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48 결산 시리즈 포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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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연에서의 불운

2. 분량 삭제

3. 악마의 편집

4. 한 발 늦은 폭발

비주얼

지난 글들에서 꾸준히 밝혀왔지만 나는 파이널 당시 12명 중 9명을 맞추었어. 당시 내가 합격할 거라 생각했던 연생은 가은 / 쥬리 / 초원. 그 중에서 초원은 10위권 밖의 정병존에서 아슬아슬하게 합격 할 거라 봤는데 합격하지 못했지. 초원이는 이번 시즌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분량 / 서사도 챙겼고, 경연도 모두 우수했으며, 캐릭터도 확실한 참가자였어.

초원이 밀린 이유는 분석하기 난감한 게, 초원이와 채연의 표 차이는 7500표 가량으로, 미미한 수준의 차이야. 큰 차이가 나지도 않았기에 떨어진 이유는 운의 요소도 어느 정도 작용했던 것 같아. 한 끗. 그 한 끗 차이가 초원과 채연의 생존을 나누었다고 봐.

프듀 참가 전의 초원을 보자. 감자 시절의 초원이야. 초원이는 프듀에서 밝혔듯 보컬이 아닌 연기로 큐브에 입사한 케이스인데, 어릴 때부터 아역배우를 하며 조금씩 연기경험을 쌓고 있었지. 성장과정을 담은 사진인데, 특이하게 중학교 1학년 시절에는 학교폭력에 관한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 TV에 방영되기도 했네.

1+2화, 초원은 중요한 소속사 평가 무대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어. 초원은 현아의 대표곡 ‘빨개요‘를 선곡했는데, 그 결과는 참담했어. 보기 민망할 정도로 영 좋지 않았거든. 곡의 색깔이 워낙 강했기에, 곡과 매칭시키기 위해서 진한 화장 / 섹시한 의상으로 초원은 나왔어. 그 결과 16살짜리 급식이 20살 이상으로 보이는 기현상이 발생했고, 이 점이 초원에게 치명적인 악재가 되었지.

왜 그런 스타일링과 선곡을 했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초원의 탄탄한 보컬에 좀 더 집중하는 무대를 설계했다면 A판정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트레이너들도 초원의 무대에 혹평했고, 초원은 D판정을 받으며 불안하게 시작하게 되었지.

3화, 초원은 B등급으로 올라 갔지만 그 과정은 편집 되었어. 곡 선발전, B등급을 받은 초원은 거물급 연습생이 자신을 픽할 것으로 기대했을 거야. 그래도 한연생 B등급은 경쟁력 있는 카드였거든. 그러나 초원은 끝까지 뽑히지 않았지. 이유는 간단했어. 소속사 평가의 아쉬운 무대 + 섹시한 쎈 언니 이미지가 각인되어 다른 연습생들이 망설였고, 섹시 원툴캐로 오해할 만한 상황이었으니까.

1차 경연에서 섹시한 컨셉을 잡을 만한 곡은 피카부 / 붐바야. 이 2개 정도밖에 없었는데, 연습생들이 초원의 범용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겠지. 어떤 곡을 배정 받게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으니. 그렇게 초원은 뛰어난 보컬 실력에 비해 저평가 받으며 다른 연습생들에게 외면 받았고, 남은 쩌리들끼리 구성된 조가 바로 16조, 지옥조야. 조원은 반전갑 (D-B) / 광배 (F-F) / 치밥 (F-F) / 딸 (D-F) / 돌갤주 (F-D) / 공기갑 (F-D).

한연생 2명, 일연생 4명의 상황 때문에, 지옥조는 일본곡을 고르는 것이 유리했지만, 치밥의 쇼룸 비하인드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의외로 ‘귀를 기울이며‘를 노린 것으로 보여. 치밥 말로는 일본곡을 선택하면 도망치는 것 같아서 싫었다고 하네. 초원 / 혜원은 피카부 OR 단발머리를 선호했고, 미나미 / 치밥은 귀여운 느낌의 넘3 OR 우아하게를 선호했지.

이후 협의 끝에 중간 정도의 느낌인 ’귀를 기울이면’으로 정했지만, 그나마도 다른 조원들에 밀려 버렸고, 결국 벌벌 떨며 다른 조의 선택을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지. 지옥조는 달리기 2순위로 상대 팀 지목권을 얻은 설계갑의 지명을 받아 채갈량의 팀 VS 초원의 지옥조의 구도가 잡혔어.

조원들의 사기는 매우 떨어져 있는 상황. 한국곡 + 높은 랩의 비중 + 다수의 일연생 + 낮은 평균 실력 등의 악재들이 전부 모여 있었고,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성격의 문제들이었지. 1주일 가량의 시간으로 일연생이 갑자기 랩을 잘 뱉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헬바야조는 이례적으로 센터 / 리더 / 메보 경쟁전도 없이 시작부터 초원이 모든 주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센터를 두고 경쟁조차 없었다는 걸 암시한다고 봐.

다른 조는 주요 역할을 하고 싶어서 치열한 경쟁을 했지만, 헬바야 조는 센터 / 리더를 맡아줄 재원도, 의욕도 없는 상황이었지. 결국 초원이 떠밀리듯 주요 역할을 맡았지만, 기뻐할 상황은 아니었어. 일단 공연에 서긴 해야 되니 초원은 파트를 나누는 과정이 방영되었고, 광배가 메인 래퍼를 잡아 주며 일연생들이 그나마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을 배정해 주었지. 이제 빡세게 연습해야 하는데, 미나미 / 치밥은 멘탈이 무너진 상태로 연습을 소홀히 하는 모습이 방영되었어.

이 장면들은 PD의 악편도 있었겠지만, 미나미 / 치밥의 멘탈이 부서진 것은 사실이라 봐. 미나미 / 치밥의 나이는 16살. 타국의 익숙하지 않은 합숙생활 +, 설거지조 취급 + 고난도 붐바야 + 이기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채갈량조. 팡탈당할 것이 뻔해서 멘탈을 잡고 있기 쉽지 않았겠지. 초원 입장에서는 매우 힘들었을 거야. 조원들이 하나가 되어 죽어라 연습해도 시원치 않은 판에 멘탈이 부서져 버린 일연생들이 생겼으니까.

4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연습량이 부족했고, 그 상태에서 트레이너의 레슨을 받게 돼. 나쁘지 않던 완성도의 붐바야 1조를 보면서 만족했을 소유 / 치타가 멈블링 수준으로 웅얼대는 랩을 하는 미나미 / 치밥을 보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 시점까지 치밥 / 미나미를 포함해 붐바야 2조의 상태는 매우 아쉬운 수준이었어. 실력도 없고 상대는 강적인데 의욕까지 없는 상황.

코유도 당황했을 거야. 이건 족친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었거든. 실제로 1차 경연의 프레셔를 이기지 못하고 런한 일연생들이 있으니 치밥 / 미나미도 심하게 갈구면 탈주를 감행했겠지. 코유 / 치타는 지적보다 팀 분위기를 환기하자는 판단을 내렸고, 결국 헬반도식 정신승리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이 방영되었어. 재밌는 점이, 코유 / 치타는 팀의 완성도가 낮을 경우 리더를 족치는 경향을 항상 보여왔지만 헬바야 조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어.

이건 리더십의 문제라고 보기 어려운 케이스였기 때문이었지. 어쨌든 코유 / 치타센세의 불반도식 정신무장으로 보컬 레슨이 끝나며 갈등이 마무리되었고, 멤버들끼리의 케미가 조명돼. 댄스 클래스는 방영조차 되지 않았는데, 보컬 레슨보다 더 처참한 평가가 나왔음을 짐작해 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지. 그렇게 초원은 지옥조 멤버들과 함께 경연에 서게 돼.

헬바야 무대의 완성도는 처참한 수준이었어. 1차 경연 중에서 최악의 완성도였는데, 보컬을 담당하며 전체적인 밸런스를 지탱한 초원이 없었다면 아이돌학교 전설의 무대인 ‘루끼’보다 더 암울했었을 거야. 초원은 강렬한 눈빛, 탄탄한 보컬을 앞세워 헬바야 무대에서 유일하게 그나마 볼 만한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대중의 관심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강인한 근성, 리더십, 곶통 받는 캐릭터 등이 조명 받으며 광배와 함께 인지도를 확실히 챙기게 되었지.

5화, 1차 순발식. 초원은 88위에서 무려 41계단 상승하는 엄청난 흐름을 타며 47위로 생존에 성공했어. 3화에 경연 준비 과정이 드러난 점 + 눈물 나는 리더십 +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화제성 No. 1이었던 헬바야 무대 등의 호재들로 소속사 평가를 조진 악재를 극복하며 생존했지. 광배와 함께 최대 수혜자라고 보는데, 캐릭터 / 인지도 / 서사까지 얻어가며 참혹한 완성도의 무대라도 대중에게 주목 받을 수 있다는 독특한 선례로 남았지.

6화, 47위의 초원은 헤이즈의 ‘널 너무 모르고’를 고르게 되었어. 이 팀은 특이하게 에너제틱팀처럼 데뷔권 멤버들이 흥미를 보이지 않아 조원 방출이 없었던 팀이야. 덕분에 초원은 47위의 낮은 순위로도 곡을 지켜 낼 수 있었고, 이는 큰 호재가 되었지. 조원은 초원 (D-B) / 광배 (F-F) / 민영 (A-B) / 버니럽 (B-B). 광배를 제외하면 조원들의 수준이 높았고, 초원은 서브보컬을 잡게 되었어. ‘널 너무 모르고’는 랩보다 보컬이 중시되는 곡인데, 같은 조원인 버니럽을 제압해야 초원이 이득을 챙겨갈 수 있었지.

초원조의 주요 서사는 광배의 래퍼 도전기와 초원의 반전 캐릭터를 중심으로 전개 되었어. 광배는 분량 많다고 지적받은 가은보다 분량을 더 챙겼고, 초원은 실용음악과를 다녔다는 것을 어필하며 반전을 보여주겠다는 인터뷰가 방영되었지. PD 입장에서 보면 초원 / 광배는 분량을 줄 만한 참가자였을 거야. 대중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헬바야에서 고생하며 캐릭터를 확실히 잡은 두 연습생이 다시 뭉치게 되었고, 둘 다 신선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초원은 쎈 언니로 고착된 본인의 이미지를 뒤집기 위해 청순한 느낌으로 스타일링을 해서 나왔어. 이 선택은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는데, 쎈 언니 이미지로 이 곡을 부르기 적합하지 않았으니까. 쎈 메이크업을 빼니 20살을 훌쩍 넘을 것 같은 비주얼이 아닌 본연의 비주얼이 나왔고, 대중에게 호평 받았지. 이 상황에서 초원은 무대에 오르게 돼.

이번 시즌 최고의 메보픽을 골라 보라면 나는 초원과 유리를 선정하고 싶어. 유리는 허스키한 톤과 기교를 무기로 삼는 개성 있는 보컬이라면 초원은 빵빵한 성량을 무기로 삼는 정통파 보컬에 가깝지. 서브 보컬 초원은 이 무대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메인 보컬 버니럽을 완전히 먹어 버렸어. 심지어 버니럽은 센터에 메인보컬에 리더까지 했음에도 존재감이 없었는데, 초원의 힘이 엄청났다는 것을 보여주지.

이 무대에서 초원은 쎈 언니 이미지를 지웠고, 반전갑이라는 자신의 캐릭터를 제대로 구축해 갔어. 현장 평가에서도 1위를 받으며 ‘널 너무 모르고‘에서 경연 한 방을 챙겨간, 2차 경연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로 거듭났지. 이번 시즌 유독 심각했던 메인 보컬 기근에 한 줄기 희망으로 유리 / 해윤 / 초원이 프듀판에 등장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고.

7화, 반전갑은 2차 경연 현장 평가에서 585표를 기록하며 보컬 부문 전체 1위라는 매우 뛰어난 성적을 거두게 되었어. 조 1위로 얻어낸 5000표에 포지션 전체 1위으로 얻은 10만표까지 챙기며 10만 5천표라는 엄청난 표를 챙기게 되었지. 이 때부터 초원이 본격적으로 데뷔권을 노려볼 만한 참가자로 등판했다고 생각해. 그 전까지는 흔한 화제몰이용 멤버였지만, 탄탄한 보컬, 반전갑이라는 전례 없는 캐릭터, 연이은 경연 대박으로 스스로 호재를 만들어가며 성장해가는 연습생이었자.

8화, 2차 순발식. 초원은 무려 38위나 오르며 9위가 되며 데뷔권에 입성하게 돼. 대중이 초원의 보컬 실력에 호감을 느낀 것 + 10만 5천표의 베네핏의 힘을 받아 전례 없는 상승세를 보였지. 초원의 순위 상승세를 보면 매우 극적인데, 88위 (3화) - 47위 (1차) - 9위 (2차) 라는 말도 안되는 그래프를 그리며 무섭게 상승했어. 초원은 전 순위가 47위었기에 마음을 놓고 즐겜 모드로 순발식을 보고 있었으나, 9위의 순위가 확정 되었을 때 매우 놀라는 모습이 조명되었어.

상승세인건 알고 있었지만, 10위권까지 자신의 이름이 불리지 않자 베네핏만 챙기고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여. 상식적으로 47위따리가 데뷔조에 입성할 거라고 생각하기 어려우니까. 그렇게 초원은 프듀판에 화려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어. 그러나 초원은 강력한 라이벌을 만나게 되었지. 그 상대는 바로 맏내였어.

이번 시즌 최강의 플레이어인 맏내는 많은 호재들을 보유한 블랙홀이었어. 맏내와 경쟁 구도가 붙은 연습생은 큰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워낙 맏내가 다방면에서 뛰어났기에 경쟁자와 비교되고, 그 경쟁자의 매력을 흡수하여 본인의 표심으로 직결시키는 연습생이었지. 맏내는 리더롤에서 가은을 일방적으로 털었고, 2차 경연에서는 채연을 털었고, 3차 + 파이널에서는 초원을 털었지. 초원에게 맏내는 너무나도 강력한 경쟁자였어.

9화, 루머를 하게 된 초원 + 조원들은 마우를 방출하며 루머조를 구성하게 되었어. 조원은 초원 / 맏내 / 시현 / 시안 / 사에. 조원들의 성향과 곡의 색깔이 잘 맞았고, 성격도 온건한 연생들이 모인 상황. 리더를 가져간 맏내는 포지션 분배를 시작했고, 맏내 VS 초원의 메인보컬 경쟁전에서 맏내가 시안 / 시현의 지지를 받으며 메인보컬을 가져가게 되었어. 이 후 초원은 서브보컬 1 자리를 노리며 시안 VS 초원의 구도가 세워져 초원이 서브보컬 1을 가져갔지.

그러나 시안은 랩 파트를 맡아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고, 맏내가 총대를 메며 초원에게 메인보컬을, 시안에게 서브보컬 1을 주며 모두가 기피했던 랩 포지션을 가져가게 되었어. 이 과정에서 맏내의 뛰어난 리더십과 결단력이 부각되며 맏내 위주로 서사가 전개되었지.

이 흐름 속에서 초원은 분량을 가져가지 못했어. 9화의 모든 서사가 맏내를 중심으로 전개되었고, 10화에서는 시현의 나쁜 여자 도전기를 중점으로 진행되었지. 초원이 분량을 챙긴 곳은 음원 녹음씬. 작곡진은 은비의 랩을 호평 했지만, 초원의 랩에 더 만족스러워 하며 작곡진 권한으로 초원에게 랩 포지션을, 은비에게 메인보컬을 배정했지.

작곡진은 합리적인 판단을 했으나, 초원에게는 악재였어. 초원은 반전 캐릭터를 다시 어필하기는 했지만, 2차 경연에서 조명 받은 빵빵한 성량과 탁월한 보컬이 드러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를 놓쳐 버렸어. 그러나 절대적인 권한이 있는 작곡진의 판단이었으니 수긍해야 했지. 이 상황 속에서 초원은 경연에 올라가게 돼.

루머는 3차 경연을 넘어 이번 시즌 최고의 무대라고 생각해. 전반적으로 음원성적이 아쉬웠던 이번 시즌에서 유일하게 높은 결과를 내며 체면치레를 했고, 무대 연출 / 스타일링 / 곡의 완성도 등 모든 면에서 가장 돋보였던 팀이었어. 퇴폐적인 섹시미와 잘 어울렸던 조원들은 무대에서 날아 다녔지. 초원이는 이 무대에서 제 몫을 했어. 파워풀한 성량을 살려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었고, 쎈 언니 컨셉이 이번에는 제대로 어울리며 3차 경연에서 이득을 가져갔지.

그러나 3차 경연의 최대 수혜자는 역시 맏내. 맏내는 훅의 비중이 높은 곡의 특성상 빵빵한 분량을 받아갔고, 묵직한 피지컬과 어울렸던 스타일링과 비주얼로 높은 순위에 걸맞는 실력을 보여주었지.

11화, 3차 순발식. 초원은 13위의 순위를 받으며 코어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했어. 생존도 했고, 나름대로 괜찮은 순위여서 기분 좋은 상황이었지. 그러나 이 순위가 초원에게 치명적인 악재가 되어 돌아오는데, 강력한 경쟁자인 맏내가 12위의 순위를 받았다는 것이었어. 이 순위가 후술할 파이널 포지션 경쟁전에서 초원에게 치명상이 되었지.

포디션 결정전, 초원은 반해 버리잖아? 메인보컬을 도전하게 되었어. 반버 메보에는 유리가, 앞잘부 메보에는 해윤이 있던 상황. 초원은 유리를 서브보컬 3으로 밀어 내고 반버 메보를 가져 갔지. 그러나 그 직후, 12위의 맏내가 반버 메보를 가져가며 초원을 서브보컬 5로 밀어냈고, 이후 광배가 서브보컬 9로 다시 밀어내며 마데와~ 신세가 되었어. 광배 생각에는 서브보컬 5보다 9가 더 높은 고음이 있다고 생각해서 밀어낸 것으로 보이는데, 틀린 말은 아니야. 서브보컬 5나 9나 분량이 백댄서 수준으로 없었으니까.

경연 준비 과정, 반버의 서사는 초원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어. 뛰어난 보컬 역량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 소절 밖에 담당하지 못해 광배와 함께 경연을 준비하는 모습이 방영되었지. 이후 보컬 클래스에서 맏내가 살짝 삐긋하며 지적받았고, 초원이 노래를 불러 봤지만 포지션 변경을 이끌어낼 수는 없었어. 3차 경연과는 달리, 트레이너들에게 포지션을 임의로 바꿀 권한이 없었고, 엄연히 본인의 순위로 얻어낸 포지션이기에 바꿀 수도 없었지.

또한, 맏내와 초원의 보컬 역량이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었고, 맏내는 재정비한 이후 작곡진이 원하는 음을 뽑아냈기에, 잡음을 내면서까지 포지션 변경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으니까. 미유와 같은 상황이 아니었거든. 미유는 누가 봐도 메보를 소화하지 못했고, 트레이너 + 작곡진까지 나서 강하게 압박했지만 끝내 메보를 고집했지. 그 때문에 큰 역풍이 불며 프듀판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지만, 맏내는 메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기에 문제될 것이 없었어.

초원의 서브보컬 9라는 악재 속에서, 초원의 팬덤은 유쾌하게 움직였어. 마데와라는 적은 분량을 밈으로 삼아 B급 센스 넘치는 영업짤들을 만들며 좋은 흐름을 만들어 갔어. 코어의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충성도와 센스는 높았고, 얼마 없는 메보픽이라는 이점과 반전갑 / 마데갑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로 세력을 집켤시키며 마지막 결전에 준비했지.

이 판단은 매우 현명한 판단이었어. 순위가 곧 힘인 프듀판에서 내 픽을 밀어냈다는 걸로 찡찡 대는 것만큼 바보 같은 일은 없으니까. 자신의 힘으로 얻어낸 순위로 룰을 지키며 경쟁하고, 주어진 역할에 맞는 능력을 보여준다면 전혀 문제 될 게 없거든.

파이널, VCR에서도 유의미한 분량이 없었고, 반버 무대에서는 정말 마데와~ 딱 한 구절 외에는 존재감이 사라진 수준이었어. 이 때문에 뛰어난 보컬 역량이 끝내 조명받지 못했고, 대중픽을 확보하는 것에 실패했다고 봐. 초원 팬덤은 끝까지 집결하여 4분할 컷까지 초원을 올려 놓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한 끗이 부족했지. 그리고 마지막 순간, 끝까지 의연한 모습을 보이던 초원은 채연과의 경쟁 끝에 아쉽게 패하며 13위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게 되었지.

정리해보면

1. 경연에서의 불운 O

2. 분량 삭제 X

3. 악마의 편집 X

4. 한 발 늦은 폭발 X

이번 시즌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평하고 싶을 정도로 시즌 내내 존재감이 강했던 참가자. 헬바야 무대에서 얻은 대중의 관심도를 바탕으로 2차 경연에서 제대로 증명하며 팬덤을 확장해 갔고, 모든 경연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이며 자신의 힘을 보여주었지. 특히 2차 경연의 ‘널 너무 모르고‘는 서브보컬이라는 한정적인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팀 내의 메보를 완전히 제압하며 성량과 음색을 증명했다고 봐.

그러나 소속사 평가에서 잘못된 선곡과 스타일링으로 엉성한 ’쎈 언니‘ 컨셉을 잡아 초기 팬덤 형성에 실패한 것과 최후반부에서 맏내에게 밀려 메인보컬을 가져가지 못한 것이 치명적인 악재가 되어 데뷔조에 들어가지 못했지. 막 화에서 비주얼 주사위가 제대로 터졌는데, 그 비주얼과 방향으로 초반부터 조명되었으면 어땠을 까 싶다.

그래도 아무 지원 없는 노베이스 상태에서 13위까지 올라온 저력을 보여주었고, 타고난 빵빵한 성량으로 보컬 재능을 개화하는 것에 성공했어. 그러나 이후의 행보가 상당히 아쉬운데, 큐브 이 새끼들이 프듀로 확보한 인지도를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고 보석함에 쳐 박아 두고 있어. 지금 회사 내부 사정이 어려운 건 맞지. 큐브 개국공신인 현아와 차세대 먹거리 남돌 펜타곤의 이던이 뜬금 없이 열애설이 터졌으니까.

그래도 ‘가을로 가는 기차’로 초원의 모습을 한 번 더 볼 줄 알았는데 참가시키지 않는 것은 무슨 생각인지 이해할 수 없다. 초원이를 참가시켰으면 더 화제가 되었을 텐데. 초원 팬덤도 나름 만족했을 거고. 아이들의 연착륙으로 인하여 큐브가 여돌을 단시간에 여돌을 런칭하지 않을 것 같아서 더욱 안타깝다. 앞으로 잘 되었으면 좋겠다. 반전갑. 힘내라. 마지막에야 눈물을 보였는데, 그 동안 고생 많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