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1)무한히 재창조된 세계에서 시노다는 지누가 다섯 권의 노트에 시를 썼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

작중에서 시간여행자가 세계를 인식하기 전에는 세계가 여러 상태로 중첩되어 있고 세계에 도달하는 순간 하나의 상태로 고정된다고 설명함

시노다가 프롬프터를 준비한 세계 vs 준비하지 못한 세계
대학에 합격한 세계 vs 불합격한 세계 등등
초반에 나오는 지누가 분명 예전에 왔던 장소인데 다시 오니 없어졌다고 느끼는 것도 현재의 고정된 세계와 지누의 무의식 속에 남아있는 다른 세계의 기억 사이 괴리에서 생기는 위화감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거같음

있었던 일이 없어지고 없었던 일이 새로 생길 수 있다는 것인데
지누가 다섯 권의 노트에 시를 쓴 일도 없던 일로 수렴할 수 있지 않음? 노크가 더 적을수도, 더 많을수도, 아예 없을수도, 시의 제목이 다를수도 있는데 시노다는 권수와 제목까 정확하게 맞혔음
동네의 가게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마당에
노트에 쓴 시가 어떤 세계이든 반드시 하나의 형태로 고정되리라 생각하기는 어려움

다섯 권의 노트에 쓴 시는 필연이 아니라 우연인 것인데
시간여행의 진리를 통달한 시노다는 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

의문2)데고나의 죽음은 시간여행의 원인인가? 결과인가?

데고나가 죽었기 때문에 데고나를 살리기 위해 지누는 시간여행장치를 개발함. 반면 시간여행으로 인해 데고나가 태어났다고 지누는 생각함.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인데 그냥 "인과율이 파괴된 세계"이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어도 받아들여야함?

의문3)데고나 죽음의 원인은 무엇이지?

데고나의 사망이 원인이 되어 시간여행장치의 개발이라는 결과를 낳았음. 데고나의 죽음도 어떠한 원인이 있을 것임. 나는 작가는 자살을 원인으로 염두하고 글을 쓰지 않았을까 생각해보. 그럼 그녀는 왜 자살했을까?
데고나는 남들과 좀 다르고 "뭔가를 알고 있는" 것처럼 보임
데고나는 뭔가를 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자살했다면 데고나가 알고 있는 것은 뭘까?

1. 시노다, 지누의 무한한 시간여행 비극

시노다, 지누가 무한한 타임루프 속에 갇혀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서 자살한다? 시노다와 지누는 데고나에게 시간여행의 시자도 안 꺼냄. 또한 그들이 고통스러운 내색을 비추지도 않음.
데고나가 시노다, 지누가 워프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믿고, 그들을 동정한다면 자살이 아니라 위로해주거나 워프에서 빠져나갈 방안을 찾는게 상식적임.

2. 데고나의 무한한 시간여행 비극

시노다가 수차례 자살시도를 했듯이 데고나도 같은 처지라면 그녀의 자살도 타당해 보임. 그녀가 루프를 한다는 증거는 시노다가 같이 영화보러 가자고 했을 때 그녀는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를 이미 봤다고 했음. 작가가 넣은 힌트인 것같음

그런데 여기서 파생되는 의문

의문4)데고나는 왜 시간여행자가 되었나?

데고나의 죽음으로 인해 시간여행장치가 개발되고 그 사건을 되돌리기 해 데고나가 시간여행자가 되었다.....이는 앞뒤가 안맞음 자신을 살리기 위해 자신이 시간여행자가 될 수는 없음.

데고나 사망->시노다, 지누가 시간여행
은 성립할 수 있어도
데고나 사망->데고나가 시간여행
은 성립할 수 없음

데고나 자신의 죽음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해 데고나는 시간여행자가 되었고 그로인해 또다른 시간여행자를 낳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함.

어떠한 원인->데고나 시간여행->데고나 자살->시노다, 지누 시간여행
이렇게 말이지

작중 지누의 생각(곧, 작가의 생각)에 따르면 시노다, 지누의 시간여행으로 인해 데고나가 태어났다고 설명함
닭이 태어나려면 달걀이 필요하고, 달걀이 부화하려면 닭이 필요하듯이 데고나의 죽음과 시노다, 지누의 시간여행은 서로가 원인이자 결과임

그런데 이 사실은 시노다, 지누의 시간여행이라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데고나가 자살했다고 설명할 수는 있어도 "데고나의 시간여행"의 원인은 설명하지는 못함
데고나가 시간여행을 한 이유는 뭘까?
시노다, 지누처럼 사랑했던 사람이 죽었을까?

물론 전제부터 잘못되었을수도있음 자살이 아니거나, 데고나가 시간여행자가 아닐 수도 있음
하지만 난 데고나=시간여행자설이 맞다고 봄.
이유는 뒤에 나옴

의문5)지누의 아내(데고나)의 정체는 무엇일까?

작품 마지막에 지누가 아내뒤에서
넌 누구야?
라고 물어봤을 때
난 데고나
라고 답한 걸보면
지누의 자문자답이거나 아내의 대답임. 아내에게 들리지 않게 속삭였다고 해서 자문자답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지만 대화일 가능성이 높아보임. 이유는 바로 전에 지누는 난 뭐지?라고 물음. 이미 자신에 대한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았으니 같은 질문을 반복할 필요는 없음. 아내와 대화를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함.

또한 지누가 시노다를 만나고 혼란에 빠져있을때 아내는
다 알아
라고 말하고 히쭉 웃음
아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데고나라면 아내 의미심장한 웃음이 설명이 됨

더 깊어지는 의문인데
지누가 난 뭐지?라고 물었을때
아내가 당신은 제물
이라고 답한 의미는 무엇일까?
아내는 지누를 희생해 무엇을 얻고자 한 것일까?

추가로 만약 아내가 데고나라면 데고나=시간여행자설은 확실해짐. 마지막 장에서 아내(데고나)는 파동함수가 수렴하고 발산한다는 이야기를 함. 시간여행자이기 때문에 알고 있다고 봐야지.

마지막으로 데고나=시간여행자설을 전제로 진상에 대한 가설을 세우자면

1. 어떤 원인으로 데고나는 시간여행자가 된다.
2. 영원한 비극으로 데고나는 자살한다.
3. 데고나의 자살로 시노다, 지누도 시간여행자가 된다.
3-1. 동시에 이로 인해 지누는 어떤 목적을 위한 제물이 된다.
4. 데고나와 시노다는 시간여행을 인지하지만, 지누는 인지하지 못한다.
5. 지누는 데고나와 결혼하지만(목표를 이룸)데고나, 시노다, 시간여행 어떤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6. 지누는 모든 것을 깨닫는다.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은
  
1. 시노다의 노트 다섯권 확신 이유(옥에티일 수 있음)
2. 데고나의 시간여행 결심 원인
3. 지누를 제물로 삼기 위한 어떠한 목적

어려운 작품이어서 생각할 거리가 많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