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아이자와 사코'의 소설을 읽어보는 건 처음이 아니다.

몇년전 '마츠리카 마요르카' 라는 라이트 문예가 최초였고, '소설의 신'은 만화가 나왔길래 원작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두 소설 모두 영 좋은 인상을 주진 못했다. 마요르카는 단순히 노잼이었고, 

소설의 신은 작가가 소설을 빌려 과도하게 징징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양한 장르에서 오래 삽질을 하던 작가가, 미스터리 부분에서 초대박을 터뜨렸다길래 

어쩌다 쨍하고 해가 떴는지 궁금해졌다.

<본론>

살해 현장에서만 죽은 자의 영혼을 불러낼 수 있는 금수저혼혈미소녀영매 조즈카. 또 초능력 미스터리인가?

조즈카의 갭모에를 보여주는 장면을 굳이 넣는건 역시 라노벨 작가답다고 느꼈다.

우는 여자 살인:

 범인이 여자라고 조즈카가 지목한 순간 

-남자가 가발을 쓰고 위장했나? 

-피해자인 친구인 '마이'가 범인(이름이 나온 여성이 얼마 안되니)

이 두가지 가설이 떠올랐다. 

솔직히 '우는 여자' 범인의 정체나 단서, 동기같은건 평이해서 그닥 인상깊지 못했다.

우는 여자는 과연 뭐였는지 정확히 제시되지도 않았고.

수경장 살인:

주인공과 조즈카는 키득대며 채팅하거나, 딱 붙어서 소설을 읽는 등 커플행각을 벌인다.

일단 범인부터 알려준 뒤에 하우더닛을 찾아내는 구조.

고일대로 고인 추리소설 판에선 더 이상 범인의 정체를 통해 놀라움을 주긴 힘들다 판단해 이런 구조를 채택한 것일까.

선입견에 사로잡힌 형사와 영매 능력에 의존하는 주인공은 은근 비슷해 보였다.

캐비닛 거울 트릭은 사실 집에 똑같은 물건이 있어서  그리 놀랍진 않았다.

트릭보다 중요한 건 주인공이 어떻게 논리를 펼치고 가능성을 좁혀나가는 과정이겠지.

interlude: 

쓰루오카 후미키라는 연쇄살인범이 심정을 독백하는 내용이다.

목차에서 봤던 'VS 일리미네이터'가 이 사람인가?

여고생 연쇄 교살 사건:

주인공과 조즈카는 사건현장을 재현한답시고 또 커플행각을 벌인다. 좆같다

지나치게 두 사람이 가까워질 때 쓰루오카=주인공 의심이 들었다.

범인이 여학생인걸 알고서 끼워맞추는 역프로파일링.

카메라에 대한 꽤 상세한 지식은 추리소설가들이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 대해 조사했는지 느껴졌다.

범인의 정체나 동기는 사건1과 똑같이 그닥 인상깊진 못했다.

VS 엘리미네이터:

앞서 세 사건이 기대치보다 한참 별로였기 때문에 이 파트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연쇄 살인범이 경찰 수법을 잘 안다는 언급이 나왔을 때 사건 3에서 함께 행동한 에비나 형사가 의심스러워졌다.

이쯤 되니까 조즈카 역시 영매 체질의 누군가가 이미 빙의된 상태가 아닐지 의심이 갔다.

추리소설을 읽으면 쓸데없이 의심만 늘어나는구나.

이런 의심 죄다 쓸모 없었지만 말이다.

사건 1의 우는 여자가 뭐였는지는 당연히 나올리가 없다.

조즈카는 영매가 아니니까.

작품의 미세한 디테일까지도 전부 연기였었다.

묘하게 라노벨스러운, 로맨틱한 분위기를 풍긴 것도 모두 작가의 의도였다.

영매 탐정 조즈카라는 제목부터가 독자로 하여금 '아 이 여자는 영매구나'라 믿게하는 서틀티였던 것이다. 

'여자 교복을 잘 아는 남자 미스테리 작가는 오싹하다'(507페이지)

에선 작가의 소소한 자학개그가 묻어나왔다.

바로 직전까지 주인공을 매몰차게 농락했던 히스이에게 

약간의 인간적인 면을 느낄 수 있는 에필로그 부분도 좋았다.

<결론>

NO.1 미스터리 자격이 충분하다.

소설의 신처럼 이 작품도 후속권, 영화화, 만화화까지 되었으면 좋겠다. 1/3은 이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