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48 결산 시리즈 포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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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합격자 분석 리마스터의 마지막을 장식할 주인공은 바로 채연. 사실 리마스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 중 하나야. 아이즈원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정작 채연에 대한 분석이 좀 약해졌거든. 이번 편은 프듀에서 방영된 채연의 행적에 집중해서 다룰 거야. 글에 들어가기 앞서 고백하컨대, 나는 파이널 중계 당시 미미가채, 8승 3무 1패를 외쳤던 사람 중 하나였어.
나는 초원 연습생의 합격을 예상했고, 지지했던 사람 중 하나야. 심지어 초원과 채연이 마지막 순간에 합격과 불합격의 기로에 섰을 때 난 초원이가 되기를 기도하기까지 했어. 그랬던 내가 채연 합격자 분석글을 쓸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제 와서 인식이 바뀌었다고 채연에게 했던 말들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이 글을 계기로 채연이 마음 속의 짐을 내려 놓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미안하다.
12위- 아이즈원의 어미새, 깃털 채연 – 서바이벌 삼수생, 힘들었던 시간을 탄탄한 코어, 독보적인 실력, 서사로 보답 받다.
비주얼
이번 시즌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채연. 그러나 채연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강력하게 공격 받은 참가자이기도 해. 멀리 갈 거 없이, 8월 중순으로 시간이동해서 끄갤 / 엠갤 념글들 한번 봐봐.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깊은 원죄지. 당시 참가자 중 안 까인 사람 없었다고는 하지만, 채연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비난이 쏟아졌어. 당시 분위기도 조금 생각하면서, 이 글을 읽어주면 좋겠다.
프듀 참가 이전의 채연을 보자. 채연은 서바이벌 오디션을 3번이나 참가한 서바이벌 삼수생이야. 첫 번째 도전은 K POP 스타 시즌 3 (13년 방영). 동생 이채령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지. K POP 스타는 잘하는 참가자를 선발하는 것도 좋지만 참가자의 가능성에 좀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는데, 채연은 심사위원들에게 호평을 받은 참가자였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재능이 제대로 조명되었고, 채연도 자신의 능력을 삼삼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해. 그러나 역대급 혈전이었던 배틀 오디션 재대결에서 다른 팀에게 밀려 팡탈 당했어. 그래도 박진영이 재능을 알아보고 스카웃했고, 채연은 체계적인 연습생 양성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지.
그 당시 채연의 방영분이 유튜브에 있어서 가져와 봤다. 채연의 뛰어난 재능을 볼 수 있지.
15년. 수지와 아이들로 전락한 미쓰 에이의 후계자가 필요한 상황. 박진영은 보유한 연습생들을 활용해 서바이벌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어. 이게 식스틴의 시작이었지. 식스틴을 본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가혹했던 서바이벌이었어. 대놓고 성적에 따라 연습생들을 차별 대우하며 경쟁심을 불태우게 했고, 동고동락했던 친구들을 밀어내야만 했던 잔혹한 수라장이었어.
이 프로그램에 도전장을 내민 16명의 연습생 중 하나가 바로 채연. K POP 스타 이후 2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서바이벌에 도전하게 되었어. 그러나 채연은 고작 식스틴 3화에서 마이너 그룹을 벗어나지 못하고 팡탈 당했지. 탈락이야 그렇다 치지만, 본인의 실력의 반도 보여주지 못하고 떨어지게 된 것은 채연에게 매우 충격적이었을 거야. 그렇게 채연은 다시 기약 없는 연습생 생활을 하게 되었지.
시간이 흘러, 15년 10월 중순, 식스틴의 생존자로 구성된 트와이스는 데뷔했고, ‘우아하게’의 히트로 단번에 대세로 떠올랐어. 그리고 연이은 홈런으로 엄청난 성적을 거두며 걸그룹판의 강자로 군림하게 되었지. 채연은 참 복잡한 심정이었을 거야. 한 때 연습실에서 같이 춤추던 친구들은 정점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반면 자신은 앞길이 불투명한 연습생 신분이었으니.
결국 채연은 17년 초순, 정들었던 JYP를 떠나 WM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이동하게 되었지. 이 시점에서 채연의 나이는 18살. 아직 민증도 없는 나이에 굴곡진 경험을 했어야 했어. WM엔터테인먼트는 B1A4, 야마이걸을 보유한 중견급 기획사. 오마이걸의 후계자를 슬슬 빌드업해야 하는 시점에서 채연이라는 연습생을 영입한 것으로 보여.
채연은 크게 2가지의 무기를 가지고 있었어. 첫 번째 무기는 바로 실력픽. 상대적으로 실력이 아쉬웠던 일연생들의 참전 + 믹스나인 / 더 유닛을 거치며 고갈된 연습생 풀 때문에 이번 시즌은 실력픽을 가져갈 만한 재원이 부족했어. 그러다 보니 압도적인 춤 실력을 가지고 있던 채연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고, 이는 곧 채연에게도 긍정적인 지표였지.
아무래도 대중은 경연을 기준으로 투표하는 경향이 강한 편인데, 좋은 경연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은 실력픽에 호감을 가지고 투표하는 건 프듀 시리즈의 유례 깊은 전통이야. 첨부한 짤은 채연의 루머 연습영상. 이번 시즌에서 채연에게 안무로 덤벼 볼 만한 연습생은 아예 없을 정도의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지.
두 번째 무기는 서바이벌 경력. 그러나 채연의 서바이벌 경력은 양날의 검이었다고 생각해. 서바이벌 경력이 득이 되는 상황은 인지도와 팬덤을 확보하는 경우라고 봐. K POP 스타 시즌 3에서는 뛰어난 기량을 보이며 인지도를 쌓았고, 채연이라는 캐릭터를 대중에게 알렸어. 그러나 호감을 가진 사람들이 어느 정도 생긴 상황에서 2년이 지나 성장한 채연은 식스틴에서 허망하게 탈락했지.
채연을 응원했던 팬덤은 그만큼 더 집결하게 되었고, 사실상 마지막 도전이었던 프듀판에 독한 마음으로 참전하게 되었다고 봐. 또한, K POP 스타 / 식스틴에서 확보한 방영분은 다른 경쟁자들이 가질 수 없는 강력한 채연의 무기였어.
다른 참가자의 팬덤이 금손을 동원해 유튜브 영상 하나 겨우 만들 때 채연은 SBS / 엠넷에서 긍정적으로 방영된 채연의 모습들이 있었으니까. 이들이 코어로 형성되었고, 프듀 기간 동안 미친 듯이 쳐 맞으면서 채연의 코어는 엄청나게 탄탄해졌다고 생각해.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림자도 있어.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을 보면, 재도전자들이 눈에 보이는데, 이들의 성적은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지 않는 한 대체로 좋지 않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식상함.
이들의 스토리와 매력은 이미 첫 번째 서바이벌에서 대부분 조명되었고,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보여줄 것이 없게 되니 대중은 다른 참가자들에게 눈이 가는 거지. 특히 채연은 K POP 스타 / 식스틴에서 보여준 모습이 똑같았기에 이 단점이 더 부각되었어.
‘춤을 잘 추는 건 알겠어. 그래서 어쩌라는 거냐?‘ 라고 반문하면 답변하기가 난감했지. 프듀판은 전문 댄서를 뽑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엄연히 ’아이돌‘을 뽑는 프로그램이야. 그렇기에 ’이 애는 춤을 잘 추는 실력자다.’ 라는 프레임이 반복되면 반복될수록 대중은 식상함을 느꼈을 것으로 보여. 이미 K POP 스타 / 식스틴에서 다 봤거든.
춤 잘 추는 애는 널리고 널렸잖아? 그래서 ‘춤 잘 추는 댄서‘ 이채연이 아닌, ’아이돌‘ 이채연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지. 이 2가지 포인트가 이번 시즌의 채연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어. 나는 2번 포인트에 좀 더 초점을 맞추어 볼게.
1화, 채연은 WM 식구들과 함께 등장하며 모습을 드러냈어. 다른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었는데,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2번이나 참전한 경력이 있다는 것은 주목해볼 만한 상황이었으니까. 이후 채연은 또 다른 댄스 실력자인 맏내와 함께 라이벌로 엮여 방영되었어.
WM도, 울림도 괜찮은 완성도를 보여 주었고, 회사도 WM (오마이걸) VS 울림 (러블리즈)로 미묘하게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어 있기도 했으니, 방송적으로 볼 만하겠다고 PD가 판단한 것으로 보여. 라이벌 기믹을 잡아야 VS 구도를 잡고 화제를 끌 수 있었으니까.
채연은 소속사 평가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 주었어. 곡은 Shower. 채연의 뛰어난 춤선도 주목 받았지만 안정적인 보컬 역시 좋았지. 이 무대는 큰 호평을 받았고, 신이 난 트레이너진이 프리스타일 댄스가 가능하냐고 채연에게 물었어. 채연은 자신 있게 가능하다고 답했고, Instruction이 랜덤으로 재생되었어.
채연은 프리스타일 댄스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든 멋진 안무를 보여주며 극찬을 받았어. 오죽하면 청하가 다시 등판한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 채연은 A 클래스 판정을 받으며 기분 좋게 프듀를 시작하게 돼.
2화, 채연은 A 클래스 수업 도중에 간간히 나오고 분량을 많이 챙겨가지 못했어. 그러나 그것보다 채연에게, 그리고 아이즈원에게도 큰 축복이 찾아오게 되는데 바로 사쿠라를 A클래스에서 만나게 된 거였어. 내꼬야 안무의 난도가 높았기에, 꾸라는 안무 습득에 어려움을 느껴 눈물을 보이는 등 고생을 많이 했어. 그런 와중에 댄스 끝판왕 연습생이 가장 힘든 시기에 자신을 도와주고 안무까지 지도해주니 정말 고마웠겠지.
이후 팬싸에서 풀린 썰들을 종합해 보면, 이 때 채연과 꾸라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게 된 것으로 보여. 채연이 워낙 안무 습득능력이 빠르고, 인성이 좋아 다른 이들까지 챙겨주는 본인의 따뜻한 성격도 한 몫 했을 것으로 생각. 이 인연이 훗날 프듀48을 상징하는 명장면으로 이어지게 될 줄은 누구도 몰랐겠지.
곡 선발전, 내꼬야 센터를 거머쥔 꾸라는 내꼬야 센터의 특권으로 가장 먼저 멤버를 선발할 권리를 얻었어. 조원은 채연 (A-A), 맏내 (A-C), 초연 (A-C), 아오이 (D-B), 민주 (D-C). 그 중에서 채연을 가장 먼저 픽하며 채연에 대한 호감을 보여주었지. 이 후 피카부를 하기로 결정하나, 꾸라의 저질 달리기 실력 때문에 모두가 피한 안유진의 넘 3 1조와 붙게 되었어.
에이스 멤버들로 구성된 채연의 조는 생각보다 잡음이 있었어. 조원들 중 뛰어난 안무실력이 있는 채연 / 맏내 / 초연은 카와이한 매력을 보여주어야 하는 넘 3 곡에 맞지 않았고, 초연과 꾸라의 센터 스위칭 때문에 불협화음이 계속 나왔지. 채연은 이 상황에서 딱히 할 수 있는게 없었어. 일단 리더는 맏내였고, 초연의 표정연기가 과했던 것도 팩트니까 개입하기도 애매했고, 그렇다고 본인이 센터를 가져 가는 것도 어려웠지.
결국 리허설에서 꾸라가 소유에게 개털리게 되고, 꾸라가 센터를 놓겠다는 선언을 하자 꾸라를 다독여주는 것밖에 할 수 없었어. 채연은 본인이 이 곡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을 거야. 그렇게 채연은 무대에 올라가게 돼.
넘 3 2조의 공연은 센터가 공연 전 날 바뀌는 참사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괜찮게 나온 편이었어.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듯이, 꾸라가 기본 베이스가 있는 참가자들 위주로 구성했으니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했지. 그러나 경쟁자였던 유진의 조는 곡에 어울리는 멤버 + 탄탄한 실력 + 센터 워뇨라는 막강한 호재들을 들고 있었어. 채연조도 삼삼하게 했지만 기대 이하였지.
채연도 역시 이 경연에서 힘을 쓰지 못했어. 단순한 넘 3의 안무는 디테일과 화려한 춤선을 가진 채연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고, 그나마 채연은 메인보컬을 잡아 ‘춤을 추면서도 보컬이 흔들리지 않아요.‘ 딱 이 정도의 이득만 챙겼지. 채연이 피카부나 좀 더 안무적 포인트를 살릴 수 있는 곡을 가져갔으면 좋았을 텐데.
5화, 채연은 의외의 파트에서 분량을 가져가는 것에 성공해. 고요 속의 외침에서 채연 – 꾸라는 뛰어난 예능감을 보여주며 큰 재미를 주었어. 생각보다 설명을 잘 해내는 꾸라와 알 듯 말 듯한 표정을 짓다가 끝내 오답을 말하는 채연. 5화에서 이시안과 함께 가장 빅재미를 주었던 장면이었지. 이 장면 때문에 입덕한 사람들도 다수 있었던 만큼, 짧지만 임팩트 있었던 씬.
1차 순발식. 채연은 10위의 순위를 기록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에 성공했어. 1차 경연의 애매한 결과에도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는 부족했던 실력픽 + K POP 스타 / 식스틴으로 구축해 놓은 인지도 + 팬덤의 힘이 컸다고 봐. 데뷔권에 든 채연은 처음으로 안심한 표정을 지으며 이런 소감을 남겼어.
먼저 이렇게 높은 등수에 앉게 해주신 국민 프로듀서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우리 WM 친구들, 응원해줘서 고맙고, 울지 말고...자랑스러운 언니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해.
그러나 이제부터 본격적인 가시밭길의 시작이었지. 누가 알았을까, 참가자 중 가장 고통 받게 될 미래를.
2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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