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나: 어떻게 하시겠어요?! 적 병사들이 후퇴하기 시작했는데, 아니면 재차 공격할까요!

지휘관: 모험은 그만하자. 혼자 돌아갈 방법을 생각해보겠어. 통신종료.

군 병사: 프레체코프, 네 소대를 데리고 날 따라와! 씨발(Сука), 9-3, 들리나? 소위가 당했다. 적들이 침투했다! 주변을 수색해서 빌어먹을 쥐새끼를 찾아!

지휘관: 정말로 빨리도 왔군.

엄폐물 근처에 병사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는 손에 들고 있는 장비와 기폭장치를 바라봤다. 이걸로 직접 적과 교전하는 것은 최선이 아닐것이다. 더구나 나에게는 더 중요한 임무가 있다.

그러나 병사들은 이미 포위할 기미를 보이고 있으므로, 잠입이라는 낡은 방식을 다시 시도하는 것은 이제 무리일 것이다.

군 병사: 여기있다!

지휘관: !!

이 때 제자리에 있는건 그저 죽음을 기다리는 것 뿐이다. 나는 노획한 소총을 들어 병사들을 향해 난사했고 그들이 엄폐물을 찾는 동안 최대한 빠르게 돌진했다.

군 병사: 쥐새끼를 찾았다! 사격!

총알이 소나기처럼 내 발 뒤를 바짝 쫓아서 쏟아진다. 나는 소총이 떨어지는 걸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앞의 길목을 전속력으로 뚫고 달렸고, 바닥을 뒹굴며 마지막 총알 몇 발을 피해 골목길에 다시 숨었다.

군 병사: 포위해라! 쥐새끼를 놓치지 마!

병사들은 2인 1조로 앉아쏴와 서서쏴 자세로 서로를 엄호하며 내가 있는 골목길을 향해 사격했다. 나는 또 다른 분대가 점사하며 골목 가장자리로 접근하는 것을 알아챘으나, 쏟아지는 화력의 밀도가 너무 높아 전혀 머리를 내밀 수가 없었다.

딸깍딸깍. 뭔가가 골목으로 굴러들어왔다.

...는 수류탄이다.

지휘관: 와오!

쾅!

폭발 직전, 나는 바닥에 엎드렸고, 너무 가까이에서 터진 굉음에 이성이 날아갈 뻔 했다. 나는 즉각ㅡ몇 초가 지나서야 일어나 벽에 기댄 채로 크게 헐떡거렸다.

땀이 계속 나는데 이게 식은땀인지 무리하게 운동을 한 탓인지 헷갈릴 정도다. 왼쪽 팔은 심하게 아파서 손가락이 마비되었고, 마치 최악의 상황을 예고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오른손을 옷 안에 집어넣어 상태를 확인했다. 손이 닿는 곳마다 열기가 넘치고 축축했다.

지휘관: 운이 정말 나쁜데...

적들은 점점 접근중이고 시간은 이미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머리를 세게 저어 땀을 흩뿌리고 품 속의 기폭장치를 왼 손에 쥐었다. 다행히도 왼손은 주먹을 쥐지 못 할 정도로 다치진 않은 모양이다.

그리고 나는 권총을 뽑아 마지막 전투를 준비했다. 정말 살아서 처음 겪는 광경이다.

지휘관: 애초에 처음 지원했을 때는 말입니다... 이렇게나 큰 위험이 있는 직업이라고는 설명 한 적 없잖습니까. 보스.

          하하... 초과 근무 수당을 청구할 수 없다는게 정말 안타까운걸.

병사들의 총성이 점점 커져 귀가 멍멍해질 지경이다. 이 모양대로라면 곧 엄폐물로 돌입하겠지.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너무 순진하다. 나는 엄폐물에서 몸을 들어 총을 겨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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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외부에서 인형 제대로 교란하는 와중 지휘관 단독 잠입작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