각한 낭비잖아요! 예전에 교회에서 본 성수는, 모두 작은 병에 담긴 엄청나게 귀한 것이었는데!

레이라 : 귀하다니요, 결국 우리 수녀들이 준비된 재료에 대규모의 신성 마법을 사용한 것일 뿐인걸요.

레이라 : 스카라베의 껍질과 약초, 술, 소금을 신성한 양초의 불꽃으로 삶고, 수녀들의 입맛에 따라 설탕과 말린 과일을...

나암 : 방금 입맛에 맞춘다고 말했죠!

나암 : 애초에 이걸 먹을 생각이었잖아요!

레이라 : 수도원의 생활은 지루해요. 게다가 온종일 영혼들과 소통할 때도 있으니, 조금은 즐거움이 필요하죠. 나암 씨도 평소에 그렇게 진지하지 않으면 훨씬 귀여울 텐데!

나암 : 저, 전 됐어요! 그리고 설명을 듣고 나니, 유령의 한기로 만든 건 먹고 싶지 않네요.

나암 : 음... 그래도 어디 맛만 볼까...

나암 : 와! 정말 시원하다... 술 맛이 조금 남아있긴 하지만, 대단히 시원해요!

마이야 : 확실히 단맛이 풍부하면서 깔끔한 맛입니다. 앞에 나오는 자극적인 두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리겠습니다.

제리올 : 뭐! 이걸로 성공적인 신년 연회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진 셈이군!

- 대체 성수에 뭘 넣는거야...

- 제리올은 수녀를 꼬셔서 약혼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