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독소소설은 작가의 웃음 시리즈 4부작 중 한 작품으로 단편집이다.

한마디로 웃기려고 쓴 유머소설이라는건데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전혀 웃기지는 않았다.

다만 사회 현실을 유머를 섞어서 풍자한다는 점에서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

그리고 또 한가지 이 단편집은 완전한 뇌피셜소설이다.   뇌피셜소설이란 말은 내가 만들었다.

작가가 자료조사는 하나도 안하고 그냥 책상에서 뇌피셜로만 쓴 소설이란 말이다.

이런 식으로 소설을 쓰면 하루에 단편 한 작품씩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의 가치는 그나마 사회현실을 풍자했다는건데 일본사회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분은 든다.

첫 작품인 유괴천국은 어린이에게 각종 공부를 강요하는 일본 상류사회를 풍자했다.

그 다음은 희귀동물도 먹는 일본 식도락 문화를, 그 다음은 직장인 부인사회를 풍자한다.

이런 식으로 일본사회 전반을 풍자하는데 그 풍자가 자못 날카롭고 적확해보인다.

내가 제일 흥미가 있었던건 매뉴얼 경찰이란 단편이다.   매뉴얼에 집착하는 일본사회를 풍자했다.

아내를 죽이고 경찰서에 자수하러 간 남자가 매뉴얼에 따르는 경찰 덕분에 자수도 힘들다는 스토리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덧붙이면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 상류사회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인 듯 하다.

다른 작품들에서도 일본 상류가문 묘사가 나오는데 이 작품에서는 상류가문을 비웃고 있다.

추리소설을 읽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일본 사회 뒷모습이 궁금하다는 느낌으로 읽으면 괜찮은 작품이다.