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작에서 출간한 네 번째 P.D. 제임스의 작품. 단편집으로 총 6편이 수록되어 있다.

표지 디자인 자체는 그리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앞서 나온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피부밑 두개골과 공통적인 포인트를 줬다는 점은 마음에 든다.

작가 사후 미발표작 6편을 모아 만든 단편집으로 P.D. 제임스 특유의 우아함과 유머러스함이 잘 살아있다.

우아함은 요즘 특히 하한가를 맞이하고 있지만 언제나 중요하고 매력적인 덕목임에 틀림없다. 추리소설로 우아함을 보충하려는 시도 자체가 넌센스가 되어가는 중이지만 원래 추리소설에는 낭만과 우아함이 넘실거렸음을 잊지 말도록 하자.

실린 단편의 제목은 각각

로 제목인 더는 잠들지 못하리라는 산타클로스 살인사건 내에 나오는 쪽지의 내용 일부이다. 아주 우아한 제목 선정이라 할 수 있다.

모든 단편이 전부 매력적이다. 완성도가 충실하고 반전이 뛰어나다. 추리소설의 미덕을 잘 갖추고 있어 대가의 작품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물론 우아함이란 고루함과 경계가 애매하며 이 작품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나 같은 아조씨야 참으로 고풍스럽습니다... 라 칭송하지만 젊은이들에겐 틀니가 딱딱 부딪치는 문체로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니 P.D. 제임스를 모르는 분들이라면 일단 이 책부터 읽고 이 대가의 문체에서 틀니 소리가 난다고 느끼는지 자신을 시험해보자.

그리고 마음에 들면 그대로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까지 달려가도록 하자.

물론 P.D. 제임스를 즐기는 분들께는 걱정없이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