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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약스포)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감상

이방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6.14 18:14:20
조회 645 추천 1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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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주인공 미치오는 담임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친구 S의 집에 갔다가 목을 매단 채 죽어 있는 S의 시신을 발견한다. S는 홀어머니와 어렵게 살아왔고 학교에서도 외톨이였던 아이이다. 그런데 어느 날 거미의 모습으로 환생한 S가 미치오를 찾아와 담임 선생님인 이와무라가 자신을 살해했다며 자신의 죽음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한다. 미치오는 S, 여동생 미카와 함께 S의 죽음을 추적해나가나 그곳에는 미치오가 애써 외면해왔던 가혹한 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에는 마법, 초능력, SF, 동화 등 비현실적 소재들을 활용하는 미스터리 계열이 존재하는데 이를 특수설정 미스터리라고 한다. 죽은 이가 환생한다는 설정에서 알 수 있듯이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은 전형적인 특수설정 미스터리로 이야기의 닻을 올린다. 그러나 이야기의 끝에서 드러나는 진상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못해 잔인하면서도 가슴 아프고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사실 이렇게 모든 것을 뒤집어 버리는 결말 때문에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은 호불호가 굉장히 갈리는 소설이다. 책장을 덮고 나서 허무맹랑한 속임수에 농락당했다고 여길 수 도 있고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인간이라는 존재를 해부하여 그 추악한 속살을 보여주는 작가의 능력의 탄복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인간은 너무나 나약해서 진실을 직시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환상으로 도피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주변 세계를 왜곡하고 타자(특히 약자)를 부정적인 감정과 욕망과 폭력의 투사 대상으로 삼는다. 작중 미치오, 미치오의 엄마, 마을의 할아버지 모두 다 거짓과 망상에 기반을 둔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면서 진실에 눈을 감는다.


나는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을 읽은 후 거의 일주일 동안 그 잔상을 떨쳐내지 못했다. 여름의 뜨거운 햇빛이 작열하고 유지 매미들이 울어대는 일본의 한가로운 시골 풍경과 등장 인물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의 악의와 광기. 이 두 가지가 어우러져 불쾌하고 꿉꿉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자아낸다.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은 단연코 내 인생 최고의 추리 소설들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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