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도에 서울에 상경한 사람인데 비록 대학은 수도권이 아니지만 수도권과 가까운 곳에 대학을 다닌데다 대학 친구들 및 지인, 여자친구를 인서울 대학생 서울 토박이와 만났던지라 주말만 되면 매번 서울로 올라가서 서울 지하철 전부를 다 타보았던 사람인데 어릴 때 명절, 제사, 여행 그것도 가족끼리 자가용이 아닌 기차 타고가는 매우 레어한 날이 아니고선 기차와 지하철을 탈 일이 전혀 없었고 쭉 동해남부선 기차와 대구 지하철만을 1년에 한번 꼴로 타는 것조차 너무나 신기하고 좋아했던 철린이였던 내가 20살이 되고 나서야 서울 상경하고 GEC 쵸퍼제어, 저항제어, 알스톰 전동차, 롤지식 행선판, 지하철체 역명판, 지금은 사라진 서울 메트로와 서울 도철공사의 흔적을 끝까지 볼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음.

지금은 오직 기억속에만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서메&도철공사 종착음과 로고송을 들었던 기억이나 GEC 쵸퍼제어 전동차, 롤지식 행선판, 지하철체 역명판을 본 저 작은 기억들을 머릿속에 담은 것만으로도 철덕으로서는 엄청난 행복이라 여김.

비록 어릴 때 서울 지하철을 타지 못해서 스크린도어 없던 서울 지하철, 과거 클래식 음악이 환승, 종착음으로 쓰던 시절이나 옛 열차 진입음을 듣지 못한건 아쉬움으로 남지만 적어도 2016년 지하철을 탈 때 롤지식 행선판이 달린 2,4호선 전철이 오거나 지하철체와 레트로 감성이 가득한 5~8호선 지하철을 탈때 쯤이면 진짜 뭔가 90년대로 타임머신 타고 돌아간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음.

제일 좋아했던 전동차는 2호선 GEC 전동차였는데 일단 구동음이 너무 좋았음. 특히 심야에 잠실철교 지나면서 바라보는 한강 야경과 특유의 우우웅~ 하는 소리가 M칸에 앉아도 다른 전동차들에 비해 요란하지도 않고 조용한데다, 특유의 그 고요한 구동음과 찬 겨울, 새벽, 밤바람과 묘하게 잘 어울렸음.

그 다음이 7호선 알스톰 GTO 전동차인데 개인적으로는 8호선보단 7호선 타는걸 좋아했음. 구간도 길고, 무엇보다 청담대교 건널 때, 특히 청담역에서 지상구간 나올때 들리는 특유의 덜컹거림, 뭔가 일반 기차에서 들을 법한 소리를 들으면서 다른 지하철처럼 서서히 지상으로 올라오는게 아닌 갑자기 빵하고 지상구간 나올 때 그 설렘은 말로 표현을 못함.

구동음이 뭔가 어릴 때 자주탔던 대구 지하철 지멘스 GTO랑 비슷한 느낌도 들었고 도철공사 지하철 구동음 중에선 이걸 최고로 꼽음

무엇보다 도철공사 구간들 전반적으로 지하철 관리도 상당히 깨끗해서 90년대 전동차라는 느낌도 전혀 안들고 눈부시도록 삐까뻔쩍 했던데다 역 분위기도 뭔가 처음 개통했을 때 그 느낌과 감성 그대로 남아있어서 도철공사 지하철 탈때마다 뭔가 90년대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을 많이 느꼈음.

어찌나 좋아했던지 이 전동차 걸리면 장암역까지 달려갔다가 돌아온적도 많았음 ㅋㅋㅋ 도봉산역 넘어가고 지상구간 나올 때 중간에 오는 열차 때문에 한번 멈추고 다시 출발하는것도 너무나 신기했음

같은 알스톰 GTO를 쓰는 4호선은 오래 되어서 그런지 구동음은 7호선보다 긴데 끊겨서 별로였음.. 부산 2호선도 그렇고.. ㅋㅋㅋ

그 밖에 같은 알스톰사에 IGBT를 쓰는 인천 지하철도 좋아했음. 지금은 싹다 인버터 교체 되어서 더는 들을 수 없게 되었지만...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전동차가 전부 폐차되면서 지금 제일 좋아하는 전동차는 1, 4호선에서 쓰는 미쓰비시 GTO 차량이랑 2.3호선에서 쓰고있는 현대로템 차량, 7호선 2차분인 도시바 IGBT, ABB GTO인 5호선 1, 2차분 차량, 6호선 차량들을 좋아함.

그리고 내가 한창 스무살때 잠실에 주로 지냈다보니 지금은 잠실새내역이 된 신천역도 지금은 리모델링 됐지만 그때만해도 진짜 8, 90년대 지하철역 분위기 나서 너무나 좋았음 ㅋㅋ

벌써 그 시절이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지금이야 서울교통공사가 익숙해졌지만 생각해보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철공사 라는 이름으로 분리운영 한것도 난 그리 먼 과거로 느껴지지가 않음.

지금이랑 크게 다를게 없는 스마트폰 쓰던 시절에 그때도 지금처럼 스크린도어가 많이 깔려있던 시절이었으니까..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가깝게 느껴지는 먼 과거의 전동차들이 진짜 그리울때가 있음. 이제는 두 번다시 탈 수도 없다지만 철덕으로서 이 전동차를 마지막까지 탈 수 있었다는게 행복하고 감사함. 조금만 더 늦게 태어났거나 서울에서 지낼 만큼의 여력, 연고가 없었더라면 지금도 뭔가 땅을 치고 후회했을거라는 생각 많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