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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시인지 짧은글인지 모를) <노크>모바일에서 작성

모실(125.187) 2024.02.09 23:37:08
조회 57 추천 0 댓글 1
														
'아 노크 좀 하고 들어오라고!'

어린 내 눈에,
우리 엄마는 참 특이했다.

어릴 적 철없던 나는,
당신이 한번이라도 노크를 안하고 들어오면,
미친 녀석마냥,
막, 화를 냈더랬지.
막, 소리를 질러 댔더랬지.

어릴 적의 나는,
이 세상에서 우리 엄마만 노크를 안한다고 생각했었다.
나는 우리 엄마가 특이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웬만한 부모님들은 다 그러신다더라.

어느 순간부터
당신은 나를 혼내러 내 방에 들어오실때도,
정말 사소한 심부름에도 노크를 하셨다.
당신은 꼬박꼬박, 노크를 하셨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아니 근데,
내가 하도 화를 안 냈더만,
어느 순간부턴,
다시금 노크를 하지 않기 시작했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던 해 겨울,
당신 아들놈 생일날
그런 아들이 뭐가 좋다고,
굳이굳이 당신 아들 좋아하는 붕어빵을 사오시는 길에,
교통사고가 나고부터였나?
엄마는 더 이상 노크를 하지 않았다.

내 방문을 타고 내 방 안을 가득 매우던,
당신의 똑똑- 소리는 더이상 나지 않았다.

요즘도 나는 문득,
방 안에 멍하니 앉아있다가도
더이상 울리지 않는 노크 소리에,
화에 질려 문을 열고 아무도 없는 거실에다

'아 노크 좀 하고 들어오라고!'
소리치며 운다.

이젠 노크 좀 해 달라고,
이젠 내 방 문을 열고 들어와달라고,
한 손엔 붕어빵을 든 채 돌아오라고,
당신이 보고싶다고,
소리치며 운다.

-돌아오면,
우리 어머니 좋아하는 떡볶이 먹으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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