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매탐정 조즈카 스포를 포함했으니 안보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표지에서 풍기는 짙은 덕후 냄새를 버티면서 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니 꼭 보시구요!!

이하 스포 포함

1. 요새 하도 미스터리만 읽어서 그런지.. 계속 의심하면서 보다보니 고게쓰가 범인인건 98p에서 언급된 '더 일찍 내가 이손으로..'의 부자연스러운 문장부터 감이 오긴 했음. 이후 에피소드에서도 노골적인 힌트들이 조금씩 있고, 3번째 에피소드 범인이 '너라면 이해할텐데'라고 말하는 것과 인터루드 3의 '선생님' 언급에서는 사실상 확정이었지. 범인 이름은 필명이라고 치면 되는거고, 실제로 그게 맞았고.

2. 반전치고는 약한데.. 하면서 최종장으로 넘어갔는데, 시작하자마자 범인인게 공개되면서 이게 뭔가했음. 분명 페이지는 아직 많이 남아있었거든. 그리고 각 에피소드 마지막에 'iced coffee end'처럼 영어 소제목이 있길래 그냥 책이 라노벨 스러워서 그런걸로 이해하고 넘어갔었음

3. 그게 작가가 의도한 바일줄이야.. 나같은 독자를 대놓고 조즈카의 대사로 비웃고 있는데, "인간은 스스로 수수께끼를 풀거나 비밀을 찾아내면, 어리석게도 그곳에 그 이상의 수수께끼나 비밀이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382p)"는 법이니만큼 일부러 친절하게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 알려준거였지. 영어 소제목은 조즈카가 진범을 알게 된 결정적인 단서였던거고. 왜 2번째 에피소드인 '수경장 살인'의 영제가 '그리모어'였는지 이때 이해했음

서술트릭이 사용된 작품을 처음 읽었을때 머리가 띵했는데, 이 책을 다 읽었을 때도 비슷한 기분이었음. 표지나 작가소개부터 차근차근 '이 책은 그런책이다'라는 인상을 심어준 뒤에 이렇게 최종장에서 뒤엎을 줄이야.. 그간 보지 못했던 방식의 반전이어서 기분좋은 충격을 받음. 최종장에서 조즈카가 페이지 넘길거냐고 대사 칠 때 일종의 메타픽션적인 느낌도 받음. 물론 독자와의 대결이라기엔.. 단서가 너무 불친절하고 비약이 좀 심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어서 공정하진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트릭은 시리즈 내에서 단 한번만 사용할 수 있을텐데, 후속작은 다른 방식의 기발함이 있겠지. 어쨌든 나오면 바로 읽어볼 듯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