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안전한 고기를 먹기 위해 자신의 클론을 사육한다'라는 충격적인 설정이 돋보인다.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최고의 문제작'이라는 호칭은 과장이 아니었다. 시라이 도모유키 특유의 패기는 이 작품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작품의 몇몇 부분에서 다른 SF나 미스터리 장르의 작품에서 봤던 것 같은 장면이 나오는 것은 약간 아쉽지만, 데뷔작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준다. 결말에 다가갈 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추리쇼는 끝까지 작품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자신이 세운 설정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이토록 흡인력 있는 전개를 보여주는 작가는 그야말로 '이야기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와는 다르게 말초적인 재미 외에 메시지의 측면에 힘을 쏟은 것도 눈에 띈다. 100%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작품 속의 세계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계가 물리적인 측면, 정신적인 측면 모두 많이 닮았다는 것을 느꼈다.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는 이런 요소를 찾아보기 어려운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앞으로는 이런 작품도 더 많이 집필해주기를 바라본다.

점수 : ★★★★★★★★☆☆ (8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