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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인피니티] 설계 오류

삼치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11.21 15:30:35
조회 949 추천 19 댓글 10
														

보스트리아가 스페인 포럼에 썼던 글을 영어로 번역한 걸 다시 한글로 번역한 글.



설계 오류


이 모든 게 처음에는 멍청한 설계 오류로 시작됐다. 


펠헴 솔루션이라는 염가 가전제품 생산 기업이 특이한 기능이 달린 소형 진공 청소기 비스무리한 걸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VC-201은 진공청소기 아래 달린 단순한 장치로 청소용품을 뿌리도록 설계됐는데, 뭔가 기능에 이상이 있었다. 조그만 회사는 어떻게든 납기를 맞춰야 했고, 아무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문제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문제는 몇 달 뒤 포르토벨로에 사는 웬 말썽꾸러기가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인 쓰레기를  VC-201로 강력 사출하는 동영상을 마야에 업로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에는 그렇게 나쁜 문제는 아닌듯싶었다. 이런 일은 다른 제품에서도 이미 비일비재했으니까. 그리고 VC-201 진공청소기로 쓰레기를 쏴재끼는 사람들의 영상이 한 주쯤 인기를 끌었다. 일부 VC-201 사용자들은 기계를 개조해서 더 강력하게 쓰레기를 쏘아대는 법을 개발했다. 


우리는 신경 쓰지 않았다. 판매량이 증가했으니까. 우리는 그 이유를 알아보려 하지 않았다. 


아콘테시멘투 행성의 티라덴테스에 사는 라파엘 빈센초는 VC-201 사격으로 죽은 최초의 희생자였다. 불행한 사고였고, 이후로도 끊이지 않았다. 짧은 거리에서 강력 사출에 맞고 죽은 희생자들이다. 온갖 종류의 쓰레기 파편이 그들의 얼굴에 박혀 있었다. 유리 조각, 펜, 음식물 쓰레기... 대부분이 가정 사고였고... 최소한 겉으로 보기에는 그랬다. 그때가 펠헴 솔루션이 나를 부른 때다. VC-201은 금광이나 다름없었고 다음 단계를 계획하려면 기업 위계 구조를 타고 올라와본 사람이 필요했으니까. 


우리는 VC-205를 출시했다. 보다 강력한 강화형 제품이었다. 왜냐고? 고객들이 진공청소기를 무기로 쓰기 시작했으니까. 그래서 VC-205는 쓰레기를 쏘아대기 편하도록 블록 형태로 압축하는 장치가 포함됐다. 당연히 우리는 이 모든 걸 청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포장했다. 


우리는 이 제품을 수백만 개는 팔아치웠다. 다양한 색상의 여러 버전들이 출시됐고, 광고를 할 여력도 생겼다. 모토. 트로니카 사의 이름을 붙이지 않은게 참 현명한 결정이었다. 


이걸 사는 데는 무기 소지 허가가 필요하지 않고, 탄약도 필요 없다. 추적당할 걱정도 없으며 패셔너블하기까지 하다. 무기로 사용하려면 사용자가 사소한 개조를 가해야 했기에 회사는 모든 책임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VC-301을 출시했다. "청소 용구 장착"을 위해 씹헐 것의 회전식 탄창까지 달린 반자동 사격형 제품이었다. 


거리의 깡패들은 이걸 50개 들이로 사갔다. 가게 주인들은 카운터 아래에 이걸 숨겨두었다. 험한 교외 지역 주민들은 어깨끈을 달고서 공공연히 이걸 메고 다녔다. 이 제품 특유의 폭발음은 인류계 가장 밑바닥 골목 어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됐다. 


이 제품은 사용하는데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고, 일곱 걸음 정도의 유효사거리를 싸구려 파편의 폭풍으로 메워버릴 수 있는 무기이며, 그 어떤 권총보다도 쌌다. 


빛나는 네오테라의 시가지에 거주하는 부유한 시민들은 자기들이 내린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알지 못했다. 사람들이 서로를 쓰레기로 쏴 죽이는 서부시대로 변한 곳은 휴먼 엣지나 셴탕과 아콘테시멘투의 빈민가였으니까. 


도시의 젊은 포식자들의 생태는 변화를 이루었다. 수는 더 많아지고, 우리 회사가 만들어낸 합법성의 가면 아래 공개적으로 행동했다. 우리가 젊은 남성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기 위해 공격적인 형태로 설계한 흉측한 신제품 VC-501이 "화기"로 분류되지 않도록 백방으로 노력했기 때문이다. 


정치 현장의 주연들이 대량 살상용 초병기의 도덕성에 대해 논하는 동안, 우리의 진공청소기는 온 행성들의 우범 지역에서 매일 수천 명의 목숨을 빼앗고 있었다. 


우리 뒤에 작은 위성회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런 회사들은 개머리판, 손잡이, 조준기,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총신, 고성능 "쓰레기"등을 제작했다. 일반 쓰레기도 귀중품으로 변했고 사람들은 더 많은 탄약을 생산하기 위해 집에 쓰레기를 처박아두었다. 


새로운 속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우리 진공청소기는 "클리너"나 "림피아스(Limpias, 스페인어로 청결)"같은 이름으로 불렸다. 누군가를 "닦는다"라는 건 면상에 쏴갈긴다는 뜻이었다. 무엇으로 쏘냐에 따라서도 의미가 변했다. 금속 파편으로 누군가를 쏴 죽인다는 건 프로페셔널한 손길이 거쳤다는 의미다. 플라스틱은 그냥 쓰레기에서 탄약을 취하는 거리 갱들이 주로 사용했다. 음식물 쓰레기로 누군가를 "닦는" 건 경멸의 의미다. 사적인 동기로 이루어지는 범죄는 보통 추억의 물건이 탄환이 되곤 했다. 


우리가 다음 사업 단계로 군수사업에 뛰어들 계획을 짜고 있을 때 고위 당국이 개입했다. 우리 법적 고문은 이 모든 일에서 발을 빼고 펠헴 솔루션을 미디어와 사법 당국, 주주들의 분노 앞에 남겨두라고 조언했다. 


문제 될 건 없었다. 피해는 이미 끝났으니까. "클리너"를 둘러싸고 아예 시장 하나가 구축되어 있는 상태였다. 여러 회사가 유사 제품을 생산했고, 유징 놈들까지 그 더러운 앞발을 뻗쳐 이런저런 짝퉁을 만들었다. 


법적 규제가 필요한 시기였다. 


알레프의 즉각적인 업데이트에도 사법 당국이 상황에 적응하는 데는 몇 달이 걸렸고 "청소기"들을 박멸하는 데는 몇 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수많은 생명이 사라졌고, 수많은 이윤이 창출됐다. 


죄의식으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었다. 어떤 때는 내가 이 모든 것에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쩌면 이걸 쓰는 이유가 내 죄책감을 덜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나는 최초의 모델인 VC-201을 만드는 데 참여한 중간 직급의 설계사를 하나 알고 있다. 그의 인생은 정신 병동에서 종쳤다. 하지만 "클리너" 사업 관리직 출신으로 빛나는 성공가도를 걷는 이도 있다. 모든 이들이 클리너로 인해 상처를 입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저 내 할 일을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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