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가미 사헤. 어릴 때는 그냥 바람을 와장창 피고 다닌 꽤 난잡한 성생활의 할아버지였지만 지금 보니 죽은 뒤에도 지 성욕을 못 다스리고 공사구분을 안 해서 딸들을 물욕에 눈이 먼 괴물들로 타락시키고, 온갖 흉물스런 사건들이 닥치게 만든 최대의 원흉이자 만악의 근원이자 인간적으로 봐도 굉장히 무책임하고 구역질 나는 개쓰레기임. 이 소설의 숨겨진 악마이자 빌런이 바로 이누가미 사헤임.

갓난아이 시즈마와 그의 어머니인 내연녀가 세 딸들에게 잔인하게 짓밟혀 죽을 뻔하고 가문의 유산들을 빼앗기고 쫓겨나 행방불명됐을 때 여태껏 외면한 책임으로 점점 악독해지기 시작한 딸들과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조금이라도 노력해보거나, 재벌의 힘으로 아오누마 모자의 행방을 제대로 수소문해서 도와준 적도 없음.

살아 있을 땐 뼛속까지 미친 타마요 바보로 살면서 딸들과 시즈마는 실컷 외면하더니 노환으로 뒤져죽을 때가 돼서야 무책임하게 딸들을 유산 분배의 대상에 제외시켜놓곤 시즈마를 유언장에 언급해서 일가족의 갈등을 쓸데없이 악화시키는 것도 웃김. 긴다이치 코스케도 변호사가 준 유언장을 읽고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너무 지나치다고 사헤를 까기도 했고.

그 지독한 여성 편력과 사생손녀 타마요를 향한 극단적인 편애를 잘 컨트롤했어도 사헤의 지나친 무관심과 냉대 속에 자란 세 딸들이 저렇게 막나가서 큰딸이 범죄를 저지르고 안 그래도 가계도부터가 그리스 신화급 막장 콩가루 집안이었던 이누가미 가문에 피바람 불 일도 없었음

게다가 타마요도 그냥 여자도 아니고 젊은 시절 은인이자 스승이었던 노노미야 다이니의 부인이었던 하루요를 NTR로 빼앗아 불륜으로 낳은 딸의 딸임 아무리 다이니가 인외를 초월한 대인배이고 타마요가 불륜으로 태어난 딸이라서 더 많은 신경을 썼다 해도 본인도 세 명의 부인을 들여 낳은 딸들을 나름 신경쓰는 수준이 아닌 뒷전 그 이하처럼 냉혹하게 대해서, 세 딸들 특히 엄연한 적장녀로서 한번도 사헤의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던 마츠코는 결국 늙어서는 아버지의 정 따윈 신경 안 쓰고 오로지 아들과 유산에 미친 악마가 되고 말았음. 결국 마츠코의 계획대로 마츠코의 아들이자 어머니의 악행에 의한 가장 큰 수혜자가 된 스케키요가 의도치 않게 최종 승리자가 돼서 이누가미 재벌의 경영권과 유산을 물려받게 됐음. 마츠코가 아무리 용서 받지 못할 패륜을 저지른 범죄자라 해도 아버지의 사랑을 원했던 마츠코의 인간성을 타락시키고 온갖 패륜을 일으키게 만든 최대의 원인 제공자가 바로 사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